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린 육사 총동창회장 인터뷰

예비역 장교들 전시작통권 단독행사 반대:“동맹도 경제도 치명타 사심없는 老兵들의 말 당국자들 귀 안기울여”
'벼랑끝 몰린 안보 좌시못해...동맹도 경제도 치명타 사심없는 老兵들의 말 당국자들 귀 안기울여'
23일 육·해·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 등 예비역 장교 단체들이 전시 작전통제권(작통권) 단독행사 추진 반대 성명을 냈다. 이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이정린(李廷麟) 육사 총동창회장(전 국방차관·육사17기)은 “국가 안보를 벼랑 끝으로 모는 것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어 나섰다”고 말했다.

―예비역 장교 단체들이 왜 나서게 됐나.

“지금은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를 논의할 시점이 아니다. 북한이 핵 보유를 선언했고, 핵실험 징후까지 나타나는 등 안보가 절대적으로 불안하다.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가 이뤄지면 한미연합사는 해체된다. 주한미군 철수의 단초를 제공해 한·미동맹은 결국 와해될 것이다. 국가 안보는 날짜를 정해 놓고 하는 것이 아니다. 시간을 정해 놓고 무리하게 단독행사를 추진하는 것은 국가의 안보를 벼랑 끝으로 모는 것이기에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어 나섰다.”

―전직 국방장관 등 군 원로들의 모임이 있었는데….

“전직 장관들이나 원로들이 두 차례나 윤광웅(尹光雄) 국방장관 등 정부 당국자에게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 추진 중단을 요구했다. 노병들이 찜통더위에 집회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현 정부 당국자들은 그분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우리 예비역 장교들은 아무 사심이 없다. 진정으로 군과 국가를 생각하는 충정에서 후세 만대에 누를 끼치지 않고, 번영된 국가로 발전하는 데 일조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서게 됐다.”

―어떻게 한꺼번에 모이게 됐나?

“안보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이심전심으로 모였다. 작통권 단독행사 문제가 나왔을 때부터 우리 예비역들은 걱정을 많이 했다. 지난주 금요일 육·해·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장들이 만나 의견을 모았다. 그 뒤 각 동창회별로 운영위원들과 기수 대표들의 의견을 수렴했는데 작통권 단독행사가 시기상조라는 데에 이견이 없었다. 성명서 작성과 채택도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정치권은 전시 작통권을 단독 행사해도 미군이 계속 남는다는데.

“세계 여러 나라 동맹 역사의 흐름과 국가 간 신뢰 등을 고려할 때 미국이 지금 한·미 연합 방위 체제 때처럼 증원군을 파병할지는 의문이다. 한미연합사가 존재하는 동안엔 미군은 한반도 유사시 증원군 파병 등 자동 개입하도록 돼 있다. 작통권 단독행사는 한·미동맹의 고리인 한미연합사의 해체를 가져올 것이다. 이 고리가 끊어지면 미국은 자국의 이익에 따라 주한미군을 감축할 수도 있고, 아예 철수할 수도 있다.”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 논의는 언제쯤 가능하겠는가?

“적어도 한반도에서 전쟁위협이 완전히 사라지고, 남북한이 군사적·정치적으로 완전히 신뢰할 수 있을 때에 논의돼도 늦지 않다. 전시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능력인데 우리는 대북 정보의 90% 이상을 미군에 의존하고 있다. 한·미동맹이 약화되면 우리는 북한의 핵 위협에서 벗어날 수 없다. 현재는 미국의 핵우산하에 있지만 연합사가 해체되면 우리는 북의 핵 위협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비용에 대한 걱정도 많은데….

“전시 작통권을 단독 행사하게 되면 적게는 500조~1300조원까지 비용이 필요하다. 이것은 1300만 가구로 보면 한 가구당 5000만원 이상이 필요한 것이다. 이는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일자리를 감소시키게 된다.”

―정부가 그래도 단독행사 추진을 강행한다면?

“국민들에게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가 가져올 위험성과 경제적 부담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현재 정부는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를 마치 일제하에서 나라를 되찾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예비역들은 힘이 없더라도 군의 경험과 지식으로 국민들에게 정확한 사실을 알리는 데 힘쓸 것이다. 안보 문제는 여야와 이념을 초월해야 한다.”


안준호기자 liba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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