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호 교수 ‘로마 北인권대회’ 개막연설

"우리가 도덕적으로 분노하는 이유는 우리가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죄책감과 분노 때문입니다”
“北 인권문제는 세계가 함께 풀어야”
이인호 교수 ‘로마 북한인권국제대회’ 개막연설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막된 제4회 북한인권국제대회’ 기념연설에 나선 이인호 명지대 석좌교수는 “북한인권문제는 인위적 재앙으로, 이와같은 비인간적 행동들이 다른 곳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전 세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번 대회는 미국 프리덤하우스가 이탈리아 좌파 연합진영인 TRP(Transnational Radical Party. 초국적 진보당)와 함께 TRP컨퍼런스 홀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진행한다. 이 교수는 지난 해 12월 서울에서 열린 ‘2회 북한인권국제대회’의 공동대회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그는 “북한 인권 문제는 인위적이고 계획적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면서 “우리가 도덕적으로 분노하는 이유는 우리가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죄책감과 분노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수 많은 북한 피해자들의 고통을 풀어주고 단축시키기 위해서만 행동하는데 그쳐서는 안된다'면서 '이와(북한과) 같은 인간적인 행동들이 다른 곳으로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북한인권문제에 소극적인 한국 정부와 국민들의 자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北인권참상 막지 못한 것은 인류의 책임”

이 교수는 '서울에 있는 한국 정부의 입장은 여전히 모호하다'면서 '북한문제 해결방안을 두고 대한민국이 첨예하게 나뉘어져 있는 상태이며, 과도한 대립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우리는 다양한 의견, 경험 및 정보의 교환을 통해 당면한 과제를 보다 명확하게 정의하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을 찾을 수 있기 바란다”고 밝혔다.

대회에는 ‘초국적 진보당’의 창립자인 유럽의회의 마르코 파넬라 의원, 엠마 보니노 유럽당당 장관, 지아니 베르네띠 이탈리아 외무부 인권 및 아시아담당 차관, 세르지오 델리아 이탈리아 의회 외교위원회 위원 등 이탈리아 정부와 의회의 고위 인사들과 국제 NGO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 아래는 개막연설 전문


귀빈 여러분, 그리고 친애하는 참석자 여러분!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워싱톤에 위치한 프리덤하우스(FreedomHouse)와 이탈리아에 있는 다국적급진당(Transnational Radical Party)이 이탈리아나 유럽의 일상적인 문제와는 별 상관이 없는 일로 인해 하나로 맺어진 특이한 한 쌍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오히려 이와 같이 다른 성격을 가진 단체들이 공동 주최하고 이 대회의 주제가 북한 인권 문제라는 사실 자체가 이제 이 문제가 더 이상 양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피할 수 없는 문제라는 점을 보여주는 좋은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대표단으로 참석한 15명의 사람들을 대신하여 이탈리아 정부를 포함한 주최 측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역사적인 로마에서의 이번 회의는 벨기에, 노르웨이 및 다른 유럽 국가에서 있었던 여러 대회에 이어 개최됩니다. 저희들은 북한 인권 문제, 특히 공개처형과 종교자유의 문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다시 가질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어떤 분들에게 이 주제는 생소할 것이며 그런 분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저희들은 여기에 모였습니다. 이미 잘 아시는 분들에게는 용납할 수 없는 이 문제들에 대한 최근의 정보를 제공해 드리고자 합니다. 저희들의 기대는 여기 참석하신 여러분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영향력이 있고 다양한 자원들을 활용하여 오래되고 용인할 수 없는 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창조적인 방법들을 찾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오늘날 우리들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재앙과 불행에 대한 뉴스들이 더 이상 우리들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와 닿지 않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수많은 동료 인간들이 상황을 바꿀 수 있는 도움이나 지원을 받지 못하여 고통과 잔혹한 죽음 가운데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재앙은 우연히 또는 자연적인 현상으로 일어납니다.

그러나 북한 인권 문제가 다른 인간의 고통과 다른 점은 그것이 인위적이고 계획적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도덕적으로 분노하는 이유는 우리가 해야 하고, 할 수 있으며,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죄책감과 분노 때문입니다. 우리는 인간이 만든 재앙과 공포의 소용돌이 속에서 고통 받고 있는 수많은 북한의 피해자들의 고통을 풀어주고 단축시키기 위해서만 행동하는데 그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는 그와 같은 비인간적인 행동들이 다른 곳으로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방지해야 합니다.

한국의 대표단으로 참석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북한에서의 고통과 공포를 직접 경험한 분들로 인간이 살 수 없는 황야를 헤매며 탈출을 한 사람들이거나 북한의 폭력과 강압의 소용돌이 속에서 가족의 일원들이 희생당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이미 홀로코스트의 이야기들에 익숙한 사람들에게조차 충격을 줄 이야기를 들려주고 사진들을 보여줄 것입니다.

그와 같은 행위가 오늘날과 같은 인권과 자유의 시대에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자존감을 가진 세계 시민들의 양심과 지성에 대한 모욕입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인해 유엔, 유럽 연합과 미국은 모두 북한의 인권 문제를 다루는 결의안이나 법을 채택한 것입니다.

한국인의 한 명으로 국제사회가 저희들에게 보여준 우정과 단결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한국인들은 부끄럽게도 이 문제를 스스로 힘 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음을 인정합니다. 우리는 다양한 의견, 경험 및 정보의 교환을 통해 이 회의에서 우리가 당면한 과제를 보다 명확하게 정의하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을 찾을 수 있기 바랍니다.

여러분들 중 일부가 이미 안타깝게 깨달으셨듯이 서울에 있는 한국 정부의 입장은 모호합니다. 남북한 문제는 너무나 복잡하여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 대한민국은 첨예하게 나뉘어져 있습니다. 강경파와 온건파는 한 때 공산주의가 유럽에서 의미 있는 대안으로 남아 있을 당시와 비교해도 과도한 대립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회의가 끝날 때쯤에는 여러분들이 이와 같은 모순된 상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지혜와 도덕적인 용기는 북한의 인권 문제, 특히 공개 처형과 종교의 자유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할 것입니다. 이런 목적을 위해 함께 일하면서 갖게 될 서로에 대한 더 깊은 존경심과 우애는 우리들을 북한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 이상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 세상을 우리 모두와 자손들을 위한 평화와 번영의 장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저는 이와 같이 훌륭하고 가치 있으며 고귀한 기회를 만들어주시기 위해 노력한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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