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을 고발하는 사람들

이들에게 노무현씨는 그 소중한 추억과 꿈을 깬 사람이다.
요사이 서울 강남 테헤란路에 있는 국민행동본부 사무실로 매일 수백통의 '노무현 고발 서명지'가 들어오고 있다. 우편으로, 팩스로, 인편으로 들어온다. 지난 9월8일부터 '현직대통령 노무현 內亂罪, 外患罪 혐의 고발 서명운동'을 시작한 이래 벌써 서명자는 1만 명을 넘었다.

서명용지를 가져간 사람들이 복사를 하여 여러 명의 서명을 받아오는 경우가 많다. 9월27일 현재 경기도 용인시에 사는 金모씨(77)가 407명의 서명을 받아 1위를 달리고 있다. 2등은 70명의 서명을 받은 육군대령 출신 朴모씨. 朴씨는 서명용지를 갖다 주면서 이런 글이 적힌 쪽지를 넣었다.

<대한민국에 절대 없어야 할 못된 인간. 국민들을 속여서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 속아서 빌려준 대통령이란 직책을 환수하자. 국가관, 시국관은 9급, 10급 공무원만도 못하다>

서명지를 돌리는 이들은 50代 이상의 老壯層이 대부분이다. 서명자는 젊은이들, 공무원들, 주부들, 파출부, 청소부들, 경비원, 벤처 회사 직원들, 호남사람, 경상도 사람, 노인들로 다양하다. 서명 1위인 金씨는 6.25 참전용사인데 '내가 설득하여 30代 이하 젊은이 10명으로부터 서명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현직 대통령 고발장에 서명하는 데 대해서 별다른 두려움도 느끼지 않은 것 같더라고 했다. 서명을 거부하는 이들이 10%도 안되더란 것이다. 그만큼 盧대통령에 대해서 절망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민심이 이 정도로 돌아섰기 때문에 盧대통령이 김정일과 만나 大選用 장난을 쳐도 국민들은 속아넘어가지 않고 오히려 역효과를 볼 것이라고 金씨는 말했다. 그것이 현장에서 느낀 民心이란 것이다.

김씨는 고발장 서명을 거부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좋습니다.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이니까 생각이 다른 것이 정상이고 다른 의견도 존중해야 합니다. 나는 고발운동하고 귀하는 반대하는 것이 민주주의 아니겠습니까. 고맙습니다'

얼마나 당당한 민주주의의 원칙이고 생활철학인가? 현직 대통령 고발 운동은 한국 민주주의를 성숙시키는 하나의 국민각성운동이 될 것 같다. 헌법이 현직 대통령의 권력보다 위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국민들은 백성과 달리 민주국가의 주권자이므로 헌법의 힘을 이용하여 권력남용이나 반역을 응징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공무원은 헌법에 위배되는 명령에 충성해선 안된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요컨대 헌법을 활자상태에서 구체적인 힘을 가진 존재로 불러내는 운동이다.

金씨의 경우 젊었을 때는 김일성과 싸웠고 늙어선 노무현, 즉 守舊좌파와 싸우고 있다. 이들이야말로 한민족 사상 삼국통일을 이룩했던 신라 金庾信 세대 이후 가장 위대한 진보세력이다. 이들은 나라를 세우고 지키는 데 피를, 산업戰士로서 땀을, 민주화 시대엔 눈물을 흘렸다. 피, 땀, 눈물로 만든 세계사의 금자탑이 대한민국이다. 이들의 피, 땀, 눈물 덕분에 우리는 자유통일을 넘어서 일류국가를 만든다는 꿈을 가질 수 있었다.

70대 노인들은 자신들이 한 일들에 대해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 자부심에 찬물을 끼얹는 노무현 세력에 대한 경멸과 증오심도 굉장하다. 지나간 세월 피, 땀, 눈물이 어린 추억거리를 만들어냈던 영웅들, 그 추억을 간직하면서 죽어가고 싶은 사람들, 후손들에게 자유통일과 일류국가 건설의 꿈을 유산으로 넘겨준 사람들. 이들에게 노무현씨는 그 소중한 추억과 꿈을 깬 사람이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