家門의 영광

그들이 대한민국의 국가적 이익과 배치되는 숨은 의제를 가지고 있다면 그들의 가문의 영광은 곧 가문의 치욕으로 바뀔 것이다.

귀족은 혈통을 중시하는 신분사회에서 사회 상류층을 형성하였다. 그들이 가진 정통성의 근거는 바로 왕에 대한 충성과 왕의 총애다. 민주국가인 대한민국에서도 지금 새로운 귀족가문이 탄생하고 있다. 바로 대통령에 대한 충성에 바탕을 두고 대통령이 인정하여 생겨난 새로운 권력층이 생겨난 것이다. 대한민국이 대한왕국으로 되돌아간 느낌이다.

대통령이 가진 권한은 대통령이라는 개인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다. 그것은 대통령이라는 직책에 주어진 것이다. 따라서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사람은 그 직무에 따르는 권한뿐만 아니라 윤리까지 지켜야 한다. 윤리란 다름이 아니라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국민의 의사를 충실하게 대표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장관 임명을 보면 대통령은 대통령직이 마치 개인의 소유물인양 착각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인사청문회에서 도덕적 하자 사상적 하자 기타 직무수행능력상 하자 등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하였다. 인사청문회의 설치 취지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다.

야당이 임명 절대부적격자로 판단한 김우식 이종석 유시민 등 3명에 대한 임명강행은 어떻게 보아도 인사청문회 설치의 뜻을 배신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장관으로 임명된 것은 오로지 대통령에 대한 충성 그리고 대통령의 총애가 그 이유인 것 같다. 백성의 민심과 무관하게 행동하였던 옛 절대왕권 시대를 보는 듯하다. 그러나 대통령에 대한 충성이 국가에 대한 충성과는 다르다는데 문제가 있다.

권력자에게 충성하거나 권력자가 총애하는 것은 개인간의 관계다. 개인간의 친분관계는 주로 집달리나 마름 등 개인적 신뢰관계를 반영하는 자리에 앉게 된다. 개인적 친분에 바탕을 두고 장관 등 공직에 앉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다.

뿐만 아니라 권력의 사유화는 해당 직무의 대표성을 훼손한다. 대통령의 대통령 권한의 사유화는 그의 역사에 대한 인식이 대한민국의 정통세력과 다른 데 기인하는 것 같다. 그 때문에 역사에 대한 인식뿐만 아니라 현실적 정책의 집행과 관련하여서도 국민의 의사와는 동떨어진 결정을 하는 것 같다. 이러한 비정상적 역사인식이 바로 균형을 잃은 인사권 행사로 나타나는 것 같다.

장관으로 임명된 것은 분명 가문의 영광이다. 그러나 그들이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배치되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고 대한민국의 국가적 이익과 배치되는 숨은 의제를 가지고 있다면 그들의 가문의 영광은 곧 가문의 치욕으로 바뀔 것이다. 장관 청문회에서 과거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돌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그 씨앗을 보게 된다.


2006. 2. 10.

[정창인 독립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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