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작전 통제권 문제, 한미 양국의 새 정부에서 매듭져야”
2006.08.10
남한의 전직 국방장관들이 전시 작전 통제권의 환수는 한미동맹을 와해시키고 주한미군의 철수를 초래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경고하고 나선 가운데, 미국 국제전략연구소의 데릭 미첼 선임연구원은 전시 작전 통제권 문제는 오로지 군사적인 판단에 따라 결정돼야 하며 정치적인 입김이 작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남한의 역대 국방장관들과 군원로들은 10일 발표한 성명에서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는 한미 연합사령부 체제를 즉각 해체할 것이며, 더 나아가 한미동맹을 와해시키고 주한미군의 철수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국회동의 절차를 거쳐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은 10일 기자회견에서 작전통제권 환수 문제는 국회의 동의를 받을 사안이 아님을 분명히 했습니다. 헌법상 주권을 제약하는 외국과의 조약에 대해서는 국회동의가 필요하지만, 과거 미국에 넘겨줬던 작전통제권을 다시 받아오는 것이므로 국회동의가 필요 없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유수한 민간연구단체인 국제전략연구소(CSIS)의 데릭 미첼 (Derek Mitchell) 선임연구원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미국은 남한이 전시에 작전 통제권을 완전하게 행사하겠다는 데는 특별히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수십년 간 남한군의 역량이 비약적으로 향상됐고, 남한측이 자체방어를 위해 더 많은 책임을 지겠다면 미국도 동맹국으로서 협조해야 한다고 미첼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미첼 연구원은 그러나 전시 작전 통제권 문제는 오로지 군사적인 판단에 따라 결정돼야 하며 정치적인 입김이 작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Mitchell: This has to be done without politics.
미첼 연구원은 특히 전시 작전 통제권 문제를 남한의 ‘민족적 자존심’과 연결시키면서 환수 시점을 못박아버린다면 한미동맹을 유지하는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어 미국이 남한측 제안보다 3년 더 앞당긴 2009년에 전시 작전통제권을 이양하겠다는 입장은 전세계 미군 재배치와 이라크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은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미국이 그런 생각을 가진 데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놓고 남한측에 답답함을 느낀 점도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첼 연구원은 현재 미국과 남한 양쪽이 전시 작전통제권 문제와 관련해 감정적인 측면이 일부 드러나고 있는 만큼 이 문제는 두 나라에 새 정부가 들어선 뒤에 완전히 매듭짓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습니다.
미첼 연구원은 또 미국과 남한이 한미 동맹의 미래에 대해 공통된 생각을 갖지 못한 채 전시 작전통제권 문제를 다뤄나갈 경우 동맹을 약화시키는 실수를 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예를 들어 전시 작전통제권의 변화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의 미국의 역할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 미국과 남한이 구체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겁니다.
워싱턴-김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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