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는 포털 피해자 전여옥 등 뒤에서 칼을 꽂지 마십시오
[2006-04-29 22:17:49]
포털이 특정 정치세력을 지원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서명숙 편집장님께 드립니다. 지금껏 서로 인사한 바도 없고, 제가 수 차례 걸쳐서 오마이뉴스와 포털의 합작 공격에 대해 지적을 해도, 도무지 편집에 반영이 되지 않아, 다시 글을 쓰기가 어색합니다. 그러나 손병관 기자가 작성한 <전여옥, 원폭투하에서 살아남았다>라는 사실 상 또다시 전여옥 죽이기용 기사에 대해서는 포털피해자모임 대표로서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어 글을 적어봅니다.
자유언론인협회의 <2007대선 포털이 결정>이라는 토론회의 발제자는 저였습니다. 이제 말씀드리지만, 포털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어야 한다고 강력히 건의한 사람도 저입니다. 물론 저는 자유언론인협회에게만 제안한 게 아닙니다. 모든 언론관련 단체 관계자와 만났다 하면 포털에 대해서 지겨울 정도로 설명하고 다닌 게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자유언론인협회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준 것입니다.
제가 여러 차례 지적했지만, 오마이뉴스는 현재까지 포털 문제에 대해서라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시민기자 한 명의 비판글을 제외하고는 오마이뉴스는 늘 포털 문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세월을 보내다, 전여옥 의원이 발언하니까 가장 선정적인 제목으로 슬쩍 인용보도하는 편집논리는 대체 뭡니까? 더구나 이에 대해 익명의 포털측 뉴스팀장의 “우리가 특정 정치단체를 대변할 이유도 없고 특정인에 불리하게 편집할 이유도 없다”라는 아무 근거없는 반박을 결론처럼 실었더군요.
참으로 이상한 일입니다. 바로 그날 토론회 발제문에서 저는 다양한 근거를 들면서, 포털은 철저히 친정권 친권력적 편집을 할 수밖에 바로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중 가장 명확한 이유는 포털의 사업을 지원하는 정치세력을 밀어준다는 겁니다. 여기에 무슨 반론이 필요합니까? 전여옥 의원은 포털에 피해받은 사람으로서 자신의 예를 든 것뿐입니다. 그 근거를 제시한 저의 발제에 대해서는 언급도 하지 않고, 포털 측의 근거없는 해명만 결론으로 뽑는 건 정당한 편집입니까? 최소한 해당 포털의 업체명과 뉴스팀장의 실명 정도는 밝혀주는 게 언론의 원칙에 맞지 않습니까?
오마이뉴스는 포털 원폭의 공범입니다.
제가 모니터해본 결과 전여옥 의원에 원폭을 투여한 곳은 바로 오마이뉴스와 미디어다음입니다. 물론 정보통신부가 목줄을 죄고 있는 포털이라는 대규모 사업체의 특성상, 다음이든 네이버이든 파란이든 어차피 친권력적 편집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미디어다음은 더 노골적입니다. 특히 전여옥 의원과 주성영 의원에 대해서는 오마이뉴스와 합작으로 죽이려 작정한 듯합니다.
저는 지난해 6월 오마이뉴스가 대대적으로 공격했던 전여옥 의원의 학력차별 발언에 대해서 <전여옥, 또 다시 마녀사냥에 희생당하다>라는 글로 대신 반박을 해준 바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004년 3월 11일 기자회견에서 남상국 사장을 좋은 대학나온 사람이 힘도 빽도 없는 자신의 형에 머리 숙이지 말라는 모독적 발언을 했고, 이에 남사장이 자살하자, 전의원은 그때부터 노대통령의 학력 콤플렉스 문제를 지적해왔습니다. 오마이뉴스가 비판한 CBS인터뷰 내용에서 “앞으로는 대학 나온 사람만이 대통령해야 한다”라는 문제의식도 그 연장선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전의원이 단정적인 표현을 쓴 것은 정치인으로서 국민에 대한 예의는 아니었습니다만, 하지만 인터뷰 전문을 살펴보면, 그 취지가 국가의 리더가 학력콤플렉스에 빠져있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를 설명하는 거였습니다.
물론 그래도 전의원을 비판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형식과 정도는 언론으로서 지켜야할 선을 넘었습니다. 미디어다음을 비롯한 포털은 오마이뉴스의 기사를 전면에 배치시켰습니다. 이 과정에서 전의원의 문제의식은 완전히 사라졌고, 모두가 때려죽여야 할 마녀로 몰렸습니다. 저를 가장 분노케 했던 것은 오마이뉴스의 이어진 <전여옥 발언 댓글폭풍 9시간 만에 2만 개 돌파>였습니다. 각 포털의 댓글은 여성 정치인에 대한 처절한 성폭력이었고, 이를 게시한 포털회원부터 방치한 포털까지 모조리 민형사 소송이 가능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마이뉴스는 이를 성지순례라 표현하며, 포털과 회원들의 성폭력과 위법행위를 조장하고, 이를 더 확산시키려는 편집으로 일관했습니다. 만약 전의원이 법적 대응을 했다면 오마이뉴스는 명예훼손 방조죄로 형사처벌까지 가능한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오마이뉴스와 미디어다음의 원폭 합작은 그뒤 주성영 사건, 그리고 전여옥 의원의 DJ 치매발언까지 반복되었습니다. 특히 DJ 치매발언의 경우는 전의원 측에서 그런 말을 한 기억이 없다는 반박을 했음에도 오마이뉴스에서는 <그래요 저희 엄마는 치매 노인입니다>라는 시민기자의 칼럼을 게재했고, 다른 포털과 달리 미디어다음에서는 가장 많이 읽은 기사로 배치시켰더군요. 주성영 사건 때 역시 미디어다음에서만 유독 오마이뉴스의 기사를 중심으로 집중 편집한 바 있습니다. 이러저러한 정황을 보건데, ‘우리의 편집은 언론사의 기사배치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해명한 포털측 뉴스팀장은 아마 미디어다음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최소한 전여옥 의원과 주성영 의원 사건에서만큼은 오마이뉴스와 미디어다음의 편집은 일맥상통하였으니까요.
