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우리는 바보중에도 上 바보다"

월스트리트저널:"언제까지 자국민들을 떼로 굶겨 죽이면서 핵무기를 개발하는 김정일의 비위에 맞는 지원정책을 펼 것인가"


<편집자 주>年前에 북한인권에 관하여 가슴을 때리는 논설 칼럼을 자주 썼던 클로디아 로제트 여사가 지난 1년간,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의 이라크의 “오일-식량 Oil for Food” 부정 스캔들 폭로로 바쁘다가 엊그제 북한기아와 인권문제를 다루는 논설을 실었습니다.


클로디아 로제트 논설위원 CLAUDIA ROSETT 월스트리트저널 논설위원

김정일이 자국민들을 떼로 굶겨 죽이면서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도 참아주기 힘든데, 도대체 우리는 그런 김정일을 왜 돕고 있단 말인가?

말로는, 우리(미국)는 도와주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유엔의 세계식량기구(WFP)의 호소에 따라 북한을 제일 많이 도와준 나라는 바로 미국으로서, 지난 10여년간, 17억 달러에 상당하는 쌀, 옥수수, 밀, 사탕을 보내주었다. 지난 여름 북한정권은 식량원조가 더이상 필요없다고 배를 튕기면서, 세계식량기구에게 연말까지 북한에서 나가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북한은 세계식량기구에게, 북한의 개발계획을 지원하는 것은 말리지 않겠다는 뜻을 은연중에 전했다. WFP는 이 요구를 공손하게 받아들여, 새로운 개발지원 기획안을 만들어,“앞으로는 인도적 지원을 벗어나 개발지원 방향으로 북한정부를 돕겠다고” 이번 주 WFP 집행위원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구호 연장-복구 작전”이라고 불리는 이 기획안은 1억2백만 달러 예산을 들여 평양정권의 “복구를 위한 전략”에 필요한 식량과 “과도적 지원”을 해주겠다는 안이다.

그런데 김정일이 복구하고 싶어하는 것은 개혁개발이 아니라 자국민에 대한 통제권이다. 그동안 북한에서 탈북하는 자국민들을 비밀경찰, 정치범 수용소, 공개처형으로 억압하는 데에도 불구하고, 김정일의 철권통제가 아주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지난 가을, 평양정권은, 세상에서 제일 철저하게 폐쇄된 이 사회에서 조금이나마 시장경제와 비슷해 보였던, 개인들의 식량매매를 다시 금지시켰다. 평양정권은 중앙정부가 통제하는 국가배급제로 다시 돌아가려 한다. 이제까지 평양에서 떠나지 않았던 세계식량기구는 북한의 이런 정책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의 “개발” 정책이란 것이 자유세계와 북한주민들의 이득에 부합하는 것인가? 지난 20년간 북한이 해온 교활한 게임은, 개혁을 한다면서 외국으로부터 원조를 강탈한 뒤, 다시 철권통제로 돌아가서, 저희들 맘대로 유도탄과 핵무기를 개발해온 것이었다. 낙관주의자들은 중국의 시장개혁을 보라면서, 그리고 김정일이 지난달 기차를 타고 반 비공개로 중국을 다녀온 것에 희망을 건다. 그들은, 중국의 개혁개방이 1976년 모택동이 죽고 지도부가 바뀐 뒤에나야 가능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것이다.

1948년 북한의 전제정권이 수립된 후, 북한에는 통치자가 단 2명밖에 없었다. 스탈린의 꼭두각시 김일성과 1994년 애비가 죽은 뒤 권력을 승계받은 그의 아들 김정일, 이렇게 2명밖에 없었다. 아들 金가의 지난 12년여의 기록을 되돌아보면, 개혁은커녕 잔인무도, 표리부동, 공갈협박으로 일관해왔다.

애초에 서방국가들이 북한을 크게 지원하게 된 것도, 1994년 지미 카터가 평양정권으로부터 핵개발 동결약속을 받아낸 후부터였다. 김씨 왕조는 이 약속을 저버리고, 계속 핵무기를 개발하면서, 2백만명으로 추정되는 자국민을 국가배급제란 수단을 이용하여, 체제에 반대할지도 모르는 지방백성들을 기획적으로 아사시킨 것이다. 외국의 원조기구들은, 북한의 선군정책, 즉 군대가 최고라는 정책에 부딪쳤다. 그러자, “국경없는 의사들”같은 원조기구는 1998년 북한에서 철수하고 말았다. 북한에 주는 원조는, 원조가 필요한 최악 취약민들에게 가는 것이 아니라, 이 주민들을 억압하는 중앙정부에 간다는 것을 파악했기 때문이었다. 그후 “국경없는 의사들” 기구는 북한을 탈출한 탈북난민들을 지원해왔다.

