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ABC방송은 17일 저녁(현지시각) 미 국무부와 군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북한의 핵실험장으로 의심되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의심스러운 차량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ABC
미국의 ABC방송은 17일 저녁(현지시간) 국무부와 군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 “최근 북한의 실험 장소로 의심되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한 지하시설 외곽에서 케이블 릴(reel)을 대량으로 하역하는 등 '의심스런 차량 움직임'을 관찰했다고 보도했다.
ABC방송은 '그동안 미 행정부 내에서는 이미 북한이 핵실험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우려가 점증하고 있었다'면서 '북한은 최대 12개 정도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핵 실험 강행 시 북한 완전히 밀봉해 버릴 것”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할 경우 미국은 “그 은자의 왕국을 완전히 밀봉해 버리려할 것'이며 '즉각 대북 제재를 통해 북한의 대외관계를 단절시키거나 해군을 통한해상봉쇄를 실시할 것'이라고 한 고위관계자는 말했다.
미국의 관리들은 '북한이 관심을 끌기 위해 미국의 스파이 위성에게 핵실험 준비를 보여주려고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완전히 다른 장소에서 핵실험을 하려는 의도인지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정보 관리들이 지난 98년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핵실험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듯이 지하 핵실험을 사전에 알아내기란 정말로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미 CNN 방송도 이날 저녁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하고 있다는 ABC 방송 보도를 인용해 긴급 보도했다.
한편,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이미 오래전부터 주시해온 사항이며 정부대응을 논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또 북핵 관련 정보기관이 감시하는 것은 이것 외에도 많으며, 함경북도 길주군 또한 그런 의혹시설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또 다른 당국자는 핵실험 준비 가능성에 대해선 부인할 수 없지만, 임박했다는 인상을 주고 싶진 않다고 강조했다.
대북전문가, “북한이 경고한 ‘강경한 물리적 행동조치’는 핵실험”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호주 왕립 멜버른 공대의 피터 헤이즈 교수(Peter Hayes)는 지난달 21일 ‘노틸러스연구소’ 웹사이트에 기고한 장문의 칼럼에서 '그동안 북한이 경고한 ‘강경한 물리적 행동조치’는 핵실험일 것이라고 단정한 바 있다.
헤이즈 교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중국에 불쾌한 일이긴 하지만 이것만으로 중국이 안보리에서 그렇게 강력한 북한 규탄 결의에 찬성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내가 보기에 유일한 요인은 북한의 핵무기 실험 의도를 사전 통보받았거나, 그와 관련된 명백한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사일 발사 이후 김정일이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것에 대해 헤이즈 교수는 “호랑이 등에 탄 북한이 일단은 한동안 산속으로 칩거해 있으면서 이 근원적인 선택(핵실험)을 피할 수 있는 새로운 전술적 기회가 나타나기를 가능한 한 오래 기다릴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헤이즈 교수는 또 북한이 핵물질을 판매하거나 다른 나라들과 ‘핵 동맹’을 맺는 등으로 금지선을 넘는 방법도 있겠지만, 현 시점에서 그 대상이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북한 스스로 이를 대미 억지력을 위한 값진 자산으로 보고 엄격히 자국 내부로 국한할 것이라고 예상, 이를 북한의 차후 대응책에서 배제했다.
'북한 핵 실험, 한국 등 주변국 경제에 악영향 미칠 것'
그는 이어 '김정일이 종국에 선택할 '강경한 물리적 행동조치'는 '미국이 북한에 씌운 우리를 뒤흔들 만큼 강하고, 일본이 과잉 대응할 만큼 강력하며, 중국과 한국이 핵무장한 북한이라는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도록 할 만큼 인상적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북전문가들은 북한의 핵 실험이 한국 등 주변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데 의견을 일치하고 있다.
실제로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나가자 유로 대비 엔화 가치는 이미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18일 오전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유로당 148.78엔에 거래되며 유로화 데뷔 이후 최저 수준인 148.90엔에 근접하고 있다.
도쿄 ‘소시에떼제네럴’의 외환딜러 사이토 유지는 “북한 미사일 발사 준비 소식으로 엔화 매도물량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이날 중 엔화가 유로당 149엔, 달러당 116.50엔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경제 전문가인 마커스 놀랜드(Marcus Norland) 미 국제경제연구소(IIE) 연구원은 지난 8일 22쪽 분량의 보고서에서 “북한 핵실험이 (동북아시아) 지역에 가져올 영향은 파국적이지 않더라도 결코 안도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면서 “남한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중국 경제에까지 파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남한, 북한 핵 도발에 경제적으로 가장 취약”
그는 북한의 핵실험이 가져올 경제적 위기를 설명하기 위해 1998년 핵실험을 추진한 파키스탄에 가해진 다양한 제재조치와 1997∼98년 남한의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를 예로 들었다.
놀랜드 연구원은 “동북아 국가 중 남한이 북한의 핵 도발에 경제적으로 가장 취약한 국가”라며 “남한 경제는 IMF 사태 때보다 금융시장을 더 개방했고 외국인 투자가 늘어난 상태이기 때문에 시장 공황 상태에 빠질 수 있는 취약성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향후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일본은 상당한 자본 이탈을 감수해야 하며, 북한과 경제 교류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은 고전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