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脫北난민 수용, 美행정부에 경종”

인권단체 관계자들:"미국이 진정한 의지만 있다면 대규모로 북한 난민을 받아들이는 것에 아무 문제도 없을 것"


서유럽 7개 나라가 지난 10여 년간 북한 난민을 280여명 받아들인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북한인권법이 발효된 후에도 단 한명의 탈북자도 받아들이지 못한 미국 정부가 내심 당혹스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유럽의 탈북난민 수용사실이 미국의 탈북난민 수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럽 나라들의 북한난민 수용 사실이 최근 알려진 이후 미 행정부와 의회 일각에서는 독일 등 유럽 나라들의 경우를 미국과 비교하며 기존의 탈북난민 수용 정책을 바꾸기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워싱턴의 한 정통한 소식통은 지난 3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의 경우와 비교할 때 유럽 나라들에 가서 탈북자들이 대거 난민지위를 신청하고 또 그 지위가 받아들여졌다는 사실이 미 의회나 행정부에게 “경종을 울리는 계기”(wake up call)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최근 미 연방 상·하원의원들이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부 장관에게 북한인권법의 조속한 시행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낸 것에도 국무부를 비롯한 부시 행정부 관리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21일 헨리 하이드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제임스 리치, 톰 랜토스, 샘 브라운백 의원 등 공화, 민주 양당 의원 9명은 라이스 장관에게 서한을 보냈습니다. 이 서한에서 의원들은 북한인권법에서 탈북자들의 미국 내 난민 신청을 용이하도록 했음에도 불구하고 법이 발효된 이후 미국 내에서 망명이나 난민지위를 부여받은 북한 주민이 단 한 사람도 없었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이 소식통은 이어 미국이 북한 난민을 받아들이는 데는 우선 미 난민 관련 당국이 탈북자들의 난민지위 신청서를 받는 일부터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 국토안보부 등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탈북자의 신원조회 문제 등은 우선 난민지위 신청서가 미 당국에 접수된 이후의 문제라는 설명입니다.

또 이 소식통은 미국이 탈북 난민을 받아들일 때 남한 당국이 남한에 정착하는 탈북자들에게 주는 만큼의 많은 혜택은 불가능할 것이며 또 탈북 난민의 미국 정착 과정도 남한의 경우와 비교해 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일부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미국이 진정한 의지만 있다면 대규모로 북한 난민을 받아들이는 것에 아무런 문제도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인 엠네스티 인터내셔날 (Amnesty International) 미 워싱턴 지부의 티 쿠마(T. Kumar) 아시아 담당 국장(Advocacy Director for Asia)은 지난 3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이 마음만 먹으면 베트남 난민을 받아들인 것처럼 한 해 수천 명 수준의 탈북난민 수용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Kumar: Thousands, not only one thousand. You know, they(U.S.) brought Vietnamese refugees, so why can't they bring North Korean refugees here?

실제 지난달 21일 미 라이스 국무장관에 보낸 서한에서 미 연방의원들은 지난 70년대 후반 조국이 공산화된 뒤 자유를 찾아 배를 타고 떠났던 베트남 난민에게 미국이 적용했던 '우선 망명 허용정책(First Asylum Policy)'을 탈북 난민들에게도 적용할 것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또 북한 여성들의 중국 내 인신매매 문제 등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미국의 인권단체 ‘폴라리스 프로젝트(Polaris Project)’의 캐서린 전(Katherine Chon) 대표도 지난 3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유럽의 탈북난민 수용 사실이 미국의 탈북자 수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국의 우방국이자 인류 보편적인 ‘인권’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유럽 나라들이 탈북난민을 받아들이는 조치를 취한 것은 미국에게도 같은 조치를 취하게 만드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Chon: I think it maybe positive, because having other allies taking steps (towards a shared vision that the U.S. has, also) would help motivate the U.S. also find ways to do similar thing.

또한 수잔 숄티 미 디펜스포럼 대표 등과 함께 활발히 북한인권 관련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재미한인 남신우 씨도 3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유럽 나라들의 탈북난민 수용사실은 미 행정부에 분명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남신우: 그렇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미 국무부가 대외적으로 큰 낭패를 보는 것은 아니겠지만 북한 난민수용과 관련해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 (유럽과 비교되는 것이다.) 미 국무부가 인권보고서를 통해 말로는 매년 북한 인권상황을 비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아무런 행동도 안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자유아시아방송의 취재 결과 과거 10여 년 동안(1995-2005) 가장 많은 북한난민을 받아들인 유럽의 독일 같은 경우 모두 455명의 난민지위 신청자들(asylum seekers) 중 232명의 북한 국적자에게 난민지위나 그에 상응하는 보호조치를 취했습니다.

또 유럽연합 나라들의 각종 통계자료를 모아 놓은 Eurostat에 따르면, 독일의 뒤를 이어 영국이 지난 2004년부터 2년 동안에만 모두 25명 정도의 북한 국적자에게 난민지위를 부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밖의 덴마크와 네덜란드, 벨기에, 스웨덴, 노르웨이가 과거 10여 년 동안 각각 열 명 이하의 탈북자를 난민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양성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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