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복 방송위원은 3일 방송된 <이동복의 통일대화> 시간을 통해 최근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된 ‘아시아지역안보포럼’에서 북한 백남순 외무상이 겪었던 ‘왕따’ 현상은 북한이 미사일과 핵문제에 관한 국제사회의 일치된 요구를 거부한 데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이번에는 북한의 유일무이한 맹방인 중국도 여기에 가세하고 있다는 사실을 북한 동포들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은 끝내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한 북한에 대해 크게 노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방송위원은 그로 인해 최근에는 중국과 북한 사이가 소원해지는 한편, 미국과 중국은 북한의 국제범죄에 대해 공동 대처를 합의하는 양해각서를 교환하는 등 협력을 강화해나가고 있는 추세임을 소개했다. 또한 미국 의회의 ‘對북한 비확산법안’ 통과와 일본의 ‘對北 경제제재법안’의 골격 마련 등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포위망이 점점 좁혀지고 있음도 전했다.
이 방송위원은 북한이 이렇게 국제적 고아가 되어 ‘왕따’를 당하면서 고난의 생활을 살아야 하는 이유는 북한 동포들을 희생시키고 독재유지를 위해 무기소유에 집착하고 있는 김정일과 측근들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모순을 해소시키기 위해서는 북한 동포들이 해야 할 일이 있다면서, 그것은 김정일의 봉건적 수령독재를 거부하고 스스로를 해방시키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수연 기자 nksue@hanmail.net
[다음은 대북방송원고 전문]
쿠알라룸푸르에서의 ‘왕따’ - 심화되는 북의 고립
북한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서울에서 보내드리는 이동복의 통일대화 시간입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오늘도 미사일 문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북한동포 여러분이 아시고 계신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지난 주말 동남아시아의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는 ‘아시아지역안보포럼’이라는 국제회의가 개최되었습니다. 이 회의에는 주로 동남아시아 지역국가들을 중심으로 아시아ㆍ태평양 연안의 25개국 외무장관들이 참석했습니다.
이 회의에는 남북한의 외무장관들이 참석했습니다. 南에서는 반기문 외교장관이, 北에서는 백남순 외무상이 참석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중국에서는 리자오싱 외교부장이, 일본에서는 아소 타로 외무장관이, 러시아에서는 이고르 이바노프 외무장관이 각기 참석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베이징 ‘6자회담’ 참가국 외무장관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이게 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6자회담’은 작년 11월 초 5차회담이 잠깐 열렸다가 정회로 들어간 뒤 아직 속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이 참석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되어 있는 판국에 ‘6자회담’ 참가국 외무장관들이 기왕 이번에 한 자리에 모이게 되니까 “떡 본 김에 굿”이라는 식으로 “이 기회에 자연스럽게 ‘6자회담’ 참가국 ‘외무장관 회담’을 열어서 ‘6자회담’ 교착 타개방안을 논의해보자”는 의견이 제기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같은 생각은 ‘그림의 떡’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북한이 이를 거부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되니까 많은 나라들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7월28일 ‘아시아지역안보포럼’ 공식회의가 막을 내린 뒤 미국과 중국의 노력과 주선으로 ‘10개국 외무장관 회의’가 긴급하게 개최되었습니다.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 다섯 나라에 추가해서 말레이시아,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타일랜드, 캐나다 등 다섯 나라가 추가된 것입니다.
여러 나라들은 북한이 이 ‘10개국 회의’에 참가할 것을 간곡하게 종용했습니다. 특히 중국의 리자오싱 외교부장은 이 회의에 30분이나 지각 참석하면서 북한의 백남순 외무상의 이 회의 참석을 설득했으나 백 외무상은 이 회의 참석도 끝내 거부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되니까 북한의 백 외무상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번 쿠알라룸푸르 나들이를 했는지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백 외무상이 이번에 쿠알라룸푸르에서 한 일은 7월28일에 열린 ‘아시아지역안보포럼’ 전체회의에, 그것도 오전 회의만, 참석한 것뿐이었습니다. 그는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물론, 한국의 반기문 외교장관과 만나는 것도 사절했습니다.
이번 회의 기간 중 쿠알라룸푸르에서 백남순 북한 외무상은 완전무결하게 외톨박이였습니다. 회의석상에서는 물론 다른 나라 외무장관들과 함께 한 다른 자리에서도 다른 어느 나라의 외무장관도 백 외무상과 악수를 하지 않는 것은 물론 그를 거들떠보려 하지도 않았습니다. 심지어는 옆자리의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은 간혹 백 외무상이 그에게 말을 건네려 해도 그러한 백 외무상에게 대꾸는커녕 눈길도 주지 않았습니다.
