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 '北달러위조 증거 없다'는 칼럼 게재

칼럼을 쓴 강병태 한국일보 논설위원,“북한이 위폐를 만들었다는 정확한 팩트는 아직 하나도 없는 것 아니냐”
국방일보 칼럼‘월드 포커스’필자, 북한이 위조달러를 만들었다는 뚜렷한 혐의는 아직 없다고 주장


국방일보, “실수했다”

지난 14일 국방홍보원에서 발행하는 「국방일보」의 월드 포커스라는 칼럼에 ‘북한의 달러 위조 혐의를 규명하기 어렵다’는 요지의 글이 실렸다.
이 칼럼을 쓴 강병태 한국일보 논설위원은 “北 ‘달러 위조’ 규명 어려울 듯”이란 제목으로 “국내 언론은 미국 쪽 주장을 그대로 따르거나 객관적 분석없이 논란을 전달하는데 그친다”며 “북한은 어떤 짓이라도 하는 범죄국가로 여기거나, 미국의 일방적 주장에 고개를 갸우뚱하면서도 반론 자료와 정보가 없는 탓”에 그런 식으로 보도한다고 주장했다.
강 논설위원은 이 칼럼에서 “미국의 주장처럼 북한이 정교한 100달러 지폐, 이른바 슈퍼노트를 대량위조했더라도 이를 국제시장에서 진짜 달러로 바꾸거나 그대로 BDA 등 해외 은행에 입금하는 것은 불가능” “미국이 지난해 11월 숀 갤런드 아일랜드 노동당 당수를 대량의 위조달러를 북한에서 입수해 유통시킨 혐의로 기소한 사실도 북한의 혐의를 입증한다고 할 수 없다”는 등의 주장을 적고 있다.
국방일보 총괄 책임자인 국방홍보원 이정호 신문부장에게 이 문제에 대해 물어봤다. ‘북한이 위조지폐를 만들었다는 증거는 없다’는 식의 글이 실렸는데 아느냐고 묻자 신문부장은 인터넷 독립신문의 관련 기사를 봤다며 “우리가 실수한 것”이라고 했다.
이 부장은 “원래는 국방일보의 특성상 필자의 성향을 확인해야 하는데 중앙일간지에서 근무하는데다 그 분을 추천한 사람도 믿을 만한 사람이라서 필자의 성향이나 그 이전에 어떤 성향의 글을 써왔는지 확인하지 않았다”며 “우리 실수였다”고 말했다.
이 부장의 설명에 따르면 ‘월드 포커스’라는 칼럼은 매주 화요일 장병들에게 국제 시사문제를 쉽게 설명하기 위한 코너라고 한다. 때문에 북핵 6자 회담이나 북한의 위조지폐 문제와 같은 정치적으로 예민한 주제는 다루지 않았다고 한다. 강병태 논설위원은 2006년 1월부터 이 코너를 맡게 됐다고 한다. 그 이전에 2년 이상 이 코너를 맡았던 김某 기자가 2005년 말 개인사정으로 코너를 그만두자 중앙일간지의 한 기자에게 부탁해 강 논설위원을 추천받았다고 한다.
이 부장에게 혹시 이 칼럼의 내용이 국방일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는 것인지 묻자 “그건 절대 아니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이 부장은 국방일보에서 북한의 범죄행위를 부정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부장은 자신도 정훈장교 출신이라며 ‘국방일보를 안보의 최전선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그런 글이 실린 것은 큰 실수였다’고 했다. 이 부장은 이 문제에 대해 내부적으로 협의 중이며 앞으로는 외부 필진의 원고를 모두 검토해 게재하는 것은 물론 이번 칼럼의 필진 교체도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왜 내 글이 문제가 되는지, 왜 날 취재하는지 이해 안돼”

