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장관에게 뒷통수 맞은 기분···후배와 싸울수도 없고...'
지난 2일 '전시작통권 환수는 시기상조'라며 윤광웅 국방장관에게 '대통령께 직언하라'고 고언(苦言)을 했던 김성은, 이상훈 두 전직 국방장관이 4일 몹시 불쾌한 심정을 토로했다. 윤 장관이 선배 장관들의 고언을 무시한채 이튿날 예정에도 없던 기자회견을 열어 '작통권 환수 논의 중단 요구는 군의 발전상을 모르고 한 말씀'이라며 공개적으로 면박을 줬기 때문이다.
김성은, 이상훈 두 前 국방장관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잠실 재향군인회 회의실에서 성우회(星友會, 회장 金相台 예비역 공군대장)가 주관한 『한미동맹파괴 공작규탄 8·11국민대회』준비회의에 참석해 이같은 심정을 밝혔다.
이상훈 전 장관은 '그날(2일) 윤 장관이 전직 장관들의 충고를 고분고분 잘 듣고서 위에 그대로 보고하겠다고 선배들 앞에서 약속을 했었다'고 회의 참석자들에게 전하면서 '그런데 갑자기 태도를 바꿔 선배들을 수구꼴통으로 몰아부쳤다'며 불쾌한 감정을 나타냈다.
그는 '역대 장관들도 한국군의 발전상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며 '북한의 위협 뿐만 아니라 주변 열강들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한미동맹에 기초한 협력적 국방이 필요한데도 국방부가 이를 외면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작통권 환수 문제가 파장이 커지자 아마 위에서, 386 자주파들이 윤 장관에게 적극적으로 대응하라고 주문한 것 같다'며 '그렇다고 우리가 후배 장관을 상대로 계속 언쟁을 벌일 수도 없는 처지 아니냐'며 나름대로 다른 대책을 강구할 뜻을 비쳤다. 이 전 장관은 ' 그날 간담회에 참석했던 전직 장관들이 월요일(7일)에 다시 모여 작통권 조기환수의 위험성을 알리는 방법을 검토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성은 전 장관도 이날 '뒤통수를 쎄게 맞은 기분이다. 영 기분이 우울하다. 그렇다고 후배와 싸울 수도 없고...'라며 격앙된 감정을 보였다.
김 전 장관은 '윤 장관이 기자회견에서 작통권 환수 후에도 미군이 계속 남는다고 했는데 이건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며 '윤 장관의 이 말은 작통권 환수로 미군이 나갈 것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시키려는 말장난'이라고 반박했다. 작통권 환수는 곧 주한미군 철수로 이어지고 이는 바로 한미동맹의 와해로 발전된다는 것을 모를리 없는 윤 국방장관이 '미군철수', '한미동맹 와해'라는 안보불안감 조성용 단어를 숨기기 위해 '자주'라는 이름으로 전시작통권 환수에 집착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김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자신이 해병대 출신이기 때문에 해군출신 장관인 윤 국방과는 개인적으로 자주 접촉할 기회가 있다고 소개하면서 '만날 때 마다 내가 윤 장관이 사퇴를 각오하고라도 육·해·공군 참모총장들을 대동하고 청와대에 가서 (전시작전권 환수는 안 된다고) 대통령에게 건의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윤 장관에게 '안보문제는 정치논리로 재단돼서는 안된다. 안보가 잘못되면 국방장관은 국망장관(國亡長官)이 된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고 말했다.
윤광웅 국방장관은 역대 국방장관들과의 오참 간담회가 있은 다음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오래전에 군 생활이나 국방장관을 지낸 분들이 그동안 한국군의 발전과 2020년까지 추진되는 국방개혁에 따른 전력증강은 고려하지 않고 과거의 사고방식과 기준으로 전시작전권 환수에 반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윤 장관은 또 4일 오후 한나라당 원내지도부와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군 원로들의 우려를 정면으로 반박한데 따른 한나라당과 보수단들의 사과요구에 대해서 '그분들이 걱정스런 얘기만 하는 것은 현실을 모르고 하는 우려'라며 '사과해서 풀릴 일은 없다. 사과는 적절치 않다'고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전직 국방장관들이 모여 숙의하기로 한 7일 윤 장관의 이러한 태도에 군 원로들이 어떻게 대응할지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한편 이 날 회의는 성우회가 오는 11일 오후 3시 서울역 광장에서 열리는 '8·11국민대회'를 앞두고 63개 안보관련 단체장을 소집해 실시한 준비회의로서 김성은, 이상훈 두 전직 장관은 이 대회의 공동대회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상훈 전 장관은 회의에 참석한 각 단체 대표들에게 '내가 향군회장으로 있었던 지난 2004년 10월 4일 30만 안보단체 회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개최된 국보법 사수 국민대회를 통해 국가보안법을 지금까지 잘 지켜올 수 있었다'며 '국보법 보다 더 중요한 안보사안이 바로 주한미군 문제인 만큼 이번 대회에도 많은 단체 회원들이 애국심을 가지고 참석해 한미동맹을 굳게 지켜가자'고 역설해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konas)
김 철 기자 konasnet@korva.or.kr
"尹장관에게 뒷통수 맞은 기분"
- 김철(코나스)
-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2006-08-04, 23: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