남쪽 사회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가리켜 ‘왕따’라고 합니다. 북한의 외무상이 이 국제회의에서 철저하게 ‘왕따’를 당한 것입니다. 어째서 이같은 ‘왕따’ 현상이 생겼을까요?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은 28일 ‘아시아지역안보포럼’ 전체회의에서 있었던 백 외무상의 연설 내용이 제공해 줍니다. 지금 국제사회의 일치된 요망은 북한이 “‘조건없이’ ‘6자회담’에 복귀하라”는 것이고 또 “더 이상의 미사일 발사를 그만두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북한은 백 외무상의 이날 연설을 통해서 국제사회의 이 두 가지 요구를 모두 거부했습니다. 백 외무상은 “‘제재의 모자’를 쓰고는 ‘6자회담’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단언했고 “미사일 발사는 자위를 위한 통상적 군사훈련”이라고 주장함으로써 발사 중지 요구를 우회적으로 거부했습니다. 백 외무상은 “‘아시아지역안보포럼’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중지를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하면 북한은 이 포럼에 남아 있을지 생각하게 된다”는 협박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백 외무상이 겪었던 ‘왕따’ 현상은 북한이 미사일과 핵문제에 관한 국제사회의 일치된 요구를 거부한 데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이었습니다.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완전하게 고립되었습니다. 이번의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왕따’에는 북한에게 남겨진 유일무이의 맹방인 중국도 가세하고 있다는 사실을 북한 동포들이 아실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은 북한의 독재자 김정일이 미사일 발사 만류를 위해 평양을 방문한 우다웨이 중국 특사를 만나주지 않으면서 중국의 만류를 끝내 외면하고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한 데 대해 크게 노여워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로 인하여 최근에는 중국이 북한과의 국경지대에 중국군을 증강 배치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습니다. 북한과 중국 사이의 국경지대에서 북한군과 중국군 간의 총격전이 간간이 벌어진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과 중국은 최근 위조지폐와 마약 및 테러 등의 국제범죄에 대하여 양국이 공동으로 대처하기로 합의한 양해각서를 교환했다고 합니다. 미국 의회에서는 ‘對북한 비확산법안’을 통과시켰고 일본에서는 ‘대북 경제제재법안’의 골격이 마련되는 등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포위망이 점점 좁혀지고 있습니다. 쿠알라룸푸르에서의 ‘아시아지역안보포럼’ 회의는 ‘의장성명’을 통해 북한에게 무조건 ‘6자회담’ 복귀와 미사일 발사 중지를 요구했습니다.
이 같은 북한의 국제적 고립은 북한에게 국제사회로부터의 지원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과 때를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을 북한동포들이 아셔야 합니다. 북한은 금년 여름의 폭우로 인한 물난리로 인하여 수백 명의 인명과 재산상의 엄청난 피해를 입었을 뿐 아니라 많은 농지들이 침수 피해를 입어 양곡의 큰 감수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지금 북한의 경제에 관해서는 “1990년대 초 3백만 명 이상이 굶어 죽어야 했던 비극적인 ‘고난의 행군’이 다시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습니다. 이 같은 비 피해 때문에 북한당국은 ‘아리랑’ 공연과 8.l5 ‘통일축전’ 행사도 취소했습니다.
자, 북한동포 여러분, 이것이 지금 여러분이 처해 있는 국제환경입니다. 이 같은 국제환경 때문에 북한의 김정일 정권이 미사일과 핵문제에 관한 국제사회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때에는 남한의 노무현 정부가 북한에게 심지어 인도적 차원의 도움을 제공하는 것도 어렵게 되어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째서 이렇게 국제적 고아가 되어서 ‘왕따’를 당하면서 고난의 생활을 살아야 합니까? 그 원인을 여러분은 모르십니까?
그 원인은 2천3백만 북한동포 여러분을 굶기고 여러분의 인권을 짓밟으며 수십만 명의 여러분 가족과 친지, 그리고 동지들을 정치범 수용소에 가두어 둔 채 봉건제국의 제왕을 능가하는 그들의 사치스럽고 호화스런 생활을 지키기 위하여 핵무기와 미사일 같은 대량살상무기를 소유하는 데 집착하고 있는 독재자 김정일과 그의 일당들에게 있는 것입니다. 이제 이 같은 모순을 해소시키기 위해서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을 해야 합니다. 그것은 김정일의 봉건적 수령독재를 거부하고 여러분 스스로를 해방시키는 것입니다.
북한동포 여러분, 오늘은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다음 주에 대화를 계속하겠습니다. 장마 끝에 무더운 날씨입니다. 여러분 모두 건강에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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