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열린당은 답하라!

열린당은 오늘의 위기가 대한민국을 모독하고 훼손한 데 대한 應報응보라는 사실을 바로 보아야 한다.
[사설] 열린우리당, '앞으로'보다 '왜 이렇게'에 대답해야


열린우리당은 7일 의원총회와 국회의원·중앙위원 連席연석회의를 열어 임시지도부 성격의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지방선거 敗因패인과 민심 수렴방안의 논의는 지도부 구성 후로 미룬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의 5·31 선거 성적표를 정당 位階위계로 보면 제3당에 해당한다. 이번 선거가 만일 국회의원 선거였더라면 院內원내교섭단체 구성도 힘든 처지다. 그냥 ‘위기’가 아니라 ‘당 解體해체의 위기’라는 말이다. 국민이 열린우리당을 버린 것이다. 물론 열린우리당이 먼저 국민을 버렸기에 국민도 열린우리당을 버린 것이다. 이것이 이번 선거의 眞相진상이다. 그렇다면 집권당이 가장 서둘러야 할 일은 ‘어찌하여 먼저 우리가 국민을 저버렸고, 그 결과 국민도 우리를 버리게 되었는가’를 냉철하게 되돌아 보는 것이다.


왜 열린우리당의 눈에는 불경기에 허덕이는, 실업에 고통받는 국민이 보이지 않았는가. 국민을 어떻게 보았기에 갖고 있는 것이라고는 집 한 채뿐인 정년퇴직자·봉급생활자들을 집을 팔지도, 그 집에 살지도 못하는 신세로까지 몰아붙이며 ‘稅金세금 아직도 멀었다’는 말로 태연스럽게 국민을 위협할 수 있었는가. 무슨 배짱으로 수조원, 수십조원, 수백조원이 들어가는 虛名허명뿐인 국책사업을 펑펑 쏟아내면서 그 돈은 국민 주머니에서 꺼내면 된다는 봉건적 苛斂誅求가렴주구의 徵稅觀징세관을 겁없이 떠들어 댔는가. 무엇이 그리 자신만만해 공연히 同盟동맹을 흔들고 그 때문에 自主國防자주국방이란 속 빈 구호를 위해 앞으로 수백조원을 쏟아 부어야 하는 사태를 걱정하는 보통 국민들을 守舊수구로 몰아세웠는가. 얼마나 귀가 막혔기에 ‘21세기 세계의 標準時표준시’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라며, 과거에 쏟을 시간과 정성이 있으면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국민의 소리가 들리지 않았는가. 그 소리를 귀에 담기는커녕 ‘과거를 캐야 미래의 金금이 나온다’는 自閉的자폐적 御用어용역사가의 曲學阿世곡학아세를 앞세워 정부 모든 부처를 과거를 캐는 공사판으로 만들어 버리지 않았는가. 무슨 원한이 그렇게 맺혔기에 4700만 국민을 서울과 지방으로, ‘좋은 대학 나와 출세한 분’과 나쁜 대학 출신으로, 강남과 강북으로, 미국에서 대학 나와 미국보다 더 미국을 좋아하는 사람과 미국 싫어하는 사람으로 나누고 쪼개고 찢었는가.


열린우리당이 黨당의 해체가 아니라 再生재생을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면서 신음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먼저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집권당의 국민에 대한 禮儀예의다. 열린우리당이 스스로에게 진심으로 간절하게 묻는다면 그 대답은 한 가지로 모아질 것이다. 바로 오만과 독선이다.


대한민국의 큰 역사에서 보면 열린우리당은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 나라를 경영할 限時的한시적 권한을 위임 받은, 시대에서 시대로 건너가는 하나의 다리일 뿐이라는 겸손과 겸양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랬기에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어떻게 세워졌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누가 목숨을 바쳤고, 누구의 땀방울을 딛고서 세계 最貧國최빈국에서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올라섰는가를 돌아보고 감사하는 인간으로서 기본적 예의마저 팽개친 것이다. 마치 자신들이 대한민국을 세우고 지키고 쌓아올린 것처럼, 진정한 대한민국은 자신들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처럼, ‘대한민국의 역사는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한 역사’라며 대한민국과 앞선 세대를 모욕했던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오늘의 위기가 대한민국을 모독하고 훼손한 데 대한 應報응보라는 사실을 바로 보아야 한다.


입력 : 2006.06.07 23:06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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