여성 편집국장이 왜 포털의 성폭력 방조를 묵인합니까?
포털피해자모임을 운영해보니까, 포털 피해자 내에서도 남녀차별이 엄연히 존재하더군요. 여성의 경우의 악플이란 곧 성폭력이나 다름없습니다. 그 점에서 여성의 피해가 훨씬 더 심합니다. 서명숙 편집국장님은 한겨레신문사의 권태선 편집국장과 함께 여성 편집장으로서 취임 당시부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바 있습니다. 저는 포털 문제 해결에서 두 분이 큰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했습니다. 포털 문제는 정치적 접근, 경제적 접근, 미디어적 접근 등 다양한 방법이 있으나 여성의 관점에서 접근했을 때 또 다른 시각이 나올 수 있었으니까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포털이라는 공간이 너무나 폭력적이기 때문에 정치인, 연예인, 일반 네티즌 할 것 없이 여성의 피해가 훨씬 더 크다는 겁니다. 개똥녀 사건과 서울대 철사마 사건은 규모에서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지금이라도 한번 여성 연예인 관련 기사의 댓글을 확인해보십시오. 이런 상황에서 대해서 제가 그토록 떠들고 다녔는데도, 어떻게 전여옥에 대한 성폭력적 댓글이 난무하는 상황에 대해 여성 편집장으로서 그토록 자랑스럽고 의기양양하게 확대 보도할 수 있습니까?
저는 이미 일개 미디어가 포털과 싸울 수 있는 시기는 일찌감치 놓쳤다고 봅니다. 포털과 사업적 종속관계가 그나마 약한 조중동 역시 포털과 제휴를 끊기란 쉽지 않습니다. 제가 더 이상 매체에 몸담지 않고 당분간 독립논객으로 활동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마이뉴스에게 포털싸움에 앞장서라는 제안은 하지 않겠습니다.
포털 피해자 전여옥의원의 등 뒤에서 칼을 꽂지는 마십시오
하지만, 최소한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언론 하나 살리기 위해서 외롭게 포털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의 등 뒤에 칼을 꽂는 일은 하지 마십시오. 포털 문제는 결국 입법으로 풀어야 하고, 그 입법은 정치인이 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이 문제를 정면에서 다룬 정치인은 손에 꼽아야 합니다. 이것은 정치인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입니다.
최소한 포털과 함께 전여옥 의원에 원폭을 투여한 공범 오마이뉴스라면, 그냥 예전처럼 침묵하던가, 아니면 포털의 근거없는 변명을 싣기 전에, 저의 근거를 함께 제시해주었어야 합니다. 저는 이런 위험천만한 일에 전여옥 의원이 앞장서는 것 자체가 참으로 미안할 따름입니다. 제가 지지하는 정치세력은 포털만 이야기했다하면 다들 피해다니니 저 멀리 있는 전 의원에게 부탁할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더구나 남녀차별하려는 게 아니라 구조적으로 여성의 피해가 훨씬 심한 포털 문제 해결에 여성정치인이 원폭을 맞아가면서 나서는 걸 지켜보고 있으면 마음이 아플 정도입니다. 농담이 아니라 다른 남성 정치인 한 명이라도 나서준다면 저라도 뜯어말리고 싶습니다. 앞으로 포털과 공범자들이 전여옥에 대해서 무시무시한 보복을 가할 것이 눈에 뻔히 보이니까요. 우상호 의원이 포털에 불리한 저작권법 개정에 나섰다가 얼마나 당했습니까? 이제 와서 말하지만 그때의 원폭 투하 공범자도 역시 오마이뉴스였습니다.
저는 앞으로 가급적 왜 안티조선 지향적 매체가 포털 문제를 피하고, 심지어 포털과 싸우는 사람들을 음해하는지, 이런 유형의 비판 칼럼을 쓰지 않으려합니다. 그건 너무나 뻔한 일입니다. 또한 최근에 언론개혁진영에서 강준만 교수, 원용진 교수, 민경배 교수 등이 포털문제를 거론하고 있고, 저는 이미 조선일보, 프리존, 자유언론협회 등 당신들이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과 손을 잡고 포털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를 변절자라 욕을 하든 말든, 각자 알아서 언론을 살리는 방향으로 포털 문제를 다루었으면 합니다.
다만 포털피해자모임 대표로서 포털피해자 전여옥 의원의 외로운 싸움에 해꽂이를 하는 것만큼은 용납할 수 없기에 이 글을 올립니다. 그럼 수고하십시오.
PS: <전여옥, 포털의 원폭투하에서 살아남았다> 이 기사가 얼마나 포털의 선정적 편집에 맞아떨어지는지 잘 알 겁니다. 그런데, 그 어떤 포털도 이를 메인에 배치하지 않았더군요. 전여옥이 말 한번 센세이셔널하게 하면 모조리 메인 헤드라인으로 뽑았던 그들이 왜 그랬을까요?
[변희재 칼럼리스트].
"등 뒤에서 칼을 꽂지는 마십시오"
-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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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4-30, 09: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