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하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독재자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자신의 권위이다. 김정일은 내부적으로,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북한 지배층 안에서 이 권위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작년 9월부터 시작된 미국의 對北금융제재는 김정일의 정권운영 자금을 경색시켰을 뿐 아니라 일반 무역에도 큰 타격을 주었다. 김정일의 각종 국제범죄로 해서 북한이 범죄집단 대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기관을 이용할 수 없게 된 무역상을 상상해보면 알 것이다.
이렇게 되니 지배층 안에서 김정일에 대한 불만이 높아졌다. 북한은 정부기관과 군부대까지 각자 외화벌이 회사를 운영한다. 이 회사들이 외화벌이를 하는 데 지장이 생긴다는 것은 북한의 지배층, 즉 黨간부, 軍장교, 보위부 간부 등 정권유지기구 요원들의 생활이 어려워진다는 것을 뜻한다.
금융제재는 북한정권의 달러위조 때문에 시작된 것이지만 북한은 달러위조뿐 아니라 가짜 양담배, 가짜 의약품, 헤로인과 필로폰을 밀조 밀매하고 이밖에도 무기판매, 외국인 납치 등 수많은 국제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그로 인한 年間 외화수입이 정상무역액과 맞먹는다고 한다.
김정일이 그런 국제범죄 행태를 바꿀 수 없는 것은 핵개발을 포기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체제의 생리이자 생존조건이 되어버린 때문이다. 미국이 이런 북한에 대해서 돈줄을 끊는 작업을 시작한 것은 김정일 정권을 조용히 목졸라 죽이겠다는 의지의 표출이었다. 부시 행정부는 '김정일이 제거되어야 핵개발이 끝난다'고 보고 있다. 여러 번 북한 정권에 속아오면서 도달한 결론이다.
김정일도 이런 의도를 알았다. 그래서 6자 회담을 거부하면서 美北대화만 애걸했다. 미국이 사정없이 대화를 거절하는 것을 보고 비상수단을 쓰기로 한 것이 지난 7월의 미사일 발사와 이번의 핵실험 경고인 것이다. 김정일은 핵실험을 통하여 핵보유국임을 선언하고 그런 위상에서 지금까지와 다른 차원의 협상을 미국과 벌이려 할 것이다. 미국은 對北봉쇄작전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을 통한 김정일 정권 제거 작전을 추진할 것이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김정일 정권을 제거하고 핵문제를 해결한 다음 북한정권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허용하는 식의 빅딜이 성립될 조건이 무르익고 있다.
노무현 정권은 김정일이란 국제범죄자의 변호사 역할을 충직하게 해오다가 범인이 그만 범행을 고백하는 바람에 법정에서 '거짓말장이'가 되어버렸다. 신뢰를 완전히 상실한 盧정권에 대해서 어느 나라도 어떤 역할을 해달라고 부탁을 하지 않는다. 심지어 범인마저 자신의 변호인을 무시한다.
노무현 변호사가 할 일은 있다. 이런 성명서를 내는 것이다.
'나는 범인에게 속아 지금까지 그가 무고하다고 생각했다. 이 점 사과한다. 지금부터는 변호를 종료한다. 수사와 재판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
그런 선언은 변호사로서의 명예는 물론이고 장래를 망치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참으로 하기 어려운 결단일 것이다. 그는 다른 방법을 모색할지 모른다. 범인이 나쁜 짓을 한 이유를 사회에 뒤집어씌우는 작전이다.
'범인이 살인을 저지른 것은 사실입니다만 그 책임은 우리 모두의 것입니다. 그가 서울역전에서 노숙할 때 검사, 판사 여러분들은 무엇을 하고 계셨습니까? 좋은 학교 나와 출세한 분들이 좋은 포도주 마시고 골프 치고 다니지 않았습니까? 범인은 이런 양극화 세상에 대한 분노를 그런 식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일리가 있지 않습니까. 여러분들에게 호화판 생활권이 있다면 그에게도 생존을 위한 살인권이 있습니다. 방어적 목적의 살인권은 허용되어야 하지 않습니까'
물론 이렇게 나가면 변호사의 정신감정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재판은 엉망이 된다. 그럼에도 盧 변호사는 그런 식으로 깽판을 치는 것이 '조용한 사과와 퇴장'보다는 유리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깽판을 치고 논란꺼리를 만들어놓으면 그 누군가는 자신을 편들어줄 것이고 논란 속에서 변명꺼리를 만들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後者의 길을 택한다면 나라의 불행이고 前者의 길을 선택한다면 그도 살고 한국도 위기를 면할 것이다.
김정일의 핵실험은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지난 8년간 對北정책이 파탄난 것을 뜻한다. 盧대통령은 즉시 파산절차를 밟기 시작해야 한다.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말장난으로 모면하려다간 不渡의 책임을 지고 감옥에 가야 할 일이 생길 것이다. 핵실험은 김정일의 무덤이 되겠지만 민주국가에 태어나서 대통령까지 된 노무현씨에겐 아직 여유가 있다. 그에겐 정치人生을 정리할 好機이다. 主敵의 핵무장은 어떤 변명과 말장난으로써도 피해갈 수 없는 절체절명의 국가위기이고 살벌한 현실이다. 盧대통령은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변명과 말장난으로 피해갈 수 없는 국가위기
- 趙甲濟
-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2006-10-04, 17: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