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북한정보/ 『요새 KBS가 시원치 않아 RFA 듣는 사람이 늘고 있어』
(월간조선 2006년 3월호)
申周鉉 데일리NK 취재부장
1975년 전남 강진 출생. 전남大 무역학과 졸업. 월간 Keys 편집위원. 저서 「웃기는 김정일」.
對北 라디오 청취자 크게 늘어
최근 「북한에서 외국의 對北(대북) 라디오방송 청취자들이 크게 늘고 있으며, 청취행위에 대한 처벌도 약화되고 있다」고 북한내부 소식통과 탈북자들이 전했다.
함경북도 청진 출신 리영호(가명·33)씨는 『국경지역 도시는 외국 라디오를 듣는 사람이 열 집에 5~6집 정도 된다』며 『KBS와 극동방송이 잘 잡히고, 단파 라디오를 갖고 있는 사람은 KBS 사회교육방송, 자유아시아방송(RFA)을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10일경 열린북한방송(단파 5880KHz. 매일 자정부터 한 시간 송출)을 들었다』며 『이 방송을 통해 북한인권대회가 열린다는 것을 듣고 신심(믿음)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함경북도 출신 박금철(가명·26·교원)씨는 『「미국의 소리(VOA)」 방송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소리」라고 하는데 조선말로 나와서 깜짝 놀랐다』면서 『미국에서 하는 첩보방송인 줄 알았는데 내용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라디오 외에 비디오를 통해 한국영화 「장군의 아들」·「조폭 마누라」·「공동경비구역」과 한국 드라마 「올인」도 보았다』고 했다.
양강도 혜산 출신 주은옥(가명·48)씨는 『장사하는 사람은 라디오를 들어야 한다』며 『라디오를 듣지 않으면 답답해 미칠 지경』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라디오를 듣다가 적발되면 전자제품을 몰수당하는 것으로 끝난다』며 『과거에 비해 처벌이 엄중하지 않다』고 했다.
청진 출신으로 중국으로 탈출해 기독교를 접하고 다시 북한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리영호씨는 지난해 11월23일에 북한으로 들어가 12월20일 다시 중국으로 나왔다. 그는 기독교 단체에서 제공하는 의복과 의약품, 라디오를 전달하기 위해 함경북도 온성·청진을 거쳐 함경남도 함흥·원산까지 갔다 왔다고 했다. 그의 말이다.
요즘은 KBS보다 RFA가 인기
『요새는 애초에 라디오를 보안서에 신고하지 않는 사람이 늘고 있다. 보안서에 신고하면 체신소에 가서 채널을 봉인해야 한다. 그 봉인을 뜯고 몰래 듣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경지역은 안쪽(내륙도시)보다 라디오를 듣는 집이 훨씬 많다. 脫北(탈북)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라디오가 달려 있는 녹음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만 따진다면 지금 국경 延線(연선·접경) 지역은 열 집에 5~6집은 갖고 있다. 청진은 열 집에 3~4집 정도 보유하고 있고, 함경남도 지역은 1~2집 정도이다. 농촌보다는 도시 사람들이 라디오를 많이 갖고 있다. 지금은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리씨는 『재미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KBS 방송을 듣고, 중국에서 교회의 도움을 받았거나 교인이 된 사람은 극동방송의 성경말씀을 듣는다. 정세에 관심 많은 사람들은 RFA(자유아시아방송)를 듣는데, 요새 KBS가 시원치 않아 RFA를 듣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정세에 관심 많은 사람들은 대개 북한 체제에 대한 불만도 많은데, KBS가 요새는 그런 이야기를 쏙 빼놓는다. 예전에는 탈북자들도 많이 출연하고 우리 북한주민들에게 희망과 신심(믿음)을 주는 내용이 가득했는데, 지금은 시시하다』고 했다.
「주민들의 청취 성향을 어떻게 알 수 있느냐」는 질문에, 리씨는 『아주 믿는 사람들끼리는 서로 이야기하면서 라디오에 대한 정보를 교환한다』고 했다. 『요새는 어디 방송이 좋다, 언제 어떤 방송을 들었다』하는 이야기까지 나돈다고 한다. 지역마다 그런 사람들을 한두 사람씩 알고 있고, 그 지역 사람들이 또 다른 청취자를 아는 식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함북에서 교원을 했던 박금철씨는 『내가 대학에 다닐 때 기숙사 한방에 8명이 있었는데, 우연하게도 나를 제외하고 7명 모두 국경지역 출신이었다. 그런데 모두가 라디오를 하나씩 갖고 있었다. 나도 그들 틈에 끼어 함께 듣게 되었다』고 했다.
