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 노회찬 의원에게 보내는 공개편지'
존경하는, 아니 솔직히 말해서, 존경하지 않는 노회찬 의원,
귀하는 지난 20일 이곳 워싱턴에 나타나 몇몇 동포들과의 간담회에서 미국을 맹비난하고 북한 정권을 적극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고 동포신문에 보도된 것을 보았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귀하 같은 사람들 때문에 북한 김정일 정권이 남한은 적화가 다 되었다고 오판하고 어떻게 해서든 하루라도 정권을 더 유지하려고 발버둥치게 만들고, 그 결과 2200만 북한 동포들의 고통은 연장되고 우리 민족의 통일은 지연되고 있소.
신문보도가 틀리지 않는다면, 귀하는 다른 두 당 의원들과 함께 FTA협상을 위한 이른바 '의원외교'를 하기 위해 이번에 미국을 방문하고 있소. 그런데 워싱턴 지역 전 현직 교포단체장들 몇명을 불러놓고 FTA 얘기보다는 미국이 얼마나 사악한가, 김정일 정권이 얼마나 억울하게 미국한테 당하고 있는가를 역설했다니, 기가 막히오. 귀하는 워싱턴 일대에 거주하는 우리 동포들이 모두 다 그날 귀하를 만나러 나타난 사람들 같다고 생각하고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그런 소리를 했는지 모르지만, 우리 '보통' 워싱턴 교민들을 그렇게 우습게 보면 안되오.
존경하지 않는 노회찬 의원,
귀하는 미국이 사실은 6자회담 재개에는 관심이 없고 북한 정권을 말살하려고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6자회담 참가를 거부하고 미사일까지 발사했다고 말했다 하오. 그러자 어느 동포가 북한이 미국 돈을 위조했기 때문에 미국이 경제 제재를 취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고, 귀하는 북한이 위조달러를 만들었다는 증거가 없다고 단언했다고 보도되었소.
노회찬 의원,
북한이 가짜 미국 돈을 찍어낸다는 것은 이제 국제 사회의 상식이오. 북한 외교관들이 위조 달러를 들고 다니다 적발된 것이 한두 번이 아니고, 심지어 북한과 접촉해오던 북(北)아일랜드 노동당 당수가 작년 10월 위조 달러를 유통시키다 잡혔소. 오죽했으면 최근엔 중국은행(Bank of China)이 북한 계좌를 동결했다는 보도까지 나왔겠소. 북한 내각총리를 지낸 사람의 사위이며 북한 외화벌이 일꾼이었던 강 아무개씨가 탈북하여 평양에는 위조지폐 찍어내는 공장이 있다고 증언한 일도 있소.
남의 나라 돈을, 그것도 국제 무역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는 미국 달러화를 위조하여 유통시킨다는 것이 미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 질서를 얼마나 교란시키는 행위인가는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오. 그런데 북한 정권은 태연히 그런 짓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마약까지 밀조하여 외화벌이를 하고있다니, 그게 범죄 집단이지 무슨 국가요?
존경하지 않는 노회찬 의원,
귀하는 또 '미국이 (이슬람 테러단체) 헤즈볼라 공격을 명분으로 이스라엘로 하여금 레바논을 침공케 하여 수백명을 죽게 만들었다'고 미국정부를 비난했다고 보도되었소. 그 보도가 사실이라면 귀하는 중동문제에 대해 그렇게 깊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 않소. 이스라엘은 작년에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가자지구를 되돌려주었소. 그곳에 수십년 살던 이스라엘 국민들을 강제로 철수시켰소.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자지구를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의 전초기지로 만들어 평화롭게 살기를 바라면서 그것을 돌려주었소. 그러나 팔레스타인 테러단체 ´하마스´는 가자지구를 이스라엘 공격 전진기지로 만들어, 툭하면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심지어 이스라엘 군인들을 납치하기까지 했소.
또 ´헤즈볼라´가 무엇이오? 이란과 시리아의 물질적 지원을 받아 독립국가 레바논의 남부 이스라엘 접경지역을 일종의 치외법권 지역으로 만들고 역시 이스라엘 공격 전진 기지로 이용하여, 툭하면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이스라엘 군인들을 납치했소. 헤즈볼라 역시 가자지구의 하마스 같이 이스라엘이라는 국가를 없애는 것을 목적으로 생긴 테러단체 아니요?
이렇게 말하면 귀하는―만일 귀하가 중동 역사를 좀 안다면―이스라엘은 애초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국가가 아니냐고 반문할지 모르겠지만, 그게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오.
이번 중동 사태도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군인들을 납치했기 때문에 시작된 것이오. 물론 이스라엘의 반응이 도가 좀 지나친 점이 있긴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번 기회에 아예 헤즈볼라를 레바논 남부에서 몰아낼 결심을 한 것 같소. 이번 충돌로 수백 명이 죽은 것은 분명 애통한 일이지만, 헤즈볼라가 레바논의 무법자로 남아있는 한, 그들의 테러로 머지 않은 장래에 어차피 무고한 사람들이 그만큼 죽게 되어 있었소.
