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쫓던 개

미국엔 주먹질, 일본엔 욕설, 北의 김정일에게 굽실거리는 오늘의 대한민국 꼴은 '닭 쫓던 개'와 비슷하다는 느낌이다.
닭 쫓던 개



남북장관급회담에 참석했던 북의 대표단이 그 회담를 결렬 시키고 부산을 떠났다. 떠나면서 남측에 대해 인사 한 마디 없이 욕설만 퍼부었다고 전해 진디.

그 회담이 시작될 때부터 북의 태도는 심상치 않았다. 군을 다른 무엇보다도 소중히 아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미사일을 쏘아 올렸기 때문에 남한의 인민들은 크게 덕을 보고 있다는 식의 말도 안 되는 수작을 늘어놓다.

북의 대표는 회의장을 떠나면서 “남측은 모처럼 열린 장관급회장을 무산시키고 북남관계에 예측할 수 없는 파국적 결과가 발생한데 민족 앞에 응당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번 회담을 무산시킨 남측의 처사를 엄정하게 계산할 것”이라고 경고까지 했다.

북 대표단은 미사일 발사에 대한 사과는커녕 오히려 그 선전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장관급회담에 응한 것이었다.

그런데 어느 일간지에는 지난 13일 부산 해운대의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남과 북의 대표가 작별인사를 나누는 장면이 크게 실려 있었다. 북측 대표 권호웅의 표정은 비교적 당당하게 있었고 남측대표 이종석의 표정은 어색할 뿐 아니라 어이없다는 그의 속마음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 사진을 보는 순간 우리의 재래 속담 “닭 쫓던 개가 지붕만 바라 본다”라는 한마디가 생각났다. 미국을 향해 주먹질하며 일본 향해 욕설을 퍼부우며 동족이라는 미명하에 북의 김정일에게 굽실거리는 오늘의 대한민국 꼴이 “닭 쫓던 개”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든다는 말이다. 앞으로 한 1년 반은 지내야 대한민국이 제구실을 하게 되겠는가.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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