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와 이명박은 과연 손잡을까?

"권력분점하더라도 함께 가야…"당사자들은 일단 부정
떠오르는 권력동거론, 박근혜와 이명박은 과연 손잡을까?

'지지층이 다른 두 사람이 힘을 합치면 정권 창출 가능성 매우 커져'
일부에선 '권력분점하더라도 함께 가야…'당사자들은 일단 부정

박근혜·이명박의 ‘권력 동거’는 가능할까. 한나라당의 유력한 차기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007년 대선에서 손을 맞잡는다면 한나라당에는 ‘복음(福音)’이, 집권여당에는 ‘재앙’이 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 2위를 다퉈온 두 사람이, 누가 한나라당 후보가 되느냐에 상관없이 대선 승리를 위해 힘을 합하기로 작정하면 적어도 지금 판세로선 한나라당의 승리가 결정적이다. 열린우리당에서도 “박근혜·이명박이 손을 잡는 것은 생각하기도 싫은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말을 공공연히 하고 있다.

두 사람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고건 전 총리를 앞지르며 오차범위 내의 지지율 1, 2위를 이어가고 있다. ‘리얼미터’의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선 지난 7월 31일 이후 모두 4차례에 걸친 조사에서 이명박 1위, 박근혜 2위의 순위가 이어지다 9월 7일 조사에서 최근 대중활동을 재개한 박근혜 전 대표가 지지율 1위로 올라섰다.
박 전 대표는 28.3%, 이명박 전 시장은 25.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3위인 고건 전 총리는 18.8%의 지지율을 기록했고,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4.9%의 지지율로 4위에 올라섰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박근혜·이명박 공조체제’가 이뤄질 경우 차기 대선의 득표전에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는 지난 8월 17일 차기주자 지지율을 조사 분석하면서 “이명박 전 시장은 서울, 40대, 고학력, 고소득층 등 핵심 지지층에서 여전히 높은 지지도를 나타내고 있으며 특히 화이트칼라층에서 지지도가 대폭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서는 “TK와 충청권, 저학력, 저소득의 서민층을 중심으로 한 핵심 지지층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두 사람의 지지층이 겹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한나라당의 집권을 원하는 보수층에서는 벌써부터 “두 사람이 공조를 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는 지난 9월 3일 ‘조갑제 닷컴’에 올린 글에서 “현 단계에서 자유진영의 후보단일화는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달리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중 누가 대통령 후보로 확정되든지 두 사람이 한 팀으로서 대선에 임하게 하는 것을 뜻한다”며 “승자는 대통령 후보가 되고 패자는 국무총리를 맡기로 한다는 식의 약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때 국무총리는 허수아비가 아니고 헌법이 보장하는 책임총리라야 한다”며 “국무총리의 각료 제청권 같은 것을 대통령이 지켜주면 국무총리는 막강한 실세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권력 분점(分占) 약속을 통한 일종의 공동정권론인 셈이다.

조씨의 이러한 주장은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경선 결과에 불복하면 집권층에 정계개편 호기를 제공하고 이는 우파의 또 다른 패배로 이어진다는 우려에서 비롯된다. 조씨는 “전례가 없을 정도로 복잡한 정계재편 시나리오에 큰 변수가 하나 있다”며 “한나라당 경선에서 패배하는 세력(또는 마지막 단계에서 경선 불참을 선언한 세력)이 독자후보를 낼 경우”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대중과 좌파세력은 독자적으로 유력후보를 낼 수 없다고 판단되면 한나라당의 이명박, 박근혜와 아주 부자연스러운 제휴라도 모색할지 모른다”며 “뜬소문처럼 김대중 측이 박씨를, 노무현계 좌파세력이 이씨를 겨냥하고 있다는 말들이 돌아다닌다”고 썼다.

실제 내년 대선에서의 가장 현실적인 변수는 2007년 6월 17일로 예정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이 무사히 치러질 수 있느냐는 것이다. 유력주자들의 치열한 세 싸움 등으로 경선이 불발로 그치거나 심대한 후유증을 낳는다면 대선 전에 정계개편의 불씨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경선의 문호를 완전히 개방하는 ‘오픈 프라이머리’를 추구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에서 경선 일정을 한나라당 경선 이후로 잡자는 주장이 우세한 것도 한나라당 경선 후유증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보인다.

