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人이 왜 매를 맞나' 軍心은 지금 부글부글
향군 “친북 난동세력의 도전 좌시 못한다” 경고
군(軍)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지난 5일 미군기지 이전에 반대하는 시위대의 무차별 공격에 장병 수십명이 무기력하게 얻어맞는 장면이 전해지면서부터다. 더구나 현지 부대 장병들이 보급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분노가 증폭되고 있다. “군을 두들겨 패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는 울분은 일선 지휘관들을 중심으로 높아지고 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8일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는데 지휘부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질타하는 전화를 야전부대 지휘관이나 선후배 등으로부터 많이 받고 있어 곤혹스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위대에 의해 철조망이 뚫린 뒤 현장을 둘러본 군 관계자는 “군인이 진압하러 간 것도 아닌데 주둔지에 민간인들이 들어와 이런 일을 저지를 수 있는지 일을 저지른 세력과 방치한 측에 대해 분노가 일었다”며 “양심선언하고 옷을 벗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병사들이 시위대에 호되게 당했지만 사태 악화 방지를 위해 ‘적극 대응’하지 못하도록 지시했던 현지 부대 지휘관들도 심한 자괴감(自愧感)에 휩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영관급 지휘관을 만났더니 ‘부하들이 시위대에 얻어맞아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도 적극 대응을 못하도록 한 것이 너무 마음 아프고 괴롭다’며 눈물을 글썽였다”고 말했다.
게다가 현지 부대 장병들에 대한 군수 보급 지원도 여의치 않아 장병들의 사기가 더욱 떨어지고 있다. 부대원들은 지난 4일 평택 팽성 미군기지 이전부지에 배치된 뒤 이틀 동안 전투식량과 빵만으로 끼니를 때웠고 물도 부족해 7일에야 부분적으로 샤워를 할 수 있게 됐다. 전기 공급도 제대로 안돼 밤이면 자체 발전기를 가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군 관계자는 “인근에 있던 전경 등 시위진압 경찰들이 도시락을 시켜먹는 모습을 보고 부러워하는 장병들이 많았다”며 “주둔지역이 논이어서 지난 6일 비가 왔을 때 진흙 수렁으로 변하는 통에 생활에 큰 불편을 겪었다”고 전했다. 군 일각에선 이번 군 작전이 군수보급 분야에 있어서도 소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민국 재향군인회(회장 박세직) 등 예비역 단체들은 우려 표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적극적인 행동으로 나설 태세다.
향군은 8일 성명을 통해 “친북세력인 소위 ‘범국민대책위’가 선량한 주민들을 선동해 불법폭력과 난동을 일삼는 등 공권력에 도전하고 있다”며 “이들의 경거망동이 계속될 경우 650만 향군회원과 참전·호국세력의 강력한 저항과 척결행동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향군은 군과 경찰에 대해선 “구국의 일념으로 담대하라”며 “향군은 평택기지 방해 난동세력을 저지하고 있는 군과 경찰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을 보낸다”고 밝혔다.
장병들이 반미시위대에게 죽봉(竹棒)으로 얻어맞은 뒤 윤광웅(尹光雄) 국방장관이 8일 기자회견을 갖고 ‘철조망 훼손 및 군 장병 폭력 행위에 대한 군법(軍法) 적용’ 등의 입장을 천명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미군기지 터에 설치된 철조망을 뚫고 진입하거나 장병에게 폭력을 휘두른 민간인들에겐 군 형법상의 ‘군용시설 등 손괴(損壞)(제69조)’ ‘초병 폭행(제 55·56조)’ 조항을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무리 민간인이라도 군용시설물을 손괴하면 무기 또는 2년 이상의 징역형, 초병 폭행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군 형법에 의해 처벌되는 민간인은 군사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헌병대 구금시설 등에 영치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인권침해 논란 등 부작용과 후유증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bemil@chosun.com
軍心은 지금 부글부글 끓는다
- 庾龍源(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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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5-09, 11: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