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현 정권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기도와 관련, 대다수 군사전문가들은“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정부가 환수라는 말을 앞세워 국가안보의 중대한 이슈가 함부로 다뤄지고 있다”며 현 상황을 ‘안보위기’ 상황으로 규정했다.
미 해병대 지휘 참모 대학의 브루스 벡톨(Bruce Bechtol) 교수는 7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전술지휘통제(C41)에 있어 한국군의 정보수집 분야가 아직 취약하고 작통권을 단독으로 행사하는 시점에 가서도 미군의 도움 없이 정보수집 분야를 독자적으로 운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한국군 독자적 지휘통제능력 부족, 유사시 미군 도움 필요
벡톨 교수는 “한국군과 미군이 독자적 사령부를 갖게 될 경우 유사시에 분명하고 빈틈없는 지휘통제 체제를 갖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뒤, “특히 이 문제는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한 직후 민간인 희생자 규모를 2∼3배 키우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벡톨 교수는 또 “한국군은 공수부대와 해병대 병력 수송에 있어서도 미군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선제공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에 한계가 있다”면서 북한의 스커드 미사일에 대응할 수 있는 미사일 방어체제 역시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언급했다.
한미 양국은 미국의 해외주둔미군 재편 계획에 따라 오는 2008년까지 1만2천500명의 미군을 단계적으로 감축, 주한미군을 2만5천명 선에서 유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작통권 환수로 한국군이 한반도 방어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주한미군이 지원 역할을 하게 되면 지상군을 중심으로 한 주한미군의 추가 감축이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미 국방부 관계자, “주한미군 2만5천명선 이하로 감축될 것”
실제로 미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7일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상당한 규모의 감축을 논의하고 있지는 않으며 실질적인 군사력 증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여건이 허락할 경우 이미 합의한 2만5천명선 이하로의 감축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혀 추가적인 주한미군의 감축 여지를 남겼다.
이는 국방부가 작통권 환수 이후에도 주한미군의 지속 주둔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부분적인 감축은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윤광웅 국방장관은 “확고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며 우리 군의 능력과 의지를 저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자신의 소신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전략적 차원에서 우리의 주된 군사적 위협은 북한뿐이고, 현재 우리는 대부분 북한군 보다 첨단화·현대화돼 있다. 우리의 능력을 미국과 비교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큰 착오이자 맞지 않은 것이다. 답답하다”며 “그렇게 비교하면 영원히 전시작전통제권을 가져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군사전문가들은 현 정권의 작통권 환수 기도에 대해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정부가 환수라는 말을 앞세워 국가안보의 중대한 이슈가 함부로 다뤄지고 있다”며 현 상황을 ‘안보위기’ 상황으로 규정했다.
“한미연합사,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적·모범적 사령부”
김성은 전 장관을 비롯한 역대 국방장관 13명과 백선엽 전 예비역 대장, 이정린 전 국방차관, 예비역 장성 등 15명은 최근 윤광웅 장관 주재로 서울 용산구 국방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 작통권 환수 논의로 주한미군이 철수하는 것은 아닌지 등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성은 전 국방장관은 “우리가 단독으로 전시 작통권을 행사하려면 정보전력 등이 갖춰져야 하는데 능력이 부족하다”며 “작통권 단독 행사 이후 그동안 정보를 지원해준 미군이 이를 계속해줄 것이라고 어떻게 보장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상훈 전 장관도 “오는 10월 개최되는 SCM에서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를 위한 로드맵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연합사는 이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모범적이며 효율성·신속성·통합성 등이 가장 뛰어난 대표적 사령부인데 이것을 왜 없애려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작통권을 한국군이 환수하게 되면 한미 연합군은 한국군과 미군의 한반도 독자사령부 구성→군사작전 협조기구 신설→한미연합사 해체의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전망도 제기돼고 있다.
현 정권 초기 국방정책을 담당해온 김희상 전 청와대 국방보좌관은 최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비무장지대 (남측) 선전물과 한미연합사를 없애고 북방한계선(NLL)을 철폐하려고 했다”며 “북한이 가장 없애고 싶어 한 이 세 가지 중 두 가지가 현 정부에서 해결됐다”고 주장했다.
김 전 보좌관은 “비무장지대 선전물은 이미 철거됐고, 한미연합사는 작통권이 환수되면 자동적으로 해체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보좌관은 이어 “(정부가) 계속 북한에 퍼주면 괜찮을 것이라고 했지만 핵도 개발하고 위협만 증가해 사실상 햇볕정책은 실패한 것이란 인식을 국민이 느끼게 했다”며 “북한 핵을 정부가 방치했다고 해도 아니라고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한편, 7일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작통권 환수 문제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이뤄졌다.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당 지도부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문제를 포함한 최근의 국가안보위기를 ‘비상상황’으로 규정하고 8.15를 전후해 긴급 안보 대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하는 한편 여당에 국방장관 정책청문회 개최를 제안하기로 했다. 또 그 결과에 따라 오늘 강창희 최고위원이 제안한 국방부장관 해임안 제출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한나라당, “국가가 멸망에 이를 수 있는 실정으로 치닫고 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현 정권은 작통권 환수를 하나의 정치적 슬로건으로 생각해서 국민들을 현혹시키고 있는데 그래서는 결코 안 된다”며 “주권자인 국민에게 알권리 차원에서 소상히 밝히고 국민적 동의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작통권 환수 문제가 왜 나왔는지, 이것을 제대로 환수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인지, 작통권 환수 시에 국민 개개인이 부담해야 될 비용이 정확히 어느 정도가 될 것인지,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해도 국토방위와 한반도 안보에 아무런 문제가 정말 없는 것인지, 그런 생각은 무엇인지 확실히 밝혀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국방은 정치 행위가 아니라며 “영토보존과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하는 정부가 전시작전통제권을 둘러싸고 더 이상 국민의 갈등을 유발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밝히고, “국토방위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고 있는 군 원로들의 고언, 충언을 새겨들어 진중한 판단을 할 것”을 촉구했다.
강창희 최고위원은 “전시작통권 환수 문제는 경우에 따라서 국가가 멸망에 이를 수도 있는 중대한 실정에 가까운 것”이라면서 “한나라당은 반드시 나라 안위를 위해 윤 국방장관의 해임 건의안을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최고위원은 “국방부는 실현 불가능한 것을 가지고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 국가가 멸망에 이를 수 있는 실정으로 치닫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윤 국방 장관 해임을 ‘거듭’ 촉구했다
이처럼 논란이 되고 있는 작통권 환수 논란은 오는 10월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 앞서 열리는 9월 정기국회에서도 뜨거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