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도자들은 북한과의 동맹관계를 ‘순치(脣齒)보다 더 가까운 사이’로 간주해왔지만, 自國 기업들이 투자 기회를 찾아 평양거리를 돌아다닐 정도는 아니라고 여겨왔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이 지금 평양에서 일어나고 있다. 전례 없는 중국의 對北투자는 파산지경에 이른 김정일 정권에 구명선을 제공했고,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을 중단시키려는 미국의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북한의 최대 교역 파트너로서 북한 무역 총액의 52%를 점유하고 있다. 이 같은 유대 관계는 계속 커지고 있으며, 양국의 무역규모는 지난해 前年대비 14.1%가 증가한 16억 달러에 이르렀다. 이 같은 통계자료는 투자보다 무역을 반영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기업들이 북한에 넘쳐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의 여러 호텔과 레스토랑들이 중국 자본의 통제를 받고 있다.
김정일 정권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는 평양의 제일백화점은 현재 중국의 ‘선양중쉬그룹(Shenyang Zhongxu Group)의 手中에 들어간 상태이다. 중국의 가장 큰 이해관계의 초점은 바로 광물자원과 인프라다. KOTRA에 따르면 광물자원은 지난해 북한과 중국간 전 무역의 21%를 차지했다. 여기에는 북부도시 무산철광의 광업권 획득과 나진항의 50년 임차 등의 거래가 포함되어 있다.
중국의 對北 투자는 단순히 이익을 추구하는 중국 기업들의 자발적인 동기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분명한 지향점이 있다. 중국의 對北 투자가 활기를 띠기 시작한 시기는 2001년으로 이 당시에도 북한은 여전히 궁핍한 상황에서 전혀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이는 중국이 북한의 현상유지를 할 수 있도록 더 많은 투자를 하기로 전략적인 결정을 했음을 암시하는 증거이다.
실패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정일 이후의 북한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북한이 내부의 정치적 위기로 인해 붕괴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이유는 중국의 국경지역이 불안해지고 難民위기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중국은 북한의 붕괴가 독일통일 시나리오의 재판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통일 한국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이 상황에서 미군이 잔류하면 중국은 반세기前 한국전쟁 기간 동안 방어를 위해 수십만의 목숨을 잃었던 것을 상기하며 국경지역에 군을 배치할 수밖에 없게 된다. 역사적인 배경은 뒤로 제쳐두더라도 對北투자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적대적 이웃의 浮上을 막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비록 이 같은 중국의 전략이 성공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중국은 차선책을 마련할 것이다.
북한에 대한 실질적인 경제적 영향력을 획득함에 따라 중국은 김정일의 후계자가 누가 되더라도 중국에 적대적으로 나가는 정책을 취할 경우 아주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각인시킨 것이다. 중국은 북한이 거대한 인권유린이 지속되는 것에 대해서는 상관하지 않는다. 인권문제는 중국의 관심사가 아니다.
중국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라고 압력을 넣지도 않을 것이다. 중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지 않는 방향으로 對北정책을 선회하면, 김정일 정권의 붕괴를 자초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남북한, 미국, 일본, 러시아가 참여하는 6자 회담의 주도권도 놓지 않으면서 이를 훼방하는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이유는 6자회담은 북한 경제를 소생시킴에 있어 국제원조를 받기 이전에 북한이 핵 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이미 경제 개혁을 되돌리고 사회통제를 강화할 정도의 충분한 경제능력을 보유했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국가배급제도를 다시금 부활시켰고, 시장에서 곡물판매를 금지시켰다.
국내여행규제는 예전보다 더 엄격하게 적용시켰으며, 식량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굶주린 주민들을 외면하고 있다. 중국으로부터의 막대한 對北투자는 김정일 정권의 경제개혁을 늦추게 만들고 있으며, 모든 것을 과거로 되돌려 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6자 회담에서 북한의 양보를 받아낼 동기를 잃게 만들었다. 아마도 북한의 체제는 바뀌겠지만 중국의 對北 지원은 북한의 급변사태가 발생할 때까지 계속 될 것이다.
[원제] Bankrolling Pyongyang
[출처]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07/04
[필자] 안드레이 란코프(Andrei Lankov), 호주 국립대 교수(역사학)
번역-정리 김필재 코나스 객원기자(현 프리존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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