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정권이 부른 핵재앙

“南측, 핵개발 시간과 돈 제공한 셈”
햇볕…포용…남한 위정자들이 북한 핵재앙 불렀다
北, 경제적 실리 취하면서 핵보유가 목적



북한은 9일 핵 실험을 통해, 자신들이 15년 넘게 벌여온 ‘핵 게임’의 목표가 ‘핵무기 보유’였다는 점을 드러냈다. 겉으로는 미국 등에 협상을 요구하면서, 실제론 핵무기 개발 계획을 진행시켜 왔기에 가능한 것이 이날 핵 실험이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 정부는 북핵은 협상용인 만큼 햇볕정책을 통한 대북 포용으로 북한의 핵무장을 막을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움직여 왔다. 그래서 북한의 핵실험은, 우리 위정자들의 잘못된 정책이 부른 재앙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①비밀리에 고농축 우라늄 핵개발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가 고농축 우라늄(HEU)을 통한 핵개발 프로그램이다. 북한은 1994년 미·북 제네바합의를 통해 일체의 핵 활동 동결을 약속했다. 그리고 2000년 남북 정상회담과, 같은 해 가을 올브라이트 당시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과 조명록 인민군 차수의 미국 방문 등 대화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제네바 합의에 따라 연간 중유 50만t을 받고, 남북정상회담 대가로 4억달러, 각종 남북 경협을 통한 경제적 실리 등은 취하면서도 1990년대 후반부터 고농축 우라늄 핵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제네바 합의로 플루토늄을 통한 핵개발이 어렵게 되자 대안으로 HEU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를 위해 파키스탄의 핵 과학자인 칸을 초청하기도 했고, 여기에 필요한 기술과 장비인 원심분리기 등을 들여오려고 하기도 했다.





②핵 포기 전제로 한 대북 지원은 거부


또 북한은 미국과 한국이 요구하는 근본적인 개혁·개방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중유나 현금 처럼 당장 쓸 수 있는 ‘당근’은 받았지만, 미·북 수교나, 우리 정부가 제시한 ‘과감한 대북 지원’ 같은 데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여기에는 모두 북한의 핵 포기가 전제 조건으로 붙어있었기 때문이다.


③대화 요구하며 핵개발 조치 밟아


북한은 2002년 이후 단계적으로 핵 보유를 향한 수순을 밟아 왔다. 2003년 1월 핵 확산금지조약(NPT) 탈퇴한 뒤, 영변 핵 시설을 통한 본격적인 플루토늄 확보, 핵개발에 나섰다. 그리고 지난 3일 핵 실험 예고 성명을 발표한 지 6일 만에 이를 강행한 것이다. 사전에 치밀한 계획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북한은 핵무장을 하는 주요 단계마다, 미국과의 협상을 요구해 북핵은 ‘협상용’이란 착시 현상을 낳게 했다.


결국 북한은 처음부터 핵 보유가 기본 목표였던 반면, 우리 정부는 줄곧 북한 핵카드는 ‘협상용’이라는 전제에만 매달려 움직여 왔다. 이에 대해 홍관희 안보전략연구소장은 “북은 핵 보유가 목적이지 협상 카드가 아니었음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의 햇볕정책이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할 수 있는 ‘돈과 시간’을 제공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북핵 문제를 다루면서, 실질적 핵무장 가능성을 접어둔 채 정책을 펴 온 것은 대(大)재앙에 가까운 실패라는 지적이다.





박두식기자 ds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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