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하여-
사랑하는 오케톡톡 친구여러분-
안녕하세요?
지금은 11시 35분-이제 선거현장에서
겨우 돌아와 후유-하고 컴퓨터앞에 앉았습니다.
하루종일 '기호2번'을 외치며
누볐더니 허리도 뻐끈하고 손도 팔도 아프고-
발바닥에서는 불이 나네요.목도 아프구요.
하지만 '이건 아무것도 아니다'싶습니다.
아프다는 소리조차 할 수 없지요.
왜냐면---
저 오늘 북한에 의료활동을 했던
인권운동가 플러첸씨를 만났거든요.
김정일이 굶겨 죽이는 불쌍한 북한 어린이들을
생각하며 플레천씨는
2주째 단식중이었습니다.
방금 인터넷을 둘러보니
저녁 6시께 몸에 이상을 느껴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다행스럽지만 플러첸씨 상태가 영 좋지 않아
걱정이 많이 됩니다.
오늘 가면서도 '참 전여옥-너도 무심하지?
독일인 플레첸씨가 북한인권을 위해
단식투쟁을 하는데
한국인인 너는 어떻게 지금 가볼 수 있니?'하며
꾸짖었습니다.
제가 전대에, 수재골프사건에, 보궐선거에
여러 핑계는 다 댄다해도
궁색할 뿐이고 면목없는 일이지요.
플러첸씨를 만나러 가는데
라디오에서는 반기문외교부장관이
유엔사무총장 예비투표에서 1등을 했다는
다소 흥분한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유엔사무총장 예비 후보 1등-
북한 인권에는 눈감는 우리 정부의 외교수장?
유엔사무총장이라--'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있는 외교입니까?
반기문장관은 왜 유엔사무총장이 되려고 합니까?
노무현대통령이 권유해서 외에는
답이 없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외교수장으로서
반기문장관은 '북한인권문제'에 대해서는
강건너 불구경내지는 수수방관하며
'제 일이 아니올씨다'하며 그동안
납짝 엎드려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가 통외통 상임위에서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아무리 꼬치꼬치 물어도
거의 '모르쇠'수준으로 들으나 마나한
'외교적 답변'으로 일관했습니다.
반기문장관은 종합청사앞에서
단식시위를 하는 플러첸씨를 보면
뭐라고 했을까요?
어쩌다 이 나라가 이렇게 되고
우리는 염치없는 국민이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북한의 참담한 인권탄압상황을 보고
플러첸씨는 국제사회를 향해
몸을 던져 호소해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북한의 기아'는
김정일의 인재라며
그의 목숨을 걸고 북한의 실태를
고발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비상한 에너지가 넘쳤던 플러첸씨는
2주째 단식으로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했습니다.
'조심하셔야지요, 하실 일이 얼마나 많으신데-
이제 그만 하시고 건강을 돌보셔야 합니다.'
제 우려에 플러첸씬는
'제가 의사라서 제 몸은 잘 알아요.
심장이 좀 불편한 것 외에는-
견딜수 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담담하고 의연한 태도로 말했습니다.
기운이라곤 털끝만큼도 없는 플러첸씨에게
자꾸 말을 시키는 것이 더 폐가 될 듯해
발길을 돌렸습니다.
저를 따라온 한 기자가 물었습니다.
'왜 이제 왔느냐?'고
할 말이 없었습니다. 우리들 모두의 무심함에 얹힌 저에 대해-
그 기자는 또 물었습니다 .
'개인 자격으로 왔냐? 한나라당의 최고의원 자격으로 왔나?'
그 말에는 답답하기도 하고
제 스스로에게 화도 나서 한마디 했습니다.
'그것이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단식투쟁을 하는
플러첸씨가 안타까워 왔는데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왔는지 뭐가 그리 중요하냐?'고
말입니다.
첼리스트 요요마는
윤회가 있다면 사람이 아니라
벌레로 태어나고 싶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명성과 재능을 모두 가진 요요마도
삶의 무게가 우리 보통 사람처럼
버겁고 힘들었나 봅니다.
플러첸씨의 단식을 지켜보는 제 마음이
너무도 무겁고 버거웠습니다.
우리 자신은 뭘하나? 꼬박꼬박
세 끼니 챙기며 도대체 너는 뭐했니?라고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차를 타고 '현실적 상황'속에 다시
유세현장으로 가면서
저는 요요마의 말을 떠올렸습니다.
'인간은 정말 이상한 존재예요.
다른 사람을 때리고 죽이고 전쟁터에서
살해하기도 하고--
반면에 다른 사람을 위해 목숨을 내놓기도 하고
자신의 신념에 지키기 위해
목숨을 버리기도 하지요-
정말 인간은 이상한 존재예요'
인간은 이상한 존재라는 요요마의 독백-
바로 이 인간의 이 상반된 '존재의 모습'이
바로 우리 인간을 '인간답게'
가장 '인간적인 모습'으로 남게 했나 봅니다.
물론 인류의 역사는
악한 인간이 아니라
신념을 위해 목숨을 버린 인간,
타인을 위해 대신 죽어간 인간들에 의해
만들어 졌습니다.
플러첸씨의 북한인권을 위한
'헌신'-또 하나의 '인간의 역사'로
남을 것입니다.
2006년 7월25일
전여옥 올림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하여
- 전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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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7-26, 09: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