박근혜·이명박 양 진영에서는 권력분점을 통한 사전공조 약속에 대해 일단은 부정적인 반응이다. 이명박 전 시장은 지난 9월 6일 부산MBC와의 대담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의 역할 분담론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제일 두려운 건 우리 한나라당끼리 뭘 나눠먹자고 합의하면 국민이 볼 때 ‘한나라당이 다 된 것 같이 그렇게 하냐’ 하는 오해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박 대표와 제가 협력을 해서 정권을 되찾아와야 한다는 원칙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무슨 자리를 놓고 하는 것은 국민에게 정말 오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의 한 측근은 “대선이 1년 반이나 남은 시점에서 대통령·총리 역할 분담을 얘기한다면 당연히 국민에게 권력 야합으로 비치지 않겠느냐”며 “우리를 지지하는 계층에서의 고민은 이해하지만 후보 간의 권력야합은 바람직하지 않고 정서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표 측에서도 역시 부정적인 반응이다. 박 전 대표의 측근인 전여옥 최고위원은 “현재 한나라당의 유력주자인 박근혜·이명박·손학규 세 사람의 (대통령을 향한) 권력의지도 유권자들이 존중해 줘야 한다”며 “유권자들이 공동정권에 표를 주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전 위원은 “세 후보가 일단 경선까지 치열하게 경쟁한 후 당선된 사람에게 힘을 모아주는 게 순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또 다른 의원은 “권력분점은 시기상조일 뿐 아니라 비현실적인 발상”이라며 “같이 일해본 적도 없고 철학과 스타일이 다른 두 사람이 어떻게 권력을 나눌 수 있느냐”고 말했다.

한나라당 안팎에서는 박근혜·이명박의 권력 분점만이 아니라 공조 여부에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 게 사실이다. 최근 손학규 전 지사 띄우기에 나서고 있는 홍준표 의원은 “공동정권론은 정치 현실을 모르고 하는 나이브한 얘기”라며 “다들 욕심이 있는데 누가 총리를 하려고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오히려 홍 의원은 “박근혜·이명박 양강구도로 가면 당이 깨질지도 모른다”는 입장이다. “저쪽(열린우리당)은 오픈 프라이머리로 200만~500만명을 동원해 대대적인 예비선거를 치르며 온갖 매체가 선전을 해댈 것이다. 우리가 박근혜·이명박 두 사람만을 앞세워 기껏 1만명을 모아 경선을 치러서는 승산이 없다. 분명히 양자구도로 가면 네거티브 전략은 피할 수 없고 왜소하고 추잡한 경선이 된다. 손학규 전 지사가 지지율을 10%대로 끌어올려 명실상부한 3강구도가 돼야 그나마 포지티브 경선이 되고 파열음을 막을 수 있다.”

한나라당의 한 3선 의원 역시 “박근혜·이명박 두 사람은 권력을 향한 다른 고속도로를 닦고 있다”며 “두 사람의 생각은 어떨지 모르지만 일찍부터 유력주자로 떠오른 두 사람 주변에 몰려들고 있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미 두 사람을 놓고 권력을 향한 베팅을 시작한 주변 사람들이 ‘권력 나누기’에 동의하겠느냐는 주장이다.

성균관대 김일영 교수(정치학)는 “두 사람의 역할분담론은 두 사람이 지지율 1, 2위를 계속 유지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데 전략적인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며 “열린우리당에서 엉뚱한 후보를 내세워 판을 뒤집을 경우를 생각하면 패를 다 까서 역할분담까지 해놓는 것은 하수(下手)”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두 사람에게 너무 집착할 게 아니라 한나라당도 패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오히려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두 사람은 한나라당의 권력 탈환을 위한 협조를 강조하고 있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치열한 싸움의 모습이다. 두 사람의 대리전 양상을 띤 지난 7월의 당대표 경선에서도 보여졌듯이 두 사람의 경쟁은 자칫 과열로 치닫기 쉽다.