이와 반대로 세계식량기구는 적진 속에서 계속 적을 속여보려는 작전으로 일을 해왔다. 북한정권은 외국 구호물자를 빼돌려서 군대와 당 충성분자들에게만 나눠주고, WFP의 불시 현장조사도 가로 막고, WFP가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직원을 데려오겠다는 것에도 반대하고, 정권에서 내보낸 통역사에 의존하도록 강요했다. 세계식량기구는 북한에 상주하는 외국인 스태프를 2명에서 46명으로 늘리고, 평양 바깥에 현지 사무실을 5개 차려서, 현지 식품공장을 운영하고, 공장 피고용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돈 대신 식량으로 지불하는 식으로, 그리고 사람들이 쌀보다는 덜 좋아하는 양곡으로 지원곡물을 교체하는 식, 등으로 지원물자가 김정일 충성분자들에게 가는 것을 막아보려 했다. 2004년 중반, 세계식량기구는 구호식량이 전보다는 점점더 지방으로 배급된다고 좋아했었다. 세계식량기구는 구호식량의 전출을 막기 위하여, 북한정권이 못가게 하는 곳에는 식량배급을 못하겠다고 뻐티었다.

김정일이 작년에 세계식량기구를 내쫓겠다고 배짱을 튀기자, 세계식량기구가 김정일의 비위를 맞추는 안을 들고 나왔다. 바로 북한이 원하는 대로, “현지 조사를 대폭 줄이겠다”는 제안이었다. 앞으로는 현지 사무실도 모두 폐쇄하겠다고 한다. 현지 조사방문 회수를 1년에 4번으로 줄이겠단다. 앞으로는 북한정권이 모든 창고시설 관리, 운송, 배급을 담당하도록 내버려 두겠다고 한다. 그뿐이 아니다. 세계식량기구는 김정일 정권에게, 이 무상구호물자의 저장, 운송연료비를 보상하고, 또한 북한 내의 여행비, 사무실 사용비, 통신비, 차량유지비, 북한의 “고문관”들 보수 등으로, 물경 3백만 달러를 지급하겠다고 한다. (참으로 기가 찰 노릇이다!)

이런 세계식량기구의 안이 받아들여진다면, 김정일은 앉아서 무상원조를 받아 잡수시고, 그 무상원조를 누구에게 나누어 주는가도 자기 맘대로 결정하시고, 무상원조가 어디에서 오는가도 자기 마음대로 선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세계식량기구 안에서 한 예들 들자면, 북한정권은 앞으로 자기들 맘대로 일꾼들을 고용하여 공장을 운영하고 자기들이 배급하고 싶은 곳으로 운송할 수 있게 된다. 그런 공장이 몇 개인지도 아직 잘 모른다.

북한에서 주민들이 굶주리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세계식량기구의 평양 사무실 책임자 리처드 레이건 씨는 최근 인터뷰에서 북한사람들은, “벼랑 끝에 매달려 연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행을 하려고 할 때, 제일 곤혹스러운 경우는, 어떤 독재자가 자국민을 인질로 삼고, 자국민의 기아를 빌미로 삼아, 독재자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하여 선의의 지원국들을 공갈협박하는 것이다. 북한의 경우를 보면, 세계식량기구가--미국이 북한을 지원하려면 이 기구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이전에 확보했던 레버리지(목적달성의 수단)를 잃어버리고 있다. 북한의 종주국 중국과 평화지상주의만 떠벌이는 남한은 아무런 조건없이 계속 북한에 퍼주고만 있다.

그동안 미국은 김정일과 죽기살기의 핵폭탄 문제로 대결해왔다. 그런 판국에 세계식량기구가 김정일의 비위에 맞는 지원정책을 추구한다면, 우리가 김정일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한 마디로 요약해서 말하자면, “정말 우리는 바보중에도 상 바보, Yes indeed, we are chumps.”라는 것이다.

로제트 여사는 민주주의 수호재단의 상임 논설위원입니다.
Ms. Rosett is journalist-in-resident with the Foundation for the Defense of Democrac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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