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

나는 본디 노무현이라는 사람이 대통령이 될 만한 자격이 없다고 믿었고 그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자기가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


2006.08.12

한 집안의 어른은 집안 식구들 때문에 몸을 조심하고 말을 조심해야 하는 법이고 우리의 전통사회에서 임금의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은 더욱 더 그런 조심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임금님의 말 한 마디, 동작 하나를 모든 백성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임금님은 야인과는 달라 말 한 마디가 족히 천금의 무게를 지녔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민주사회의 대통령도 비슷한 책임감에 사로잡혀 살 수 밖에 없는 존재이다. 그가 말 한마디를 잘못하면 국민이 큰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나는 본디 노무현이라는 사람이 대통령이 될 만한 자격이 없다고 믿었고 그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런 생각이 나만의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들 중에도 노무현 탄핵안에 가표를 던진 사람들이 많았던 사실을 감안할 때 국민 중에는 나와 생각이 같은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믿는다.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가 크게 문제시 되고 있는 가운데 전직 국방장관들은 한국군은 아직 단독으로 작전통제권을 행사할 만한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통제권 '환수'라는 엉뚱한 표현 때문에 미군 측의 반감이 이만저만이 아니고 이런 일들이 쌓여 한미 군사동맹에 금이 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대한민국 국방의 책임을 맡았던 사람들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 입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노무현 씨는 연합뉴스와 회견을 갖고 “작전통제권은 지금이라도 행사가 가능”하다고 하면서 “우리가 미국이 하자는 대로 ‘예, 예’해야 할 필요는 없다”라는 내용의 주워 담지 못할 한 마디를 또 내뱉었다.

이런 사람이 앞으로 1년 반이나 더 이 나라의 대통령 자리에 앉아 있다는 것은 매우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느껴진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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