밀고자가 많은 북한에서 보안 유지가 가능할지 의문이 생기는 부분이다.
박씨는 『젊으니까 의리가 강하다. 우리는 술잔에 피를 내서 함께 마시면서 비밀을 지키자고 맹세한 후 같이 들었다. 한 동무가 일본제 단파 라디오를 갖고 있었는데 그게 제일 잘 잡혔다. 어떤 동무는 한국산 라디오를 가졌는데 그것도 성능이 좋았다. KBS도 듣고, 러시아 방송도 듣고, 「미국의 소리」도 들어봤다』 고 했다.
암달러상도 라디오 통해 환율정보 입수
朴씨는 『교원생활을 하면서 바빠서 못 듣다가 최근에 한국영화를 우연히 접하게 된 다음 바깥 세상 소식이 자꾸 궁금해져 녹음기를 뜯어 고쳐서 몇 달간 들었다』고 했다.
그는 『내가 가르치는 학급 아이들 중에 바깥 세상 소식을 비상하게 알고 있는 아이들이 있는데, 부모가 라디오를 듣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했다. 같은 처지니까 「어디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냐」고 아이에게 캐묻지 않았다고 한다. 『아무래도 북한은 「혓바닥(말)」 때문에 신세 망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양강도 혜산 출신 주은옥씨는 『요새 북한에서 달러나 인민폐를 바꾸는 것도 정확한 돈값(환율)에 따라 한다. 라디오를 들을 때 뉴스보도에 귀기울였다가 환율 이야기가 나오면 받아 적거나 기억해 둔다. 특히 환율이 앞으로 오를지 내릴지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한국에서 환율이 올랐다」고 하면 「우리도 곧 그렇게 될 것」이라 생각하고 인민폐를 사들인다. 큰 장사 하는 사람들은 이런 점이 중요하다』고 했다.
北, 구제역 발생해 비상사태 선포
지난 1월 北ㆍ中 국경지역인 함경북도 회령ㆍ무산ㆍ온성 부근에 급성전염병인 구제역이 발생했다고 국내 언론이 전했다. 이에 따라 북한 당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대적인 방역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北ㆍ中 국경을 넘은 한 탈북자는 『회령 지역에서 처음으로 소들이 침을 질질 흘리며 쓰러지기 시작하자 「남조선 괴뢰들이 세균을 퍼뜨렸다」는 소리까지 잠시 돌았으나 수의사들의 진단 결과 구제역으로 판명됐다. 회령에서만 18마리의 소가 도살됐다』고 전했다.
회령市에 머물고 있는 중국 조선족 윤덕철(가명·51)씨는 데일리NK 특파원과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1월12일 최초로 구제역으로 의심되는 소가 회령에서 발견되었다』면서 『북한 당국은 14일부터 함경북도 각 市·郡 단위의 수의방역소 일꾼들과 수의사들을 모두 회령市로 총집결시켜 30여 마리의 소를 도축하고 회령市 전역에 긴급방역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윤씨는 『현재 중국 싼허(三合)로 이어지는 국경다리를 비롯, 회령市 외곽과 통하는 모든 도로가 군인들과 안전부 요원들에 의해 통제되고 있으며,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회령市로 통하는 모든 차량과 인적 이동을 차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말부터는 온성군까지 통제가 확대됐으며, 새별군과 라선시에서는 임시로 장마당이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1월26일 무산을 방문하고 돌아온 조선족 김모씨는 『회령뿐 아니라 무산·부녕·온성에서는 쇠고기를 사고 파는 일이 중단되었다』고 전했다.
도강료 800위안
최근 중국에서 북한으로 밀입국하기 위해서는 渡江(도강) 비용으로 북한 국경경비대에게 중국 돈 800위안(한화 12만원 해당)을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중순 함경북도 무산에서 탈북한 오영식(가명ㆍ27)씨는 『경비대 중에 누구를 통해 탈북하는가에 따라 뇌물 고이는(바치는) 액수가 달라진다. 하전사(한국군 이병·일병 해당)에게 돈을 줄 때가 가장 비용이 저렴하다』고 말했다.
오씨는 『하전사를 이용할 경우 중국 돈 300∼500위안, 군관(장교)의 경우는 중국 돈 300∼800위안, 보위원을 통할 때는 600위안 이상이 든다. 안전하게 월경하기 위해서는 2000위안이 넘게 드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들에게 지급되는 비용은 국경을 넘기 위해 드는 비용을 뜻한다. 脫北 브로커를 통해 탈출하는 全과정에는 국경경비대에 지급되는 수십 배의 비용이 들게 된다. ●
북한주민들도 KBS 對北방송 외면 시작
- 월간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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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3-18, 1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