이 칼럼을 쓴 강병태 논설위원에게 문제의 부분들과 이런 내용을 쓴 이유에 대해 전화로 물었다. 강 논설위원은 전화통화에서 마침 국방부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왜 내 글이 문제가 되는지, 왜 나를 취재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 칼럼을 쓴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강 논설위원은 “이 글은 지금 북한의 위조지폐 문제에 대해 우리나라의 언론들이 직접 취재는 하지도 않고 미국, 영국의 외신은 무조건 정확하다고 판단해 인용하는 것에 문제가 있어 사실관계를 보다 객관적으로 보여주려는 취지에서 썼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정확한 것은 아예 북한에 들어가서 취재를 하는 것인데 그게 안되니까 모두들 추측 보도만 내는 것 아니냐. 기자들이 영국과 미국의 언론에만 기대지 말고 직접 취재해서 사실만 가지고 기사를 쓰라'고 말했다.
‘북한이 위폐를 만들 능력이 없다’고 쓴 부분들에 대해서는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너 자이퉁紙에서 ‘위폐의 비밀’이라는 책 내용을 소개한 기사가 있고 마침 북한 위폐에 대한 내용이 있길래 그 시각이 참신해서 소개한 것뿐이라고 했다.
숀 갤런드 아일랜드 노동당수 관련 부분에 대해서 그는 “지금 사람들이 많이 잘못 알고 있는데 숀 갤런드는 체포된 게 아니다. 미국이 궐석기소를 한 것이다. 내가 아일랜드의 인터넷 사이트 등을 찾아보니까 미국이 갤런드 당수를 기소한 것에 대해 아일랜드 노동당에서는 음모라며 반발하기도 했다”며 숀 갤런드는 현재 아일랜드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숀 갤런드는 미국에 의해 단순하게 기소된 것이지 유죄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 않냐”고 되물었다.
강 논설위원은 “만약 미국이 그렇게 이 사람의 범죄사실에 대해 확신한다면 아일랜드에 이 사람의 신병을 요청했을 텐데 왜 영국에 신병을 요청을 했는지 알 수 없다. 잘못 짚은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숀 갤런드 북아일랜드 노동당수는 작년 10월 12일 영국 북아일랜드 지방의 벨파스트에서 노동당 연례총회 연설 직전 영국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보석금 3만 파운드를 내고 풀려난 것으로 언론에 알려져 있다.


“지금 북한의 위폐 제조에 대한 정확한 팩트(fact)라는 건 없지 않느냐”

국가정보원과 안기부에서 1999년까지 확인한 북한의 위조지폐 사례들은 사실이지 않냐고 묻자 “정보기관의 말을 어떻게 100% 신뢰할 수 있냐”며 “정보기관도 그때그때의 상황, 정치적 입장에 따라 다른 보고서를 내놓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칼럼의 내용이 북한이 말하는 주장과 흡사하게 느껴졌다고 말하자 자신은 절대 친북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친북반미에는 관심도 없다. 지금 현 상황에서 북한의 위조지폐에 관해서는 사실관계(Fact)가 정확한 것은 하나도 없는 것 아니냐. 좌우를 모두 떠나 객관적인 접근을 통해 사실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한 쪽의 주장만 들어서는 안되는 것 아니냐. 지금까지 역사를 보면 어떤 놈은 죽일 놈이라며 매도하다 다르게 밝혀진 일들이 있지 않느냐. 이라크를 봐라. 북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실수를 하지 말자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칼럼에서 소개한 독일 책의 저자처럼 북한이 위폐를 만들지 못한다고 믿는지 물었다. 그의 대답은 이랬다.
“그건 나도 알 수 없다. 그 책 저자의 기사에 대해서 전적으로 신뢰하는 건 아니다. 그중에서 객관적이라고 생각되는 부분만 소개한 것이다. 북한의 달러 위조와 관련해서는 현 상황에서 확신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내가 주장하는 것은 어느 일방의 주장만 듣고는 100% 신뢰하지 말자는 것이다.”
강 논설위원은 “제발 나를 문제의 중심에 놓지 말라. 친북좌익 등으로 낙인찍는 행동을 가장 유치하게 생각한다”며 “기자들이 이 사건에 대해 직접 취재해서 사실을 가지고 내 기사와 비교해서 이야기했으면 한다”며 이야기를 맺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문제의 칼럼 全文을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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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달러 위조’ 규명 어려울 듯 - 국방일보 2006년 3월 14일자 월드 포커스


