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글날 경축사에까지 끼어든 '지배·被지배' 논리
대통령은 9일 한글날 慶祝辭경축사에서 “세계 어느 역사를 봐도 支配層지배층이 쓰는 문자가 있는데도 (被피지배층) 백성을 위해 글자를 만들었던 일은 없다”며 “(지배층만이 문자를 쓸 수 있는 것이) 지배층 특권을 유지하는 方便방편이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은 “세종대왕이 한자만을 고집하던 지배층에 굴복했다면 한글은 만들어질 수 없었을 것”이라며 “한글 창제에 담긴 民本主義민본주의와 自主的자주적 실용주의를 계승·발전시키는 일이야말로 혁신과 통합을 이루는 길”이라고도 했다.
대통령은 정치행사도 아니고 한글날이 국경일로 格上격상된 것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한글 창제의 의의를 ‘계급투쟁에서 지배층의 반대를 이겨낸 승리의 産物산물’로 설명한 것이다. 대통령이 초등학교 5학년 어린아이들에게 “사람들 사이에는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가 있는데 (둘 사이에) 소통이 안 되니까 따로 살게 된다”고 말한 게 불과 열흘 전 일이다.
세상 萬事만사를 지배와 被피지배의 단순 二分法이분법으로 나누고 이 선동적 이분법을 혁명의 선동수단으로 활용해 온 것이 마르크스·레닌주의다. 공산주의 지배계층은 세상을 지배와 被피지배로 나눠 혁명을 부채질하고선 자신들이 권력을 차지한 다음에는 주변에 가시철망을 쳐 자신들의 특권을 보호해 왔다. 그 僞善的위선적 공산주의 혁명가들이 세상에서 사라진 지 20년이 지난 후 그들의 지배·피지배 논리가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백주 대낮에 다시 부활한 것이다. 더구나 지역간·계층간 화합과 통합을 이뤄내는 것이 포부라는 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것이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는 “세계 여러 분야에 남아 있는 제국주의적 잔재를 완전히 청산해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은 2000년대의 세계 질서를 지배층인 제국주의 강대국과 피지배층인 弱小國약소국으로 구분짓고 대한민국을 그 사이에 놓은 것이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자 무역으로 富부를 일군 대표적 국가인 대한민국 대통령이 국제무대에서 세계를 제국주의적 지배국가와 약소국인 피지배국가로 나눈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지금 세계를 이끌어가는 나라의 지도자치고 自國자국과 세계를 흑백의 이분법으로 읽는 지도자가 어디에 있겠는가. 대통령이 시대착오적 黑白흑백의 海圖해도만을 보고 대한민국號호를 이끌어 가고 있으니 지금 대한민국이 세계의 바다에서 漂流표류하고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한글날에도 계급투쟁설 설파한 사람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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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10-10, 07: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