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민증에서 漢字이름이 사라질 것인가?

행정자치부는 金鍾泌 전 총리의 소신으로 만들어낸 데이타베이스를 계속 사용, 한글한자 倂記를 희망하고 있으나...
지난 2월 10일 새 주민등록증에 관한 제2차 공청회에서 발표된 네 가지의 새 주민등록증 시안
지난 2월 10일 새로운 주민등록증 試案 네 종이 발표됐다. 올해 4월 공청회 등을 거쳐 이 중 하나가 최종확정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로운 주민등록증의 이름은 ‘대한민국 신분증’이다. 이 신분증에는 IC칩이 부착돼 지문, 성명, 주소는 물론 건강보험증, 전자상거래 등을 위한 개인인증서의 역할은 물론 교통 카드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라고 전해졌다.

행정자치부는 새 주민등록증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를 ‘현행 주민등록증이 위·변조가 쉽고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에 취약하며 실생활에서 활용도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현재 사용하는 주민등록증은 1999년부터 사용된 것이다. 그 이전까지는 1983년에 도입됐던 비닐코팅된 종이 주민등록증이 사용됐다. 행자부는 1995년부터 IC칩이 내장된 형태로 교체하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으나 외환위기와 개인정보 보호문제로 현행 플라스틱 주민등록증으로 교체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위조가 쉽지 않고 안전하다는 현행 주민등록증은 도입 후 사진이 쉽게 지워지고 위조가 간단하다는 문제를 드러냈다.

행자부는 이런 문제를 내세워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새로운 주민등록증으로 교체하기로 계획하고 올해 2월 10일 2차 공청회에서 새 주민등록증의 디자인을 선보였다.
이 새 주민등록증은 공개되자마자 디자인에서부터 문제점을 드러났다. 국내서만 사용될 신분증에 한글과 한자가 병기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여권처럼 한글과 영문이 병기돼 있었다.

지난 3월 26일자 조선일보를 통해 새 주민등록증 시안에서 한자표기가 삭제된 부분을 지적했던 (사)한국어문회의 박천서 상임이사에게 새 주민등록증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물었다.
박 이사는 “주민등록증을 발급하는 것은 정부가 하는 일종의 법률 행위”라며 “주민등록증 이름을 명기하는 것은 법률행위다. 주민등록증을 만드는 것은 법률행위로 그 기본법인 호적법과 하위법인 주민등록법과 시행령 등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신분증과 호적의 이름 표기는 현재 호적법 제49조와 호적법 시행규칙 제29조에 따라 한자와 한글을 병기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주민등록증에서 한자 표기를 없애는 것은 정부가 나서 법률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 이사는 또 “대한민국에서 이름이라는 것은 우리의 전통 문화의 근간이다”며 이와 같은 성명 표기에 대해 “전통문화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행자부가 내세운 명분인 ‘개인정보보호’에 대해서도 반대의견이 있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큰 문제가 아니었던 개인정보유출 문제가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커진 것은 디지털화된 개인정보는 무한대로 복사되고 빛의 속도로 퍼질 수 있었다는 의견이 IT전문지와 인터넷 등을 통해서 퍼지고 있다.

행정자치부에서 새 주민등록증 제작을 담당하고 있는 주민제도팀 최정례 사무관에게 질문했다. 최 사무관에게 새 주민등록증에 이름의 한자 표기가 빠진 이유에 대해 물었다. 최 사무관은 “그건 언론에서 4개의 시안 중 1번 시안만 보여줘 오해가 생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음은 최 사무관과의 1문 1답이다.
-새 주민등록증에서 한자가 빠진 것에 대해 논란이 많다. 성명의 한자 표기가 왜 빠졌는가.
“그건 언론에서 한 개의 시안만 보도하면서 생긴 오해다. 지난 2월 10일 열린 2차 공청회에서 우리가 보여드린 시안은 모두 4개다. 한글과 영문이 병기된 시안, 한글만으로 만든 시안 두 가지, 한글과 한자가 병기된 시안이 있다”
-그렇다면 행정자치부에서는 한자 표기를 일부러 빼려는 게 아니라는 건가. 그 디자인을 제안한 사람은 누구인가.
“한자 표기가 빠진 디자인은 국민 공모를 통해 받은 것이다. 행정자치부에서 한자를 빼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우리 행자부는 디자인도 국민들의 여론을 수렴해 결정하려 한다. 한글과 영문 병기 디자인을 제안한 사람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제안한 것이다. 제안자가 해외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해당 국가 관청에서 한국 사람임을 증명하라고 해 곤욕을 치른 경험이 있었다고 한다. 이 분이 국경을 넘을 때 신분증 제시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유럽처럼 우리도 해외에서 주민등록증을 사용할 수 있게 만들자고 제안한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시안 중 하나일 뿐이다.”

