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적 정당이 아니라 의제설정 정당 돼야"

한나라당의 콘텐츠 부족에 대한 따끔한 충고도
인사들은 가치지향이 유사한 정치세력들을 한나라당이 적극적으로 포용할 것을 주문했다. 제성호 교수는 “여당이나 좌파가 아니라 한나라당이 정계개편의 주도력을 가져야 한다”면서 “민주당 및 국민중심당과 통합하는 새로운 우파 연합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석연 변호사는 “정계개편의 와중에 한나라당도 외풍을 안 맞아야겠다고 생각하지 말고 고건 영입, 조순형 연대 등 같은 이념과 가치관을 지향하는 사람간의 연대를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경석 목사 역시 “야당 (후보) 단일화가 시급하며 이를 논의할 때는 박근혜, 이명박 등 당내주자들만 아니라 고건 전 총리까지 끌어들여야 한다”며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국민경선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성린 한양대 교수는 “한나라당이 국민 50%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TK(대구-경북)는 뒤에서 조용히 있고, 호남과 충청을 끌어안을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며 “중도와 20대, 비좌파 386을 포용할 대안 역시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이 이번 연석회의에서 나온 차기 대선과 관련한 조언들은 제대로 수용하기만 하면 사실상 대선게임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강재섭 대표가 정치력을 발휘해 조순형 의원 등 민주당 우파와 고건 전총리만 어떤 형식으로든 끌어들이면 되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지난 두 번에 걸친 대선실패는 사실 이인제나 정몽준 등 우파성향의 정치세력들을 포용하지 못한데 결정적 원인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이들이 우파의 표를 갈라먹은 배신자로 보일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제3자가 보면 이들을 포용하지 못한 한나라당의 책임이 보다 크다고 볼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은 2007년 대선승리를 위해 영호남 및 충청 지역연합과 좌파를 제외한 중도그룹까지 포용하는 우파대연합을 모색해야 한다. 영호남 지역연합은 한나라당과 고건 및 민주당내 조순형 의원 등 우파와의 연합이어야 한다. DJ와 민주당내 열린당과 코드가 맞는 인사들은 배제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들 좌파들과는 일찌감치 분명하게 선을 긋는 게 중요하다. 사실 민주당 내 우파는 드러내놓고 내색은 하지 않지만 DJ의 대북정책 등에 비판적인 인사들이 적지 않다.


DJ는 1997년 대선에서 JP를 끌어들여 집권에 성공했다. 적어도 이념적으로 보면 누가 생각해도 가능한 조합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DJ는 집권을 위해 ‘수구꼴통과의 야합’이라는 좌파들의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를 성사시켰다. 결국 호남-충청연합은 영남을 고립시킴으로써 대선은 DJ의 승리로 끝난 것이다. 한나라당 역시 집권을 위해서는 반드시 충청지역을 끌어들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중심당과 통합을 하는 것이 최선이다. 여의치 않다면 느슨한 연대를 통해서라도 대선에 임해야 한다.


한나라당이 고건진영과 민주당을 대선에 우군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완전한 승리를 보장받는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정치적 이해관계를 따져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이를 성사시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임을 모르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작은 이해관계에 연연할 상황이 아니다. 자칫 다음 대선도 좌파가 승리하게 되면 나라가 완전히 망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2007년 대선은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선거이다. 때문에 무슨 수를 쓰더라도 확률 높은 방정식을 만들어놓고 향후 정계개편 과정에서 이를 관철해 내야 한다.


한나라당이 현재의 정치지형에서 열린당과 민노당을 제외한 정치세력을 모두 규합하고 정치적 지분을 50%만 가질 용의가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나머지 50%는 나머지 정치세력들이 나눠가지면 된다. 한나라당이 집권 후 모든 권력을 독식하겠다는 태도만 버릴 수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 아니겠는가. 설사 다른 정치세력들이 일정한 정치적 지분을 챙긴다 한들 당내 세력판도에서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한나라당의 의도대로 국정을 운영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있을 수 없다.


이번 연석회의에서는 한나라당의 콘텐츠 부족에 대한 따끔한 충고도 있었다. 박효종 교수는 “한미동맹, 대북문제, 경제정책 등에서 (여당의 의제를) 따라가는 반응적 정당이 아니라 의제설정 정당이 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한나라당은 콘텐츠가 무엇이냐는 점에 있어 부족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김광동 박사는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과 조선노동당이란 2개의 집권당과 대결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이 지향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의 고민이 철저히 반영된 4, 5개의 핵심 브랜드를 만들어 지향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분명히 밝혀질 수 있도록 활동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박효종 교수와 김광동 박사의 지적은 우파진영 인사들이면 누구나 갖고 있는 문제의식이 아닐 수 없다. 한나라당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그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다. 그렇게만 한다면 한나라당에 대해서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는 우파들을 열성 지지자로 대거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이번 연석회의를 계기로 한나라당이 보다 진지하게 당의 진로와 대선승리를 위한 전략들에 대해 고민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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