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의 생일인 16일 서울 명동성당에서는 특별한 다큐멘터리, 즉 기록영화 한편이 상영됐습니다. 6.25 전쟁 당시 북한으로 강제 납치된 아버지와 남편, 형제, 자식들을 기다리는 남측 가족들의 사연을 그린 다큐멘터리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의 시사회가 열린 것입니다. 이날 시사회에 참석한 가족들은 다큐멘터리 상영 내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날 명동성당에서는 납북된 남편을 기다리는 할머니, 그리고 아버지를 기다리는 자녀들과 얼굴도 모르는 가족의 잃어버린 발자취를 보기 위해 시사회장을 찾은 며느리와 사위, 어린 손자 손녀 등 가족들과 관계자 약 200여명이 자리를 가득 메웠습니다.
다큐멘터리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은 ‘625 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가 증언과 기록 문헌, 영상자료를 바탕으로 3년에 걸쳐 제작한 기록영화입니다.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은 왜 북한이 당시 8만 명이 넘는 남한 인사들을 강제로 납치해 갔으며, 납치경로와 형태 등을 조목조목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특히 남한 국립영상기록관에서 찾아낸 납북인사들이 두 손이 묶인 채로 강제로 납치돼 가는 생생한 납치장면은 애절한 유행가 ‘미아리 고개’를 배경음악으로 처음 공개됐습니다. 이어 반세기 동안 돌아오지 못한 가족들을 기다리며 고통과 한숨의 세월을 보내야 했던 가족들의 사연이 소개될 때는 관객석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습니다.
영화가 끝난 후 납북인사 이봉우씨의 아들 이상일씨는 이 영화를 통해서 잊혀져 가는 납북 역사의 진실을 알리고 조속히 생사확인 등 문제해결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상일: 나는 그 당시 2살이었는데 아버지 소리 한번 못 들어보고 현재까지 이별의 슬픔을 가족과 어머니하고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와서 뭐라고 얘기하겠습니다. 가족들이 바라고 싶은 것은 오로지 생사확인입니다. 돌아가셨다면 날짜라도 알아야 제사라도 지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아내와 함께 시사회장을 찾았다는 납북인사 이종영씨의 사위 박수일씨는 8만여 명에 달하는 전쟁 중 납북자 문제 해결하기 위해 남한 정부가 적극 노력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박수일: 10만여 명이 납북됐는데 50년이 됐는데 아무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는 것은 너무한 것입니다. 우리가 일본을 미워하는데 일본의 고이즈미는 가서 데려오잖아요. 우리는 생사 확인은 커녕 말도 못하는 것이 말이 되나요.
또 납북인사 박찬문의 아들 박명웅씨는 영화를 보면서 한강다리가 끊어진 후 가족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킨 뒤 아버지는 직장에 복귀하기 위해 다시 서울로 돌아가시던 그 마지막 뒷모습이 생각나 내내 눈물을 흘렸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가장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가족들은 다시 연좌제에 시달려야 했다며 분개했습니다.
박명웅: 연좌제라고 해서 우리가 자라면서 항시 따라다녔습니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아들까지 피해를 봤습니다. 그것이 억울합니다.
친구와 함께 시사회장을 찾았다는 이경복, 마애숙씨는 이 영화를 통해 납북자 가족들의 슬픔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경복: 민족의 비애니까 해결되길 바란다.
마애숙: 가족들의 아픔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미안하고 반성했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다큐멘터리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을 만든 사유진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민족의 비극과 가족의 소중함을 알리고 싶었다며 제작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사유진: 가족은 헤어져야 사는 것이 같이 살아야 한다는 것이 이 작품의 주제입니다.
한편, 사 감독은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은 오는 5월 뉴욕독립영화제에 상영될 예정이며 이밖에 해외 독립 영화제에 잇따라 출품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수경기자
명동성당서 6·25 납북자 관련 다큐 시사회
- 이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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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2-18, 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