-영문과 한글로만 디자인해 만들게 된다면 현행 호적법 제49조와 호적법 시행규칙 제29조, 주민등록법 제9조에서 규정하는 한글과 한자 병용을 어기게 되는데 법적 문제는 고려하지 않았나?
“주민등록법상 주민등록증의 모든 표기는 원칙적으로 한글과 아라비아숫자로 하게 돼 있고 필요한 경우는 다른 문자도 병용할 수 있다. 기존 종이 주민등록증은 내용을 한자로 표기했었다. 이것을 플라스틱 주민등록증으로 바꿀 때 이름 부분을 모두 한글로 표기하려고 한 적이 있다. 그 이유는 한자 표기의 어려움 때문이다. 우리 국민들의 이름에 사용되는 한자 중에는 옥편에도 없는 글자가 꽤 많다. 이름에 사용되는 전체 한자 중 옥편에 없는 한자의 비율이 10%가 채 안된다고는 하지만 우리 국민의 숫자가 4800만 명을 넘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매우 많은 숫자다.
하지만 당시 金鍾泌 총리가 이름을 한글로만 표기하는 것에 반대해 결국 두 달 만에 일반적인 옥편에도 없는 한자를 포함 약 6만여 자의 한자 데이터베이스를 외부용역을 통해 어렵게 만들어 사용하게 됐다. 행자부에서는 이렇게 어렵게 만든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굳이 나서서 한자를 뺄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새 주민등록증은 전적으로 국민들의 여론에 따라 만들려고 하기 때문에 우리가 어떻게 하고 싶다고 해서 결정되는 것은 없다. 개인이 요구할 경우에는 영문 표기를 병행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는 실정이다.”

-이 새 주민등록증의 연구 용역을 맡은 곳은 어디인가.
“조폐공사 컨소시엄이다. 삼성 SDS 등도 참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공청회는 두 번 열렸다고 한다. 1차 공청회는 작년 12월 15일에 열렸다. 첫 공청회는 현재 사용되는 주민등록증의 한계와 문제점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한다. 올해 2월 10일에 열린 2차 공청회는 외부 용역업체에서 진행되는 연구에 필요한 여론을 수렴하기 위한 것이었다. 연구 결과는 4월 말 경에 나올 것이라고 한다.
3차 공청회는 4월 14일이라고 한다. 3차 공청회는 지금까지 각계각층에서 제기된 문제점에 대해 토론하고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최근 IT전문지와 인터넷 보안 사이트 등에서 제기되는 새 주민등록증의 보안에 대해 질문하자 보안 부분은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으로 복제가 어렵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C칩이 내장된 신분증을 도입한 나라가 있느냐고 묻자 최 사무관은 행자부에서 작년 말 해외 사례를 조사해본 결과 핀란드, 벨기에, 말레이시아, 홍콩, 일본 등 35개국이 행자부에서 추진하는 새 주민등록증과 같은 신분증을 발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신상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담을 것이라는 언론의 보도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신분확인이라는 주민등록증 고유의 목적에 중점을 두고 만들 것이라고 했다. 다만 현재 대중 교통을 무료로 이용하는 계층을 위해 교통카드와 연계하는 것은 계획 중이라고 한다.
행자부에서는 새 주민등록증을 도입하는 데 정식으로 약 3년에서 5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개념 정립 및 연구 단계인데다 국민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이므로 구체적인 시기와 소요 예산 규모를 말하기는 이르다고 했다.
행자부에서는 새 주민등록증을 만드는 데 가장 핵심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국가 재정을 낭비하지 않는 것과 안전한 주민등록증 만들기라며 여론을 묻지 않고 무리하게 주민등록증 사업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