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과 고래(4)/버릴 것이 없다

고래의 살과 뼈, 그리고 기름은 포경선원들을 부자로 만들어주었다.
고래의 怪力과 다양한 용도

석유 발견으로 고래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도 잠시, 「노르웨이」식 포경법의 보급으로 세계 대양에선 공전(空前)의 고래살륙전이 재개됐다. 인간들이 이처럼 고래에 탐닉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고래의 이용도가 너무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고래는 버릴 것이 없다』고 한다. 고래의 난소는 난소 홀몬제로 쓰인다. 췌장은 인슐린, 부신은 코티손으로 가공되고 향고래 머리 껍질은 구두바닥, 허리띠가 된다.

고래의 생식선(生殖腺)- 갑상선 뇌하수체 등은 홀몬으로, 향고래의 뇌유 포장조직과 근육은 젤라틴으로 변해 아이스크림 과자 필름에 이용된다. 대왕고래 1마리에선 8 ~10t의 피를 뽑을 수 있다. 이빨고래의 이빨은 파이프, 브로치, 힘줄은 「테니스 라케트」의 줄로 변신한다.무하마드 알리 몸무게의 10배나 되는 간은 비타민 A의 보고다. 1g당 4천8백80 단위의 비타민A를 함유하고 있다(향고래의 경우). 고래턱뼈는 마작패의 자료가 되고 수염은 양산의 살데로도 쓰여졌다.

고래 기름의 용도는 굉장하다. 수염고래 종류의 기름은 비누, 마가린, 글리세린, 다이나마이트 제조에 사용되었다. 향고래의 기름은 양초제조, 정밀기계의 윤활류, 다이나마이트 제조에 쓰였다. 향고래의 기름은 양초 제조, 정밀기계의 윤활류, 화장품 크레용, 고약 의약품 합성세제 중합제, 가죽 세척제로 쓰인다.

1898년 독일 황제 「빌헬름」2세는 영국과의 군비 경쟁에 필요한 폭약을 새로 제조하기 위해 죽은 말에서까지 글리세린을 뽑아내도록 했다. 이 목적으로 개발된 것이「할트만 보일러」였다. 핀란드 기술자 크베너는 이 보일러를 개조, 고래기름을 짜내는 압력 보일러로 만들엇다. 「스멘 포인」의 포경포와 함께 크베너 보일러는 근대 포경의 필수품이 되었다. 이 보일러의 높은 효율에 힘입어 인간은 고래가 가진 마지막 한방울의 기름까지 짜낼 수 있게된 것이다.

석유 발견 이후에도 포경의 최대 목표물은 고래 기름. 길이 27m, 무게 1백22t의 대왕고래 1마리에선 22.7t의 고래기름을 뽑을 수 있다. 지방층에서 13.6t, 살코기에서 6.19t, 뼈에서 7.2t. 배럴로 환산하면 1백62배럴. 매일 10마리의 대왕고래를 잡을 수 있다면 그는 日産 1천6백배럴의 작은 유전을 가진 셈이다(고래기름의 무게 단위가격은 석유의 5~10배나 된다) 76년에 장생포기지에서 잡은 고래중 가장 큰 것은 길이 20m의 참고래로 1천5백만원에 경매됐다. 이것을 기준하면 대왕고래는 1마리당 3천만 ~5천만원(1976년 현재)의 값어치를 갖고 있다. 반 이상은 기름값.

<1B = 2+1/2F = 6S> 이 유명한 공식은 고래 포획 쿼터나 자원량을 계산하는 기준이 되는 것이다. 이것은 고래 종류별 함유량을 근거로 한 공식. 기름의 多少가 고래의 가치를 결정한다는 증거다. 여기서 B는 대왕고래(Blue Whale), F는 참고래(Fin Whale), H는 머리고래(Humpback Whale), S는 보리고래(Lei Whale)를 뜻한다. 고래고기중 가장 맛있는 부분은 등지느러미 조금 뒤쪽의 세로 斷面부분이다. 기름이 적고 부드러워 쇠고기는 저리 나가라는 별미다. 국내서 시판되고 있는 고래고기는 맛없기로 이름난 「밍크」고래에서도 가장 맛이 떨어지는 껍질주변의 고기다. 양질고기는 모두 日本으로 수출되고 있다. 대왕고래의 고기맛이 으뜸인데 단백질 함유량은 쇠고기의 약 2배다. 1백22 t 대왕고래 1마리의 고기를 전부 식용한다면 仁川 시민들이 모두 한끼를 회식할 수 있을 정도다(56t).

그러나 뭐니해도 「고래의 보석」은 용연향(龍涎香.Ambergis)이다. 捕鯨경력 40년 이상의 長生浦 사람들 중에서도 이것을 목격했다는 사람은 흔치 않다. 향고래는 길이 20∼30cm의 거대한 이빨로 심해(深海)의 대왕오징어를 포식한다. 길이 2∼10m의 대왕오징어는 향고래와 격투를 벌여 향고래의 뭉뚱한 머리를 상처 투성이로 만들어 놓는다. 이 오징어의 주둥이는 향고래 배속에서 잘 소화가 되지 않고 장내 분비물과 뒤엉켜 덩어리를 이룰 때가 있다. 이 덩어리는 향고래의 배설작용으로 바다에 떠다니기도 한다. 이 덩어리 즉 용연향을 줏는 포경선원은 그날부터 평생을 놀고 먹을 수 있다.

용연향은 지독한 냄새를 풍긴다. 사향냄새다. 한번 만졌던 사람의 손에서 몇 달을 두고 이 냄새가 난다고 한다. 아무리 비누로 씻어도 없어지지 않더라고 張상호씨는 말한다. 「모슬렘」교도들은 이것을 차에 타 넣어 향미료로 이용했다. 최고급 향수제조에도 쓰인다. 심지어 최음제로도 사용됐다. 극히 일부의 향고래만이 용연향을 창자 안에 품고 있다. 아마도 소화기능에 장애가 있는 놈일 것이다. 그 값은 단위 무게로 따져 金보다 조금 비싸다.

용연향은 회색 흑색 갈색 황색 등 여러 가지 빛깔을 띠며 바위처럼 단단하기도 하고 「왁스」같이 물렁할 때도 있다. 섭씨 60도에 녹고 1백도에서 흰 연기를 내며 탄다. 알콜에 녹으면 신비스런 초록색 형광을 내뿜는다. 韓國에서 진짜 벌꿀을 구하기 어려운 것 이상으로 서양에선 진짜 용연향이 드물다고 한다. 분석실험실에선 진위판별을 위해 다섯 가지의 「테스트」를 한다. 이 용연향은 「알콜·엠버레인」과 「그리세린·에스텔」의 혼합물질이다. 탈 때는 약한 청색의 불꽃을 내는데 재를 전연 남기지 않는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