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이 민심에 의해 탄핵당했다”

민주당에 대한 지지라기보다는 민심이 정권에 더 타격을 줄 수 있는 카드를 찾은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26일 치러진 4곳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2004년 3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주도했던 조순형 민주당 후보가 서울 성북을에서 당선됐다. 서울 송파갑에선 맹형규, 경기 부천소사 차명진, 경남 마산갑 이주영 후보 등 한나라당 후보들이 모두 낙승했다.

조순형 당선자의 당선에 대해 정치권에선 “노 대통령이 민심에 의해 탄핵당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 당선자도 당선소감에서 “탄핵의 정당성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투표율이 낮은 재·보선은, 50~60대 이상에서 지지자가 많은 한나라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도다. 막강한 선거 기반을 가진 여당도 이 벽을 한 번도 넘지 못했다. 그 한계를 군소정당인 민주당이 뛰어넘은 것은 민주당에 대한 지지라기보다는 민심이 정권에 더 타격을 줄 수 있는 카드를 찾은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②막판에 터진 ‘수해 골프’라는 악재 때문에 한나라당이 고전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나 성북을을 뺀 다른 3곳에서는 한나라당 후보가 모두 여유있게 승리했다. 성북을에서만 조 당선자가 승리한 것은 수해 골프로는 설명이 안 된다.


③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은 한나라당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선거는 정당 지지율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번 성북을은 예외였던 것이다. 조 후보는 44.3%를 득표해 박주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7.7%)보다 6배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④조 당선자는 11대 때 성북에서 당선된 뒤, 20여년 이상 이 지역구를 떠나 있었고, 거주지가 달라 이번 선거 때 투표도 할 수 없었다. 이런 모든 불리함을 딛고, 조 후보가 당선된 것은 결국 노 대통령과 여권에 대한 ‘민심의 탄핵’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날 열린우리당은 서울 성북을에서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조재희 후보가 1·2위 후보에 크게 뒤지는 3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4곳 모두에서 졌다. 이로써 열린우리당은 작년 4월부터 지금까지 실시된 국회의원 재보선 14곳에서 전패를 기록했다. 지방선거 재·보선까지 합칠 경우, ‘0대31’이다.


한편 이번 7·26 재보선 투표율은 국회의원 재보선 사상 최저인 24.6%를 기록했다. 종전 기록은 2003년 4·24 재보선 때의 26%였다.





박두식기자 dspark@chosun.com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