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주 미국과의 뉴욕 접촉에서 위조지폐 문제를 다루기 위한 양자 협의체를 만들고, 화폐 위조 방지를 위한 기술지원도 미국이 해줄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의 모두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과 북한은 지난 주 미국 뉴욕에서 위조지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실무접촉을 가져습니다. 이 자리에서 미국 재무부의 대니얼 글레이저 테러자금. 금융범죄 담당 부차관보는 미국의 금융제도를 보호하고 불법 금융행위를 소탕하기 위해 재무부가 행사할 수 있는 권한과 조치들을 북측에 설명했습니다.
또 작년 9월 마카오의 방코 델타 아시아 은행을 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목한 경위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이 은행은 돈세탁과 위조지폐 유통 등 북한의 불법행위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재무부는 미국 금융기관들이 이 은행과 금융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정규제를 추진 중입니다.
북한측 대표로 참석한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은 미국과 협의를 마친 뒤 남한 한겨레 신문과의 회견에서 미국이 정보를 주면 위조지폐 제조자를 붙잡아 종이와 잉크를 압수해서 미국 재무부에 통보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불법 금융행위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비상설 협의체를 북한과 미국 사이에 만들 것을 제안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교도통신은 15일 복수의 외교소식통의 말을 빌어 리근 국장의 이같은 발언을 확인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리 국장은 이밖에도 북한이 미국 은행에 계좌를 열도록 미국이 허용하고 화폐 위조를 방지하기 위한 기술지원도 미국이 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또 마카오의 방코 델타 아시아 은행에 대한 제재도 풀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한 고위 외교소식통도 북한이 그같은 제안을 한 것으로 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그러나 미국측에서 북한의 제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교도통신 역시 미국이 북측의 제안을 모두 거부했다고 전했습니다. 이같은 결정은 미국의 안보관련 기관들이 북측의 제안을 검토한 끝에 내려졌습니다. 특히 위조지폐 문제를 다루기 위한 비상설 협의체에 관해서는 미국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이미 지난 10일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힌 바 있습니다.
미국 의회조사국의 라파엘 펄 선임연구원은 15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미국은 북한 핵문제를 풀기 위한 6자회담에서 모든 논의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굳이 북한과 따로 양자통로를 만들어서 모처럼 만들어진 공동전선을 깰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Perl: We are working through six party talks. It's not our intention to split apart a unified front with our partners in this talks.
미국에 은행계좌를 열고 미국으로부터 화폐 위조를 방지하기 위한 기술지원을 받겠다는 북측의 생각 역시 현실성이 전혀 없다고 펄 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달러 위조를 멈추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이 위조 방지를 위한 기술지원을 시작할 리가 없다는 겁니다. 또 설사 미국 행정부가 외교적인 이유에서 미국은행에 북한 계좌를 열어주자고 하더라도, 은행들이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펄 연구원은 분석했습니다. 불법행위에 관련된 계좌를 열어줘서 화를 자초할 은행이 어디 있겠냐는 겁니다.
Perl: It's not a commercially viable decision for US banks to make.
한편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지난 14일 방코 델타 아시아 은행 문제는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다고 말해, 이 은행에 대한 제재를 풀어줄 생각이 없음을 내비쳤습니다. 북한은 미국이 금융제재를 거두지 않으면 6자회담에 나오지 않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핵문제와 북한의 위조지폐 문제는 별개라며, 북한이 조속히 회담에 복귀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김연호기자
“美, 위폐 관련 북한 제안 모두 거부”
- 김연호
-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2006-03-16, 1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