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기사의 민심읽기

이제 노무현을 이야기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대리운전기사의 민심읽기<노무현대통령>



약 1년동안 하루평균 6명씩 약 2천명의 음주고객을 만났지만 그분들의 입에서 먼저 노무현의 노자도 나온 일이 없었습니다.

대체적으로 정치이야기도 거의 나오지 않았지만 사람들이 노무현에 대해서 그 정도로 무관심할 줄은 몰랐습니다.

거꾸로 내가 정치에 대해서 필요 이상으로 많은 관심을 갖고 살고 있는 사람이구나 하고 되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정말 그렇게 무관심할까라는 궁금증에 슬쩍 노무현대통령에 대해서 대화의 미끼를 던져본 적이 자주 있었습니다.

그 중의 압권 하나를 소개합니다.

지난 5월 신사동에서 천호동까지 간 30대 후반의 고객과의 대화 내용 요약입니다.

나 : 노무현 정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고객님.
고객 : 음~ 짜증나는 지일무운이네요. 기사님.
나 :그래도 간단하게 한 말씀으로 정의를 내려주시죠.
고객 : 음~ 그 뭐더라. 하루 해는 너무 길어요. 뭐~ 조용필
노래 있잖아요. 맞아. 그래. 너무 길어요. 음~ 근데
노무현이 몇년 하고 있죠?
나 : 3년 조금 넘었을걸요.
고객 :네 그것 밖에 안됐어요? 씨~ 전두환이 때는 금방 간 것 같았는데.

이같은 대화를 나누다가 내가 노무현 대통령의 실정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이니까

고객 : 아저씨. 사람은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어요.
너무 그러지 마세요.
나 : 네? 노무현 대통령도 실수는 할 수 있지요.
그래도 대통령의 실수는 그 파장이 엄청나니까,
실수가 많으면 안되잖아요. 우리하고는 비교가
안되잖아요.
고객 : 아니. 아저씨. 노무현이 말고요. 중요한 건 내가
실수를 했다니까요. 글쎄.
나 : 네? 고객님께서 무슨 실수를 하셨는데요.
고객 : 헤헤~ 제가 노무현이를 찍었다는 것 아닙니까.
술마셨으니까 아저씨에게 이야기 하는거예요.
어디가서 쪽팔려서 노무현이 찍었다는 말도 못해요.

1년여 동안 약 2천여명의 고객을 대했지만 노무현을 두둔하는 고객은 2명 밖에 없었습니다.나머지는 부정적이었거나 침묵했습니다. 대화도중에 노무현이 화두로 올랐을 때 2명 빼고는 모두가 악담을 내뱉었습니다. 노무현을 찍었던 분들은 자기탄식조였습니다. 서민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는 모두 노무현이 배반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었습니다. 스쳐가는 대리운전기사에게 술먹고 감성적으로 내뱉은 이야기가 거짓말일 확률은 낮을 것이므로 민심은 이미 노무현에게서 멀리 떠나있다고 분석하면 정확할 것입니다.

민심이 노무현을 떠나도 아주 일찌감치 떠났다는 사실은 지난해 말부터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될 지에 대해서 더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데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노무현을 이야기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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