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 가족들, 기자협회장 사퇴요구

´납북´을 ´월북´으로 표현
'정회장, 당신 개인 이름으로 내라'
기자협회장, ´납북´을 ´월북´으로 표현 논란


납북자 가족과 관련 단체들이 '납북 피해자를 스스로 북한으로 간 월북자로 표현했다'며 정일용 한국기자협회장(사진)의 사과와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납북자가족모임과 피랍·탈북인권연대는 3일 성명을 내고 '정 회장이 1일 한 TV방송에 나와 지난달 금강산 이산상봉장에서 벌어진 북한 측의 취재 방해 사태에는 입을 다문 채 모든 책임을 한국 기자단과 납북자 가족에게 덮어씌우려 했다'면서 '정 회장의 발언은 납북자 가족을 모독하고 두 번 죽이는 것'며 공개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정 회장이 출연한 KBS-1TV ´미디어포커스´ 측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그는 '이번에 언론이 간과한 것은 이른바 의거 월북자와 자진 월북자'라며 '자진 월북자가 있는 것이 사실이고 이산가족 상봉장에도 주로 그런 사람이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납북이란 표현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하는 한편, '확실한 근거 없이 납북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북한의 취재 방해 등에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에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회장은 '이번 상봉에 나온 천문석씨의 경우 정부가 밝힌 485명의 납북 억류자 명단에 올라 있다'고 반박했다.

최 회장은 1969년 6월 피랍 당시 천씨가 탔던 신성호가 ´북한에 끌려간다´고 알려온 마지막 교신내용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천씨의 경우 북한도 월북이란 표현을 쓰지 않았는데 어떻게 남쪽에서 그런 주장이 나오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도 '납북된 뒤 북한에 남겨졌다고 해서 자진 월북으로 단정하는 듯한 일각의 주장은 위험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협회 관계자는 '지난달 27일 ´납북은 입증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성명 발표 때도 협회 간부들이 반발했으며, 심지어 ´정 회장 당신 개인 이름으로 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민족뉴스부장을 지낸 정일용씨는 지난해 12월 40대 기자협회장에 취임했다.

한편 납북자 가족과 단체들은 6일 기자협회를 항의 방문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여 나갈 예정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independent@independen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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