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念논쟁회피 2007년 大選 불투명
해외언론, 5.31선거 친북좌파정권에 ‘F학점’ 분석
한국정치 사상 최악의 집권여당 패배로 끝난 5·31지방선거의 결과와 관련, 노무현 대통령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가운데 여야(與野) 정치권 및 국내 주요 언론들은 여당참패의 주요 요인 중 하나인 노정권의 친북·좌파(親北·左派) 성향을 지적하기 보다 오히려 핵심적인 이념문제를 회피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2일 열린 정책홍보토론회에서 “선거패배가 나에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며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사실상 부정했다. 그는 또 “한 두 번 선거로 나라가 흥하고 망하는 것이 민주주의가 아니다. 그동안 추진해 온 정책과제를 충실히 최선을 다해 이행하겠다”며 선거를 통해 드러난 민심과 민주선거제도의 의미를 무시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노무현정부와 여당에 대한 총체적인 ‘국민적 심판’이라는 것이 대체적 분석이다.
선거 직후 MBC가 여론조사기관에 의뢰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인 50%가 여당의 패인을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실패’로 꼽았고 33%는 ‘열우당의 역할 부재’를 지적했다. 문희상 전 열우당 의장도 “선거 결과는 열린우리당과 노정권이 탄핵을 당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정운영의 실패 요인으로는 북한에 대한 무조건적 양보, 한미관계 악화, ‘양극화’ 조장 등에서 드러난 친북·좌파성향의 핵심정책과 이로부터 야기된 국민들의 안보· 경제적 불안심리 등이 지적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5일자에서 북한에 대한 유화정책의 실패를 경제문제와 함께 노정부의 패인으로 꼽았다. 신문은 북한에 대해 ‘조건 없이 제도적·물질적 지원을 하겠다’는 노 대통령의 몽골 발언 등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노대통령은 북한에 당근을 주는 대신 굴욕을 얻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은 2일자에서 “한국 국민들이 노정권에 ‘F학점’을 줬다”면서 그 원인으로 한미관계 악화, 대북문제를 꼽았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도 1일자에서 노정권의 친북노선을 주요 패인으로 지적했다.
한편 국내언론들은 노정권의 이념문제를 이슈화하지 않고 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등 이른바 보수언론들도 열우당의 패인을 “집값 폭등, 세금폭탄, 경기침체에 민심이 떠났다” “무능에 대한 누적된 민심 이반(離反)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신문은 특히 전문가 대담을 통해 보수와 진보의 이념적 대립을 경계하고 나섰다.
이주천 원광대 교수는 “남한 내에서 보수우파와 친북좌파 간에 사활을 걸고 싸우는 이념전쟁과 그들의 국제적 연대의 심각한 실상을 언론이 외면하고 있다”며 “향후 우리 사회가 균형적이고 중도 통합적인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으면서 ‘그래도 내일은 태양이 뜨고 지구가 돈다’는 식으로 변명한다면 할 말이 없다”고 지적했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은 “보수언론이라고 일컬어지는 신문 조차 5·31선거의 의미를 피상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몰라서가 아니라 이념적으로 상황을 분석하기를 꺼려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선거 결과 현 정권의 친북좌파적 기조가 변화한다거나, 한나라당과 보수세력이 결집·강화돼 2007년 정권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은 부정적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을 뽑는 지방선거는 기본적으로 국방, 외교, 정보, 대북, 경제정책 등 중앙정부의 업무와는 관련이 없고, 한나라당의 압도적승리가 노무현정권과 열린우리당의 자동 쇠락으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상돈 중앙대 교수는 '2007년 대선에서는 보수후보가 난립할 가능성이 높다'며 '노대통령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뤄질 대선은 5.21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보수는 5.31선거에서 그들의 원칙과 정책을 한나라당에 반영시키기는 커녕 요구하지도 못했다'면서 '보수는 한국정치가 감성에 따라 움직이는 40%의 유권자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하지만, 진보도 아니고 보수도 아닌 이들의 가식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범수기자
이념논쟁 회피하면, 大選에서 보수 필패
- 미래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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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6-09, 17: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