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에게 독자적 전쟁수행능력이 있는가”

B.B 벨 주한미군사령관:“한국이 전시작통권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려면 전쟁계획, 전략목표 등이 필요…독자적 전쟁계획은 있나”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공동 대표 김재창 한미안보연구회 회장·김동성 중앙대 교수)는 2006년 6월5일 오전 7시50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내 전우회관 2층 무궁화홀에서 ‘韓美 안보동맹 발전을 위한 과제와 한국군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조찬 강연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B.B.벨(Burwell B. Bell) 주한미군 사령관이 초청연사로 나와 한미 관계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재향군인회 朴世直(박세직) 회장, 李東熙(이동희) 前서울산업대 총장, 白善燁(백선엽) 장군 등 각계 원로들과 관련 종사자, 군사 전문가 100여 명도 참석했다. 한편 행사는 KBS, YTN 등 공중파 방송들도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간담회는 ‘현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방과 안보’라는 김재창 공동대표(예비역 육군대장)의 인사말로 시작됐다.
인사말을 하고 있는 김재창 KODEF 공동대표(예비역 육군대장)

곧이어 벨 사령관의 약력이 소개됐고 곧바로 벨 사령관의 강연이 시작됐다. 벨 사령관은 “오늘날 한미 두 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연합군을 가지고 있다. 세계 많은 나라들이 우리 한미 연합군을 부러워하고 있다”며 “주한미군은 대한민국 국민이 요구하는 한 이곳에 주둔하면서 이 나라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벨 사령관은 “한미동맹은 공동의 이상과 목표에서 시작된 것으로 이를 통해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었다”고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한국은 주권을 가진 자유민주주의국가로 성장·발전해왔고 국민들은 지금 그 열매를 즐기고 있다. 우리 주한미군이 맡은 일은 이런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벨 사령관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기지 이전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최근 한국 정부의 도움으로 주한미군 부대를 한강 이남으로 옮길 수 있었다”며 “이런 조치를 통해 미군의 숫자와 시설을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고 4만5000에이커(약 5508만 평)의 땅을 한국 정부에 반환함으로써 한국 국민들이 지금까지 미군 시설로 인해 겪던 불편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관계에 대해 설명하는 B. B. 벨 주한미군 사령관

벨 사령관은 LPP(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에 따른 미군기지 이전·환수와 관련, 민노당 등 일부에서 주장하는 ‘미군기지의 환경 오염 문제’와 ‘기지확장 이전’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주한미군은 아무 것도 없던 땅에 美정부의 돈 수십 억 달러를 들여 각종 시설을 만들고 주한미군들이 생활할 수 있도록 만들어 왔다. 이곳에 파견한 군인들도, 그들이 가지고 온 장비들도 최고였다. 미국은 주한미군이 사용한 기지와 지역에 많은 비용을 투자했다. 그건 다름아닌 한미 동맹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4년 전 한국 정부의 요청으로 양국이 합의해 미군 기지를 통합·정리하기로 했다고 한다. 양국 정부는 LPP에 따라 지난 3년 간 32개 기지를 반환하려고 했지만 한국 정부가 7개만 반환에 합의해 25개 기지의 반환에 대해서는 지금도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벨 사령관은 기지 반환 과정에서의 협상 조건이 서독 등 다른 나라의 경우와 달리 한국에 유리했다고 말했다. 과거 미군이 독일에서 철수할 때는 미국·독일 간 SOFA규정에 따라 미군이 시설에 투자한 비용도 일정 부분 보상받았었다고 한다.

반면 한국과의 SOFA 규정은 미국이 어떤 시설물을 지었든 간에 한국에게 비용보전을 요청하지 않고 무상으로 반환하도록 되어 있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 정부는 미군이 기지로 사용한 땅의 환경오염이 심각하다며 SOFA규정대로 하는 것을 거부하고 지하유류탱크나 저장장치를 모두 철거하고 미군 기지를 짓기 이전의 자연 상태로 돌려놓으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결국 주한미군은 환경오염에 대한 한국 정부의 요구 조건을 들어주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벨 사령관은 “미군이 한국을 ‘점령’한 것으로 생각하고 환경오염이나 초래하는 존재로 생각한다면 이는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라며 환경오염을 이슈화하는 사람들에 대해 답답해 했다. 그러나 그는 “이런 양국 간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한미 관계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가치있는 동맹관계”라며 “한미 동맹의 강화는 지역 내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다. 한미 관계의 앞날은 밝을 것으로 내다본다. 우리 함께 나가자”고 말했다.

벨 사령관의 강연이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질의는 주로 한미동맹의 균열과 전시작전통제권에 대한 것이었다.

벨 사령관은 “그 질문은 양국의 정책과 관련된 문제라 내가 답변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하지만 나는 매일 아침 양국 지휘관들과 회의를 하며 상황보고를 받는다”며 “그런 한미 동맹의 균열 소문에 대해 아직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우리는 동맹국을 무시한 적이 없었고 늘 함께 움직였다. 한국과 미국은 친구이며 친구 사이의 문제는 모두 대화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또 “최근에는 전시작전통제권 문제가 하나의 화두”라며 “양국 간의 지휘관계를 재정비하는 것에 대해 지금도 연구가 진행 중이다. 요즘 언론에 나오는 관련 보도들은 사실이 아니며 미국의 입장은 아직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 아마도 오는 11월 SCM(한미군사연례회의)에서 보다 구체적인 입장이 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미군사위원회가 가지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을 대한민국이 독립적으로 행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자 “그렇다면 내가 질문을 하나 하겠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독자적인 전쟁계획, 국가전략 목표, 군사적 목표 등에 대한 전쟁 계획이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을 한국군이 알아서 다 해야 한다. 그런 구체적인 계획을 지금 가지고 있는가? 한국군에게 전시작전통제권을 당장 활용할 수 있는 계획이나 능력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KODEF로부터 감사패를 전달받는 Bell 주한미군 사령관

질의응답 시간이 끝나고 KODEF에서 벨 사령관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면서 간담회는 막을 내렸다.

B.B.벨(Burwell B. Bell) 사령관은 1947년 4월9일생으로 테네시 주립대학에서 경영학 석사, USC대학에서 시스템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ROTC로 군생활을 시작한 벨 사령관은 1969년 독일 헤르스펠트에 있던 제14기갑연대에서 군생활을 시작했다. 1979년부터 1980년까지는 동두천 켐프 케이시(CP. Casey)에서 기갑 작전(S3)장교로 복무했다.

이후 그는 美본토의 제24보병사단 9기갑여단 2대대장, 독일 밤부르크(Bamberg)소재 제1보병사단 부사단장, 美육군 기갑 학교장, 5군단 참모장, 3군단 군단장으로 복무했다. 2002년 12월에는 유럽주둔 美육군 사령관, 2004년 3월에는 NATO 지상구성군사령관에 임명됐다.

벨 사령관은 지금까지 수훈 훈장(Distinguished Service Medal), 공로 훈장(Legion of Merit), 동성훈장(Bronze Star Medal), 근무 공로 훈장(Meritorious Service Medal), 그리고 육군 표창 무용 훈장 (Army Commendation Medal) 등을 받았다.

1994년에는 美외교관계협의회(CFR) 군사분야 선임연구원(Senior Military Fellow)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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