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을 위한 충고

대한민국엔 중도란 없다. 오직 '국가수호세력'과 '국가전복세력'만이 있을 뿐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는 옛말을 보는 듯했다.

5.31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의장에서 물러난 뒤, 독일로 단기 유학을 떠난지 두 달 반 만인 10월 1일, 정동영 前의장이 귀국하는 모습이 tv에 비춰진다.

지난 7월 15일 출국시에는, 박명광 비서실장, 정청래, 서혜석등 의원 세명과, 몇몇 측근인사만이 배웅했지만, 이번 귀국에는 이용희 국회부의장을 비롯한 여당의원 20여명과, '정통사(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라는 지지회원등, 5백여 명이 환영인파를 이루었단다.

또한 이곳 저곳에서 '정동영'이란 연호가 터져나왔고, '가자! 정동영의 길路' '언제나 당신뿐'등의 글이 쓰여진, 현수막까지 동원되었고.

전날에 있은, 박근혜와 이명박의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함에, 그들과 동급의 이미지 부여와 함께, 김근태와의 격조차별성을 보여주는 이중의 포석으로, 이런 구호와 플랭카드의 난무가 있지 않았겠느냐는, 나름대로의 추측을 해보게 된다.

대체 그를 환영하는 이들은, 어떤 사고를 가진 이들일까?

말머리에서 언급한, 망한 부잣집 세째아들의 모습인 정동영에게서, 아직은 뜯어낼 것이 있으리라는 막연한 기대로의, 헛발질해대는 무개념族들의 아우성이라는 해석밖에는 안되니..

'바깥에서 한국의 희망을 더 크게 보았다'는 그의 귀국연설은, 역시 치열한 내부상황에는 한발짝 떨어지기를 바라는, 고생모르고 자란 철딱서니없는 도련님의 착각이요, 극단의 주관적 說일 뿐이었다.

물론 이런 견해는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고, 열우당內에서 조차 '고개흔듬'이라는,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대세였다.

한 당직자는 '당의장은 의전이라는 게 있는데, 나중에 따로 조용히 만나면 되지, 직접 인천공항까지 나가는 건 오버'라며, '역대 그런 사례가 없다. 한 1년 나갔다가 오는 것도 아니고..'라 말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꼬마들의 합종연횡이냐'는, 냉소까지 흘리는 상황이다.

물론 이런 말을 하는 이들이야, 도토리 키재기식의 경쟁관계에 있는, 김근태계에서의 경계반응으로 나오는 말일테지만, 틀린 말은 아닌 것같고..

하여튼, 바야흐로 대선의 기운이 스멀스멀 퍼져가는 계절이긴 하나보다.

여기서 잠깐 방향을 돌려..

요즘에는 별의 별 여론조사가 쏟아지고 있지만, 그중 대선주자 후보群의 이미지에 대한 조사가 눈길을 끈다.

오늘의 대상은 정동영이니, 다른 이들은 생략하기로 하고.

정동영 前의장에게 잘 어울리는 술은, '위스키'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정동영'하면 떠오르는 차는 '체어맨'으로, 고건에 이어 2위에 올랐고, 가장 잘 어울리는 옷으로는, '정장(양복)'이 73.3%라는 압도적 다수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정장을 입고 체어맨을 타면서, 위스키를 즐기는 이미지라는 말인데..

이는 앵커출신으로, 언제나 양복에 넥타이를 맨 모습이 각인되어 있음의 영향이겠지만, 그의 말이 진정성을 얻지 못하는 이유중 하나로, 이런 귀족풍의 이미지를 제압할 만큼의, 뚜렷하고 절절한 행보가 없음을 들 수 있겠다.

말로는 서민의 편에 서서, 그들의 아픔을 대변한다고 외쳐대지만, 이런 '성골 귀족'의 이미지를 벗지 못한다면, 그는 오로지 '정통사'라는 집단만의 우상으로, 그 제한된 구역에 갇힐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정통사'라..

태극기 뺏지 거꾸로 달고나가, 북한의 인사에게 '동지'를 외치는 이이니, 그와 마음이 통하는 정통사의 고문으로, 그 북한인사를 추대하면 제대로겠는데..

비록 그에게 어울리고, 지금껏 입어오고 있는 것이 정장인 양복이라지만, 참여정부 출범이후 계속된, '좌(左)바라기'의 성향으로 봤을때, 그가 입고 있는 양복(洋服)의 '洋'자에서, '물 수(水)변'을 빼는 식으로 그를 깨끗히 씻어낸다면, 결국 양의 탈을 쓴 모습인, 양복(羊服)을 입은 그의 실체가 보일 것인데.

이런 엄연한 사실마저 모른체, 그저 잘생긴 얼굴 하나에 달려드는 설익은 이들의 괴성은, 우리나라 정치가 3류 아니, 순위권 밖으로 내쳐지는 이유중 하나일 것이다.

이는 우파內에 교묘히 숨어있는, 일부 한나라당 의원도 포함된다 하겠다.

다시 그의 귀국장면으로 돌아가..

그의 귀국 기자회견에서 나온 말중, 귀국 직전 그가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새로운 중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나라의 미래와 희망을 위한, 새로운 모색이 필요하다'는, 추상적이고 원론적인 설명만으로 예봉을 피하고, 열우당이 추진중인 '오픈 프라이머리'와, '盧대통령을 제외한, 중도세력 대통합론'에 대해서도, '국내 상황을 잘 모른다'는 말로 비켜갔다.

하여튼 말은 잘도 만들어 낸다.

'뉴라이트'에 대응한 '뉴레프트'가 언급되더니, 이제는 어정쩡한 행보의 '중도'라는 회색인들에게 조차, '뉴(new)중도'라는 기가찬 명명식을 해대고 있으니 말이다.

이곳 저곳으로 여론의 눈치보아가며, 유리하다 싶은 쪽에 들러붙는, 한마디로 기회주의자를 지칭함이, 오늘날 대한민국에서의 중도가 아닌가?

솔직히 그럴듯하게 지칭해서 '중도'이지, 실은 '박쥐族'이라 불러야 정상이지 싶다.

'고건'이 그 대표적 인물이고.

덧붙여 현재의 대한민국에서, 이리저리 눈사위 돌려대는 정치모리배들인 기회주의자들 빼고, 국민들 중 중도에 선 사람들이 얼마나 될것 같은가?
김대중정권 5년과 노무현정권 4년을 보내고 있는 국민들은, 극한의 몸서리침 속에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터.

이러함에도 애매모호한 '중도'라는 이름을 내세우며, 국민의 신념과 의지를 분산시키려는 짓은, 그들의 애처럽기까지 한 마지막 몸부림에 다름아니며, 또한 이런 중도라는 말에 혹하여 몰려드는 이들 역시, 부끄러운 대한민국의 또다른 오명(汚名)으로 기록될 것이다.

대한민국엔 중도란 없다.

오직 '국가수호세력'과 '국가전복세력'만이 있을 뿐이다.

이런 치열한 전투의 와중에, 어느 쪽에서도 피해를 입지 않으려, 'safety zone'이라는 안전지대에서, 몸집을 키워보려 애쓰는, 정동영과 열우당의 몸짓이 애닯다.

이따위 눈에 보이는 치졸한 스탠스는 접고, 떳떳하게 실체적 좌익의 입장에서 우익에게 도전하라.

그리고 내년 12월에, 국민의 심판을 받으면 될 것 아닌가?

머리 복잡하고 피곤하게시리, 말장난만 하지 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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