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이자 북한인권운동가인 독일인 노베르트 폴러첸 박사가 14일 외교통상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게 폭력을 당했다./사진제공 강인구 전 탈북난민보호운동본부 조사국장
폴러첸 씨는 지난 12일부터 사흘째 ‘Freedom for North Korea’(북한 주민에게 자유를)가 적힌 피켓을 들고 무기한 단식 시위 중 이었으나, 14일 오후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대사들이 갑작스레 외교부를 방문하면서 수십여 명의 경찰과 경호인력 으로부터 제지를 받은 것.
이 때문에 경찰에 의해 인근 숲 속으로 끌려간 폴러첸 씨는 오후 3시 30분경, 자신이 처음 시위를 하던 장소인 외교부 정문 앞으로 걸어갔으며, 이를 제지하는 경찰과 경호인원에 의해 땅에 내동댕이쳐졌다. 이 과정에서 폴러첸 씨는 나무에 부딪히고, 바닥에 충돌해 코피를 흘리는 등 상해를 입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외교부에 중요한 행사가 있어 ‘조치’를 취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폴러첸 씨가 움직이지 않아 ‘치안 목적상’ 들어서 옮긴 것”이라며 “폴러첸 씨가 갑자기 일어나 어디 론가로 뛰어가기에 다시 제지했는데 단식을 해서 힘이 없어서 그런지 넘어졌다”고 폭행설을 부인했다.
이 같은 경찰 증언에 대해 폴러첸 씨의 지인으로 이날 사건을 목격한 강인구 전 탈북난민보호운동본부(CNKR) 조사국장은 15일 <프리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 도착하기 수 분 전, 계속 연락을 취하며 대통령의 동선을 관리하던 청와대 직원들의 낌새가 이상했다”며 다음과 같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십 수 명의 경찰들이 달려들었다. 한 번에 폴러첸을 들어 올렸다. 경호원과 경찰들의 태도는 준법시위를 하는 일반인들에게 하는 태도라고 믿기 힘들게 거칠었다. 주위에 사진 찍는 사람들을 밀치고 협박성 발언까지 쏟아냈고, 들고 가던 폴러첸 씨를 풀숲으로 던져 버렸다.”
그는 이어 “한 30여분을 쉬던 폴러첸이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려고 시도를 하자, 이번에는 경찰이 프로 레슬링에서 볼 수 있는 ‘헤드록’을 사용해 폴로첸을 넘어뜨렸고, 이 과정에서 폴러첸 씨가 안면을 가격당한 것 같다. 양쪽 코에서 피가 줄줄 흘렀다”고 말했다.
경찰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이날 장면을 사진에 담고 있던 강 씨에게도 욕설을 퍼부으며 “외국인이 시위하는데 빌붙어서 뭐해 먹으려 하느냐”고 비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폴러첸 씨는 사건 발생 후 독일 대사관에 전화해 이날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으며, 대사관의 공식적인 개입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독일정부가 만일 이번 사건을 ‘자국민 폭행 사건’으로 규정할 경우 자칫 외교적인 문제로 비화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폴러첸 씨는 사건 발생 전인 14일 오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피골이 상접한 북한어린이들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김정일 치하의 북한 어린이들은 마음대로 배불리 먹고 마실 권리조차 없다. 이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고 싶다. 오늘 노무현 대통령이 외교부 앞을 지나갈 거라 하는데 나는 그에게 할 말이 없다. 단지 내가 든 피켓을 보고 북한어린이들을 한번 만이라도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지쳐 쓰러질 때까지 이 자리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