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흔을 바라보며 대한민국 安保를 걱정한다
역대 국방장관 17명과 創軍창군 元老원로이자 6·25 전쟁의 영웅인 백선엽 대장은 10일 “노무현 대통령의 ‘戰時전시 작전통제권 還收환수는 언제라도 좋다’는 발언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국가 保衛보위와 민족 생존권 수호를 책임진 대통령이 누구의 補佐보좌를 받기에 국가 안보를 가볍게 여기는지 참담할 뿐”이라고 했다. 대한민국 건국 과정부터 출발해 6·25를 거치며 북한 위협으로부터 나라를 방위하는 最一線최일선에서 헌신했던 이들 軍군 원로는 이날 성명을 통해 “작전권 환수는 세계 최고 수준의 對北대북 억제력을 갖춘 한미연합사 체제의 해체는 물론 한·미동맹 와해와 주한미군 철수를 불러올 것이 분명하다”며 “대통령은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가 해결되고 한반도에 평화와 안정이 이룩될 때 비로소 이 문제가 논의될 수 있도록 勇斷용단을 내려 달라”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1946년생이다. 이날 모인 국군 원로들은 노 대통령이 태어나기 전 혹은 태어난 직후 무렵부터 군에 投身투신한 분들로서 대부분이 아흔을 바라보는 高齡고령이다. 이분들이 대한민국의 젊은 대통령에게 대한민국의 안보를 진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의견을 전하러 모였을 때 그분들 머리에는 건국의 혼란상부터 6·25의 참혹한 전투 장면, 그리고 그 혼란 속에서 목숨을 잃었던 선배·동료·후배 군인들의 얼굴이 영화 필름처럼 스쳐갔을 것이다. 오직 어떻게 세운 대한민국이고 어떻게 지킨 대한민국인데 하는 생각뿐이었을 것이다.
대통령은 전날 전시 작전권 문제로 인터뷰하면서 이들 국가 원로를 염두에 둔 듯 “과거 국방을 책임지던 분들이 전혀 거꾸로 말하니까 답답하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이 이야기를 뉴스로 전해들은 원로들의 가슴은 막막했을 것이다. 아니 허망했을 것이다. 대통령이 禮儀예의가 있고 없고를 따져서가 아니다. 이 일을 어찌하나, 대한민국을 어찌하나 하는 걱정에 떠밀려서다.
윤광웅 국방장관은 9일 저녁 “지금 환수되더라도 작전권을 行使행사할 수 있다”는 대통령 말이 방송되던 바로 그 시각에 전직 국방장관 몇 사람과 만나 “전시 작전권을 2012년 이전에 가져오는 것은 안 되겠다. 이것만은 극력 관철시키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대통령은 완전히 다른 말을 한 것이다. 그렇다면 현직 국방장관도 대통령 생각을 모를 정도로 국방정책에 관해 대통령의 귀를 잡고 독점하는 배후의 인물들이 있다는 것일까. 아니면 대통령이 짧은 운동권 변호사 시절 읽었던 몇 권의 책이 대통령 머리에 한국 안보를 지금처럼 그려 놓았다는 것인가.
전직 국방장관들은 작년 국군의 날 대통령이 전시 작전권 환수를 언급했을 때 면담을 신청했으나 대통령은 만나주지 않았다. 그래서 어렵사리 안보보좌관을 만났다. 그리고 이달 초엔 윤광웅 국방장관을 만났다고 한다. 윤 장관은 “元老원로들 苦言고언을 대통령께 말씀하겠다”고 해 놓고 나중엔 “오래전에 군 생활을 하던 분들이라…”고 딴소리를 했다.
여든과 아흔을 바라보는 전직 국방장관들과 創軍창군 원로들이 11일 낡은 군복을 꺼내 입고 땡볕 길거리에 나서 작전권 환수 중단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겠다고 한다. 대통령도 이날만은 거리에 나와 자신의 출생을 지켜 주고, 성장기를 지켜 주었던 대한민국 元老원로들의 얼굴을 뵙고 그분들의 말씀을 한 번은 들어야 한다. 그것은 대통령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예의다.
입력 : 2006.08.10 23:03 44'
아흔을 바라보며 대한민국 安保를 걱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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