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덕스토리’ 앙코르 공연에 적극 동참하자!

北에 사는 우리 민족의 참담한 사정을 더 방치하지 말자. 우리의 의사표명을 이 공연 관람과 같은 작은 일로부터 시작하자.
송종환 명지대 북한학과 초빙교수


북한정치범 수용소를 소재로 한 뮤지컬 '요덕스토리'가 지난 3월 15일부터 4월 2일까지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 대극장에서 2만 2000 여명이 관람하는 대성황을 이룬 데 이어 4월 18일~19일 성남아트센터에서 4회 앙코르 공연을 앞두고 있다.

이 뮤지컬은 북한 최고의 왕재산 경음악단 공훈 무용수로서 명성을 날리던 강련화가 어느 날 아버지 강만식이 남한 정보기관의 스파이라는 이유로 그녀의 가족들과 함께 함경남도 요덕군 제15호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되면서 전개된다.

수용소에 수감된 련화는 수용소장 리명수의 강제에 의하여 임신을 하게 되나, 수용소장은 뒤늦게 회개하고 출산을 한 련화와 그의 아들 요덕의 탈출을 돕다가 동료 군인에 의하여 총살을 당한다.

인간으로서 상상하기도 어려운 끔찍한 고문 등으로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2막으로 구성된 '요덕스토리'는 탈북자 정성산 감독이 기록한 북한 인권의 실상이다. 정감독은 1994년 개성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 라디오로 KBS 사회교육방송을 몰래 들은 죄로 북한의 국가보위부에 체포되어 온갖 고문과 구타를 당하고 황해도 사리원의 정치범수용소로 후송되는 과정에 차가 전복되는 틈을 타 북한을 탈출하였다.

그는 탈북 후 중국, 베트남, 홍콩 등을 거쳐 한국의 품에 안겼으나 울분 때문에 음주와 방황의 세월을 보냈다. 그러던 중 그는 2002년 아버지가 공개처형을 당하였다는 비보를 접한 후 삶을 바로 잡고 아버지의 한을 풀어드리려고 자신이 평양연극영화대학 영화연출학과를 졸업한 실력을 발휘하여 뜻있는 분들의 도움으로 북한 정치범수용소를 그린 뮤지컬을 무대에 올리게 되었다.

정치범 수용소에서 신음하면서 '하나님, 남조선에만 가지 말고 공화국(북한)에도 오시라'는 북한 정치범들의 울부짖음은 북한 위정자들에 의하여 짐승과 같이 부림을 당하고 굶어서 죽는 북한 주민을 외면하는 우리 정부와 국민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비롯한 당직자들이 관람한 것과는 달리 집권당 인 열린 우리당 의원들은 북한 현실을 드라마틱하게 극화되어 있다고 하면서 북한과의 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걱정하여 한 명도 관람하지 않았다고 한다. 북한정치범수용소를 경험하지 않은 정부관계자는 오히려 정치적 선전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하면서 이 뮤지컬의 국제적 활용에 우려를 표명하였다.

그러나 실제로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를 경험한 많은 탈북자들은 뮤지컬 ‘요덕스토리’가 그리는 내용이 북한 현실에 비하여 수박 겉 핧기에 불과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요덕스토리’는 조총련 간부 출신인 조부가 1977년 정치범으로 몰려 가족들과 함께 10년간 수용소 생활을 하다가 수용소를 나온 후 탈북한 강철환(현 조선일보 기자)의 '수용소의 노래: 평양의 어항'(조지 W. 부시대통령은 이 책을 읽고 직접 저자를 면담하였음)에 비하면 매우 낭만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김대중 정부 이래 우리 정부는 남북한 간 긴장완화를 위하여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하면서 양보만 하는 그 알량한 남북대화를 위하여 그리고 거짓말로 일관하는 대화 상대자와의 관계 악화를 두려워하여 북한이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범법행위를 하더라도 협력하고 지원하는 대북포용정책을 견지하면서 南南갈등은 물론 우방과의 동맹을 훼손하고 북한 주민의 인권도 외면하고 있다.

