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비는 죄악이다


개인적 낭비보다 더 심각한 것은 국가적 낭비이다.
가만 보면 나이든 사람들보다 젊은 사람들이 낭비가 심하다고 느껴진다. 내가 사는 동네에 이 집 저 집 문전에 젊은 학생들이 내버린 장, 책꽂이, 책상, 침상 등을 보면 얼마든지 더 쓸 수 있는 물건들이다.

풍요로운 시대에 태어나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가정교육부터 잘 못되었기에 그런 것일까. 강남의 압구정동에 있는 어떤 초등학교 교장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요새는 아이들이 셔츠나 점퍼나 그 밖의 옷가지들을 학교에 그냥 두고 집에 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물건을 찾으러 오는 아이들이 별로 없고, 부모도 아이들에게 찾아오라고 일러주는 것 같지도 않다”는 것이다. 교육의 실패임에 틀림없다.

개인적 낭비보다 더 심각한 것은 국가적 낭비이다. 고속전철을 건설하는 일도 영종도에 국제공항을 만드는 일도 치밀한 계획 밑에 추진된 사업들이 아니기 때문에 끌고 또 끌어 엄청난 예산이 낭비된 사실을 국민은 기억하고 있다. 청주에, 양양에 비행장을 건설하는 일에도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었지만 예상했던 대로 사용하는 승객들이 많지 않다고 하니 아마 그 손실은 막대할 것이다.

필요 없는 부서나 위원회를 자꾸 만들어 불필요한 인원과 불필요한 예산을 낭비하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해 유익하다는 말인가. 국민이 피땀 흘려 벌어서 바친 세금을 권력을 담당한 사람들이 그렇게 낭비해도 된다는 말인가. 벌고 또 벌어서 낸 세금을 밑이 빠진 독에 퍼 부우니 나라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

김동길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