존경하지 않는 노회찬 의원,
귀하는 미국이 이라크 전쟁을 일으키고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묵인하는 등 '힘을 앞세워 정의를 짓밟고 있다. 미국이 저지른 범죄에 비하면 북한 정권이 저지른 범죄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경미하다'고 말한 것으로 동포신문이 보도했소. 귀하는 또 '이성과 도덕이 지배해야 하는 21세기에 미국이 자행하는 범죄에 한국 언론이 침묵하는 것은 이해할수 없다'고도 말했다 하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모르긴 몰라도 귀하는 아마도 미국이 1950년 6.25전쟁에 참전한 것도 범죄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 같소. 미국의 6.25 참전 정당성에 대해서는 필자가 이미 많이 썼으므로 여기서 재론하고 싶지 않지만, 이 말 한 마디는 꼭 하고 싶소. 미국이 김일성의 남침을 저지해 한반도 적화통일을 막아주지 않았더라면, 대한민국 국회의원 노회찬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오. 말이 났으니 말인데, 귀하가 속한 민주노동당의 이른바 통일 강령을 만들어준 사람이 바로 평양 만경대 김일성 생가라는 곳에 가서 '만경대 정신 이어 받아 조국통일 완수하자'라고 방명록에 썼다는 강정구씨라면서요? 민노당이 어떤 식의 통일을 원하는지 대충 짐작이 가오.
이제 결론을 짓겠소.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고 우리 민족이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김정일 정권이 민주화되든지 아예 없어져야 한다고 나는 생각하오. 북한에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이 왜 필요하오?
이렇게 말하면 당신은 틀림없이 미국이 김정일 정권을 붕괴시키려고 하니까 김정권은 자위 수단으로 그런 무기를 가지게 된 것이라고 변명해줄 것이오. 그건 맞소. 그러나 그 무기들은 김정일 정권 방어용이지 2200만 북한 동포 방어용은 아니란 말이오.
김정권이 그런 대량살상무기로 미국을 막아내고 정권을 천년만년 유지할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유치한 발상이오? 김정일이 자자손손 정권을 유지하려면 북한을 민주화하고, 시장 경제 도입하여 최소한 중국이나 베트남 정도로 자유로운 사회를 건설해서 인민들의 지지를 받아야하오.
베트남을 한번 보시오. 베트남은 미국과 싸워 이긴 유일한 나라요. 그런데도 베트남은 미국의 보복이 두려워 핵무기나 미사일 만들지 않았소. 대신 그들은 인민들에게 많은 자유를 허용하고 시장경제 도입하여 미국과 국교 트고 경제교류 활성화시켜 지금 베트남 상품이 미국 시장에 넘쳐흐르고 있소. 미국이 수입하는 섬유와 의류 제품의 3.2%가 베트남 제품인데도 베트남은 이것도 적다고 지금 더 늘리려 하고 있소. 베트남은 지난 5년간 50%의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룩하여 지금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경제의 하나가 되었고 러시아도 가입하지 못한 WTO(세계무역기구)에 금년 내로 가입이 허용될 전망이오.
6.25전쟁이 끝난 지 56년이 지나는 세월 동안 북한은 뭘 했소? 김일성·김정일 부자 세습독재 정권 유지하는데만 정신을 쏟았소. 옛 소련이 붕괴되고 동유럽 공산국가들이 모두 민주화, 시장경제화하는 동안에도 북한 정권은 자기들 식대로 살자면서 문 꼭꼭 걸어잠그고 '위대한 수령님' 찬양가만 부르다가 오늘날 세계에 손 내미는 구걸정권, 불량정권으로 전락하여 온 세계의 조롱을 받고 있지 않소?
덕분에 이렇게 무능한 정권을 교체할 제도도 힘도 없는 북한 우리 동포들만 직사하게 고생하고 있는 것을 노회찬 의원 당신은 정녕 모른단 말이오?
지금은 존경하지 않지만 앞으로는 존경하게 될지도 모르는 노회찬 의원,
귀하와 민주노동당은 무조건 김정일 정권을 비호하고 싸고돌 것이 아니라 김정일에게 베트남을 닮으라고 강력히 권고하는 것이 정도라고 나는 생각하오. 김정일에게 김씨 세습독재 포기하고 중국과 베트남 같이 집단지도체제 채택하고 시장경제 도입하는 것만이 김정일 자신이 사는 길이고 북한 동포들이 사는 길이며 우리 한민족이 다시 하나가 되는 지름길이라고 제발 좀 일러주시오.
7월24일
워싱턴에서
[재미작가 조화유]http://blog.chosun.com/wyjoh
"존경하지 않는 노회찬 의원에게"
- 조화유
-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2006-07-25, 1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