정감독은 4월 18일 -19일 성남아트센터 앙코르 공연, 5~6월 포항, 수원, 대전, 인천 등 지방 순회공연에 이어 8~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뉴욕, 워싱턴 DC 공연도 예정되어 있다고 하며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 광장 공연 제안도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해외공연이 더블캐스팅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2기 팀을 오디션 하고 부실한 세트도 보완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난 3월 28일 교회의 가까운 성도들과 함께 관람할 때 회전무대를 갖추지 못한 교육문화회관의 열악한 공연장 사정과 넉넉하지 않은 재정사정으로 무대 배경이 바뀔 때 스태프들이 일일이 손으로 밀어서 무대 장치를 옮기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외국 공연 시에는 영어 자막을 수정할 것을 권하고 싶다. 날짜, 주소 등을 우리 말 순서로 할 것이 아니라 영어 표기 식으로 해야 하고, 노동당은 government 가 아니고 party로 번역하여야 한다.

또한 정감독은 정치범 수용소를 있는 그대로 더 리얼하게 전달하기 위하여 실제로 북한 정치범수용소에서 수감되었다가 출소 후 탈북한 김용, 안혁, 강철환, 안명철, 이순옥, 강명도 등을 인터뷰하여 수용소의 일과생활, 가혹행위 사례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관중들에게 보여주도록 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을 당부하고 싶다.

금년도 해외공연이 끝나면 그것을 총 정리하여 영화화될 것을 기대한다. 뮤지컬의 국내외 공연, 영화 출시 등 일련의 활동은 정감독이 말한 것처럼 '요덕스토리'가 북한의 인권을 밝히는 촛불이 되고 북한의 실상을 세상에 알리는 도화선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김대중 정부 이래의 對北포용정책에 마비되어 있고, 그나마 6·25 동란을 비롯한 북한의 만행을 겪은 나이든 어른들이 자신이 겪은 일을 자녀들에게 강하게 전하지 않고 자기들끼리만 모여서 말로만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앙코르 공연을 할 때 더욱 많은 사람들이 관람하여 북한의 인권 실상도 확인하고 정감독을 비롯한 북한 탈출자들도 격려하였으면 한다.

북한에는 10여개 지역에 20여만 명의 정치범이 수용되어 있으며, 수용소는 한번 수용되면 다시는 일반사회로 돌아나갈 수 없는 완전통제구역과 1~10년 기간 경과 후 심사결과에 따라 출소가 가능한 혁명화구역이 있다.

특히 뮤지컬 ‘요덕스토리’의 무대인 함남 요덕군은 郡 지역의 60% 이상이 수용소 구역으로 설치되어 있고, 사방이 해발 1,500m가 넘는 험산들로 막혀 있는 험지이다. 수용구역은 전기철조망으로 2중 3중으로 봉쇄되어 있고 곳곳에 ‘통제구역’, ‘통행금지’, ‘출입금지’ 등의 표시가 되어 있어 일반인의 접근이 불가능하다.

인권이란 인간이기 때문에 누구든지 태어날 때부터 당연히 인정받지 않으면 안되는 천부적 권리로서, 국제적으로 보편화된 개념이다. 따라서 우선 먹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존권을 내세워 북한에서 인권이 훼손되고 제한되어도 어쩔 수 없다는 궤변을 하는 노벨수상자는 전 세계 어느 누구로부터도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다.

천부인권은 북한이라고 예외가 될 수가 없다. 만일 북한의 인권 침해에 동조하고 외면한다면 우리도 인권침해자가 되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북한에 사는 우리 민족의 참담한 사정을 더 이상 남의 일로 생각하고 방치하지 말고 우리의 의사 표명을 ‘요덕스토리’ 관람과 같은 작은 일로 부터 시작해보자.
그리고 민주와 인권과 민족 사랑함을 자처하면서 북한 동족의 인권 침해 실상을 그린 ‘요덕스토리’ 관람을 기피하고 폄하하는 사람들은 다시는 인권지지자임을 자처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특히 세 번이나 북한 인권결의안에 기권을 한 외교통상부, 북한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통일부, 북한 인권관련 자료가 없다고 하면서 애써 외면해왔던 국가인권위원회의 맹성을 촉구한다.

부활절을 맞아 북한 땅에도 우리가 누리는 인권이 부활되기를 간곡히 기도드리면서 글을 마친다.

필자 소개

마산중학교, 경복고등학교 졸. 서울대학교 문리대·대학원 외교학과,
터프트스대 플레처 국제법·외교대학원 졸, 한양대 정치학박사.

해군 중위 예편

1970년대 초 남북대화 참가,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실 외무부·통일원 담당관, 유엔총회 대표 겸 주유엔 대표부 공사, 주미대사관 정무공사, 충북대 초빙교수 역임,

『북한 협상행태의 이해』, 『남북회담: 7·4에서 6·15까지』등의 저서와 남북한 관계, 국제관계와 국가정보기관 개혁에 관한 논문이 다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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