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씨를 앞세우던 사람들

유능한 행정가가 모두 훌륭한 대통령이 되는 것이 아니고 고학해 성공한 사람이 모두 링컨처럼 훌륭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여론조사의 결과라는 미명 아래 정권을 담당한 정부와 여당이 일반국민의 여론을 잡아주고 그 방향을 정해주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여론 선도는 언론이 앞장서야 정상인데 한국처럼 여권이 압도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정치풍토 속에서 진정한 의미의 여론이 존재하기 어렵다. 오늘 한국 사회에 말하는 자유, 글 쓰는 자유가 완전무결하게 보장되어 있다고 믿는 사람은 이 정권의 성향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다.

특히 오늘처럼 코드가 맞는 사람들끼리 뭉쳐서 마음대로 해먹는 세상에는 어느 수준의 언론의 자유도 용납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나라에서는 국민이 여론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국가권력이 여론을 만든다고 해도 지난 친 말은 아닐 것이다.

차기 대통령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하면서부터 고건씨가 차기 대통령후보 1순위로 부상, 부각되었고 한참동안 그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언론은 보도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식자들 사이에는 열린우리당이 고건씨를 대통령 후보로 점을 찍은 것이 아니냐 하는 말도 나돌았다.

그런데 최근에 여당과 고건씨 사이가 벌어지는 것 같고 그래서 그런지 고건씨 인기는 날마다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유능한 행정가가 모두 훌륭한 대통령이 되는 것이 아니고 고학해서 성공한 사람이 모두 링컨처럼 훌륭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16대 대통령은 잘못 뽑힌 대통령이다. 주경야독 하는 입지전적 인물이 다 링컨처럼 되는 것이 아닌 것처럼 팔방미인 무골호인이 다 훌륭한 대통령이 되는 것도 아니다. 고건씨 이야기는 어느 당에서도 안했으면 좋겠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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