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통권' 詐欺劇의 전말

자신의 임기와 무관한 훗날을 담보로 눈앞의 국가안보를 권력의 도박에 악용하는 것은 국가를 팔아먹는 중대한 반역이다.
사기극은 ‘퍼주기’가 모자라 평양의 포악한 독재자에게 한미동맹의 해체를 진상하는 사이에 한국의 어린민주주의를 속이려는 권력 재창출용 농간이다.
'작통권' 詐欺劇의 전말

李 長 春 (외교평론가·전 외무부대사)

사실상 1년 남짓 남은 노무현의 시대는 반미(反美)장사로 그 종지부를 찍을 것 같다. 지난 8월 9일 전시작전통제권(‘작통권’)의 간판을 걸고 개봉된 그의 사기극은 “반미면 어때?”라고 했던 그의 선언을 각색한 것으로 그의 임기 말까지 공연될 모양이다. 그 흥행실적이 그의 정치생애는 물론 한국의 장래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3년 반 동안 탄핵피소·천도위헌 판결·각종 선거참패 등의 숫한 오욕과 시행착오와 낭비의 비정(秕政)을 거듭한 결과 10%대의 지지율로 지쳐 있는 것 같다. “남북대화 하나만 성공시키면 다 깽판쳐도 괜찮다”던 그의 극언에 따라 남북관계가 진전된 것도 없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안보리 제재결의 1695의 채택에서 밝혀진 대로 미국과 일본의 한국에 대한 불신은 깊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중국을 진정한 친구로 만든 것도 아니다. 외롭게 좌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신세가 되었다. 그러니깐 깽판의 마지막 카드이자 부활의 지팡이로 반미 사기극을 벌린다.

그 대본(臺本)은 그 첫마디부터 끝마디까지 거짓과 왜곡과 모순과 괴변으로 가득 차 있다. 서두에서 우리나라가 ”자기 나라 군대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갖지 않은 유일한 나라"라고 말한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한미연합 작전통제 구조 하에서 그가 한미 공동으로 작통권을 행사하기로 되어 있는 것을 속이고 있다. 26개국의 집단안보조직인 나토의 작전통제 체제나 자위대로 구성된 일본과 미국 간의 안보조약 체제를 한미동맹에 대입시키는 것은 난센스다. 안보여건이 전적으로 다른 분단 한반도를 그것들과 혼동하느라 부산을 뜬다. 왜 한국이 ’핵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로 무장된 공산왕조와 대치하고 있는 유일한 나라’라고는 말하지 않는가?

그는 작통권이 그의 재임 중에 ‘환수‘되지 않을 것을 뻔히 알고 “지금 환수되더라도 작통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허풍을 떨더니 “작통권 조금 늦어져도 나라 안 망한다”고 함부로 말한다. 한미연합 작전체제 하에서 한국은 20세기 후반의 세계 역사상 전통국가로는 가장 성공한 나라가 되었다. 한국의 반미 대통령은 그것을 인정하기 싫다. 그는 지난주 광복 61주년 기념사에서 ’온 겨레가 빼앗긴 나라를 다시 찾아 자주독립 국가를 만들어 갈 것을 다짐했다‘고만 말했다. 누구 덕에 해방되어 세계 10위권에 육박하는 경제대국이 된지에 관해서는 한 마디가 없었다. 다짐만 한다고 일궈낼 수 없는 경제기적에 도취되어 헛소리만 한다. 유치하게 ’작통권이 주권국가의 꽃‘이라는 둥 황당한 ‘자주’타령으로 망해 가는 북한의 상투적 ’주권‘타령을 닮는다.

반미 대통령이 작통권을 단독행사할 수 없게 되어 있는 것은 천만다행이다. 과연 주적(主敵)과의 전쟁을 치를 각오와 전쟁능력이 있는지가 의심스럽기에 그렇다. 작통권은 전쟁 수행 방식에 관한 군사기밀로 공개적 논쟁거리가 못된다. 전쟁이라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 수시로 바뀔 수 있는 작전계획을 정치화하면 안 된다. 그러나 사기극은 “...미군을 인계철선으로 만들어 놓고 자동개입 장치를 겹겹이 안하면 불안해하는 그런 게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그 마지막 대사(臺詞)로 호객의 절정을 이룬다. 2020년까지 소위 자주국방에 621조원의 거금을 쓰겠다니 적어도 그때까지는 불안한 데에도 눈감자고 떼를 쓴다. 자신의 임기와 무관한 훗날을 담보로 눈앞의 국가안보를 권력의 도박에 악용하는 것은 국가를 팔아먹는 중대한 반역이다.

사기극은 말할 필요도 없이 2007년의 대선을 대목으로 삼고 있다. ‘햇볕’의 이름으로 시작된 반역의 시대를 연장하기 위해 한국의 무고한 국민에게 최면을 걸참이다. ‘우리민족끼리’라는 브랜드가 붙은 마취제를 쓰려한다. 터무니없이 비싼 그 대가를 지불하기 위해 사기극의 흥행 실적을 최고로 올리지 않으면 안 된다. 다시 광화문에 ‘촛불’부대를 배치하고 미군의 철수를 주장하는 “TV쿠데타”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고이 물러날 것 같지 않다.

결국 사기극은 ‘퍼주기’가 모자라 평양의 포악한 독재자에게 한미동맹의 해체를 진상하는 사이에 한국의 어린민주주의를 속이려는 권력 재창출용 농간이다. 그것을 꺾는 국민의 힘을 규합하도록 서둘러야 한다.

* 이 글은 8월23일자 문화일보에 실린 칼럼의 필자 원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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