요즘 한나라당 홈페이지에는 두 사람의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서로 비방전을 전개하고 있다. 두 사람을 지지하는 네티즌이 경쟁적으로 글을 올리면서 인신공격성 비난까지 하고 있다. 박 전 대표를 겨냥해선 “결혼도 못한 된장녀” “친일파이자 군사 독재자의 딸” “김정일은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원한다”는 등의 비방성 글이 쏟아지고 있고, 이 전 시장에 대해서는 “대통령감이 아닌 할아버지” “노가다 산업으로 국가경쟁력이 과연 있겠나” “열린우리당 후보가 될 사람” 등의 음해성 글이 난무하고 있다. 두 사람에 대해 ‘박그네’ ‘명바기’ 등으로 비하하는 네티즌들은 서로 ‘박빠’ ‘명빠’라고 공격하며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 당직자는 “두 사람 간의 경쟁이 본격화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이런 양상이 벌어져 진짜 걱정거리”라며 “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는 사람들의 실명제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대권 행보도 달아오르는 양상이다. 이 전 시장은 지난달 박 전 대표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에서 낙동강 지류를 탐사하며 자신의 내륙운하 구상을 가다듬었다. 그러면서 연일 ‘박정희의 강력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박정희와 내륙운하로 한나라당의 텃밭인 TK(대구·경북)를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박 전 대표도 지난 9월 5일 김성진 전 문화공보부 장관의 회고록 ‘박정희를 말한다’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우리도 한번 잘살아 보자고 애썼던 아버지와 어르신들의 모습이 눈앞에 보이는 듯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 전 시장이 ‘박정희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에 대해 “국민이 보고 잘 판단하지 않겠느냐”는 답을 했다.

두 사람의 ‘권력 공조’ 가능성은 한국 정치의 과거경험에 비춰봐도 부정적인 편이다. 대권후보 경쟁자들이 협조하기보다는 분열했고 그로 인해 어부지리(漁父之利)의 결과를 빚은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1987년 대선에서 분열해 노태우 민정당 후보의 당선을 가능케 한 양김(兩金)씨가 대표적인 경우다. 1997년 대선에서는 경선불복을 통해 DJ의 집권을 사실상 도운 이인제 후보의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박근혜·이명박의 공조가 가능하다는 시각도 있다. 한나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일단 두 사람이 경선까지 가기만 한다면 한나라당 지지층의 정권 재탈환에 대한 열망 때문이라도 분열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조와 권력 분점은 전혀 차원이 다른 얘기지만 두 사람이 손을 맞잡는 데 동의하기만 한다면 어떤 형태로든 협조관계가 생겨나지 않겠느냐”며 “권력욕에 사로잡혔던 양김씨의 경험 때문에 ‘권력 분점은 안된다’는 선입견이 강하지만 시대와 사람이 바뀐 이상 새로운 시도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부 아니면 전무’식의 싸움을 불러올 수밖에 없던 제왕적 대통령제가 많이 퇴색한 것도 ‘권력 동거’를 가능하게 만드는 요소로 거론된다. 대통령이 모든 권력을 갖는 통치방식은 이미 한국의 현실에서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총리에게 실권을 주는 책임총리제는 노무현 대통령이 현 정권에서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과제다. 또 빈번하게 거론되는 개헌 논의에서도 4년 중임, 정ㆍ부통령제를 지지하는 답이 가장 많다. 일종의 권력 파트너, 권력 분점이 정치적으로 익숙한 사안이 돼 버린 셈이다. 열린우리당에서도 4년 중임, 정ㆍ부통령제 개헌을 전제로 외부인사 영입을 통한 다양한 러닝메이트제를 모색하고 있다. 조갑제씨는 앞서의 글에서 “우리 헌법은 제정 당시 내각제로 했다가 이승만의 반대로 급하게 대통령 중심제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내각제 요소가 더러 남아 있다”며 “대통령은 안보와 외교를 맡고 내치(內治)는 국무총리에게 거의 전담시킨다는 식의 약속이 가능하고 이는 합헌적”이라고 주장했다.


정장열 주간조선 차장대우 jr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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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승찬 (jpower01) 3 1
2사람 모두다 대한민국에 필요한 사람이라고 본다. 페어플레이 자유경선을 통해서 어느 한사람이 대선후보로 최종낙점되면 이인제 후조처럼 여기저기 날아다니며 상대방을 헐뜯지말고 필히 대선에서 승리하도록 적극도와줘야한다. 한국은 너무 절망적인 상황이다. 안보관은 박근혜가 더 확실하고 경제관은 이명박선수가 1% 더 나은것 같다. 손학규도 괜찮지만 아무래도 다음대선을 노려야 (09/16/2006 16: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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