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광고 속 박지성 가슴 '한반도기' 논란
한 맥주 광고 속에서 박지성 선수가 가슴에 부착하고 나온 파란색 한반도기가 일부 보수단체들의 거센 반발로 지워지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문제의 광고는 지난달 말부터 지상파 방송을 타고 있는 하이트맥주 CF ‘즐거운 상상-월드컵’편. ‘만약 대한민국이 월드컵에서 우승을 한다면?’이란 주제로 영국 현지에서 제작된 이 광고는 박지성 선수가 FIFA 관계자들과 동료 선수들에게 둘러싸여 월드컵 트로피에 입을 맞추는 등 우승 상황을 가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박지성을 비롯한 국가대표팀 선수로 등장한 모델 전원의 가슴에 그려진 파란색 한반도기가 일부 네티즌들의 눈에 포착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몇몇 보수 단체들은 “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선수가 태극기가 아니라 한반도기를 다느냐”며 “태극기를 무시하고 북한과 남한 내 친북단체들이 즐겨 사용하는 한반도기를 광고에 낸 것은 국민을 무시한 폭거”라고 주장했다.
급기야 라이트코리아(공동대표 강승규, 봉태홍) 등 13개 단체들은 1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맥주 본사 앞에서 ‘하이트맥주 한반도기 부착 광고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전국적인 불매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해당 광고는 한반도기가 대한민국의 상징이 아님에도 대한민국의 상징으로 착각하도록 만들고 있다”며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결국 하이트맥주측은 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통해 박지성 선수를 비롯한 모델들의 가슴에서 한반도기를 지우겠다고 밝혔다. 하이트맥주 광고팀 김지동 차장은 13일 “CG작업을 통해 박지성 선수 등의 가슴에서 한반도기를 지운 교체용 테이프를 어제 각 방송사에 전달했다”며 “목요일 부터 수정된 CF가 방송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회사측은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CF를 수정했지만 보수 단체들의 정치적 공세에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김 차장은 “광고에 무슨 정치적 의도가 있겠느냐”면서 “광고 대행사를 통해 CF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애초에 국가대표선수 유니폼을 그대로 쓰고 싶었지만, 월드컵 공식 후원사가 아니기 때문에 축구협회 공식 문양과 대표선수단을 상징하는 태극기를 사용하지 못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고육지책으로 올림픽 때나 남북축구대회 때 쓰인 한반도기를 부착하게된 것”이라며 “예전에 모 휴대전화 TV 광고에 한반도기가 나온적도 있어서 문제가 없을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태극기를 선수 유니폼에는 쓰지 못했지만 응원용으로 쓸 수 있었기 때문에 광고 속에서 선수들이 태극기를 들고 그라운드를 돌거나 관중석에서 대형 태극기가 올라오는 장면 등은 연출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재은 기자 2ruth@chosun.com
하이트 맥주, 한반도기 지우기로!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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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6-13, 15: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