지난해 9월 북핵 공동성명을 내놓은 뒤 6자회담 재개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는 미국과 북한이 위폐 문제를 놓고 논란을 계속하고 있다. 두 나라는 지난 7일 뉴욕에서 실무 협의를 가졌으나 북한이 미국의 금융제재 해제를 요구한 반면 미국은 조건 없는 회담 재개를 주장,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이 접촉에서 북한은 위폐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기구 설치와 위폐 감식기술 지원 등을 미국에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은 금융 제재와 위폐 문제는 사법적 사안이어서 6자회담과 연결지을 수 없다고 거부했다. 이에 따라 북한의 달러 위조 혐의는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은 채 6자회담 재개를 가로막는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양쪽의 다툼에서 주목할 것은 6자회담의 새로운 걸림돌인 북한의 달러 위조 논란이 일반의 인식과는 달리 모호한 주장과 반박이 엇갈리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북한의 위폐 제조와 유통 범죄를 기정 사실화하면서도 확실한 증거는 내놓은 게 없다. 또 북한은 위폐 제조 혐의는 단호히 부인하면서도 유통에 관해서는 조사할 용의가 있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우리 정부가 미국의 주장을 근거 없다고 말하다가 조심스레 관망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꾼 것과 함께 눈에 띄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언론은 미국쪽 주장을 그대로 따르거나 객관적분석없이논란을 전달하는 데그친다. 북한은 어떤 짓이라도 하는 범죄국가로 여기거나, 미국의 일방적 주장에 고개를 갸우뚱하면서도 반론 자료와 정보가 없는 탓으로 짐작한다.
이렇게 정부와 언론이 함께 엉거주춤한 자세로 위폐 논란을 지켜 보는 상황은 우리의 외교 안보 이해가 걸린 문제의 실체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이끌려 갈 것을 우려하게 한다. 이런 우려를 바탕으로 위폐논란의 앞뒤를 살펴본다.
미국이 북한의 달러 위조 혐의를 공식 제기한 것은 지난해 가을이다. 미국 재무부는 북한이 중국 마카오의 중국계 은행 방코 델타 아시아(BDA)를 통해 각종 불법 거래 자금을 돈세탁하고 위조 달러를 유통시킨 혐의가 있다며 미국 금융 기관의 거래를 금지시키는 제재 조치를 내렸다.
이와 함께 중국에도 불법 거래 조사와 제재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진상 조사에 들어간 가운데 이 은행은 국제 금융 거래가 중단됐고, 마카오를 대외 무역 창구로 삼고 있는 북한 기업들의 금융계좌도 동결됐다. 북한이 무기 수출과 마약·가짜 양담배 밀매 등으로 얻은 자금을 BDA를 통해 돈세탁했는지는 조사 결과 드러날 것이다.
다만 돈세탁 의혹이 달러 위조 혐의를 곧장 뒷받침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주장처럼 북한이 정교한 100달러 지폐, 이른바 슈퍼 노트를 대량 위조했더라도 이를 국제시장에서 진짜 달러로 바꾸거나 그대로 BDA 등 해외 은행에 입금해 돈세탁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슈퍼 달러 위조 혐의는 북한의 범죄성을 강조, 금융 제재 명분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은 돈세탁보다 달러 위조 혐의를 부각시켰다. 그러나 과거 북한 외교관들이 위조 달러를 갖고 있다가 적발된 사례와 탈북자들의 일방적 증언에 근거하거나, 북한이 심각한 외화 부족을 달리 메울 방법이 없다는 등의 막연한 추정을 앞세우고 있다. 이 가운데 북한 조폐창에서 슈퍼 노트를 찍는 것을 목격했다는 탈북자의 주장은 당초 미국 정부 관계자와 워싱턴 타임스 등 보수 언론이 확실한 증거인양 내세웠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 국가정보원이 이 탈북자가 조폐기관에서 일한 적이 없다고 밝히면서 설득력을 잃었다.
미국이 지난해 11월 숀 갈랜드 아일랜드 노동당수를 대량의 위조 달러를 북한에서 입수해 유통시킨 혐의로 기소한 사실도 북한의 혐의를 입증한다고 볼 수 없다. 미국 언론은 미국 사법기관이 그를 체포해 혐의를 확인한 것처럼 보도했다. 그러나 갈랜드는 북한·러시아·중국과 거래하는 무역상이고, 아일랜드에서도 위폐유통 혐의로 체포되거나 기소된적이없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의 권위 언론이 최근 달러 위폐의 실체를 추적한 탐사보도 기사를 실은 것은 흥미롭다.
보수신문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의 기사는 진짜 달러보다 뛰어난 인쇄 기술을 사용한 슈퍼 노트를 북한이 만들 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면서 북한이 1970년대 수입한 낡은 조폐용 인쇄기를 갖고 있고 북한 돈이 형편없는 수준인 것을 근거로 들었다. 또 인터폴과 미국이 국제 거래를 철저히 감시하는 조폐용 초정밀 인쇄기와 달러 전용 용지·특수 잉크를 북한이 몰래 손에 넣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이 16년간 겨우 5000만 달러 위폐를 만들어 크게 덕볼 게 없다는 본질적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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