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육대회의 해괴한 광경

"앞으로 선수 아닌 일반국민도 참가시키겠다"는 체육회장의 말은 이 대회를 초등학교 운동회 수준으로 끌어내리겠다는 의도다
전국체육대회의 해괴한 광경


제87회 전국체육대회가 10월17일 경북 김천에서 개막하였다. 이날 오후 4시50분부터 김천시종합운동장에서 개회식 행사가 시작되었다. 6시 정각 대통령 내외가 입장하였다. 식순에 따라 6시36분 대통령의 기념사가 있었다.

대통령의 말씀은 품위는 없었으나 또 무슨 엉뚱한 발언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되었던 평범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한 가지 대목이 마음에 걸렸었다.

대통령은 대회에 참가한 16개 시도 선수단과 해외선수단을 격려하면서 '이북5도 선수단'은 빠뜨렸다. 시도 선수단의 숫자까지 명시했으니 이북5도 선수단의 제외는 의도적이었다고 볼 수 박에 없다.

전국체육대회에의 이북5도 참가는 한반도 전체를 대한민국임을 명시한 헌법정신에 따른 조치이다.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은 이 헌법정신을 받들어서 이북5도 선수단을 다른 시도 선수단과 차별하지 않았었다.

식순에 따라 6시43분, 성화 점화 행사가 시작됨과 동시에 운동장 전체의 조명이 꺼졌다. 국가원수 임석의 야간 대중집회 자리에서 조명이 꺼지다니! 이 비상사태에 나는 바싹 긴장했다.그러나 이 상식적 긴장은 杞憂였다. 조명이 꺼지기 전에 대통령은 이미 자리를 뜨고 없었던 것이다.

입장할 때 관중의 박수 환영을 받았으면 퇴장할 때도 당연히 박수환송을 받는 것이 국민과 대통령 사이의 예의범절이다.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은 그렇게 해 왔다.

성화 점화 행사가 파격적이다. 운동장에 들어선 성화 주자는 성화봉을 유모차를 미는 부인에게 인계한다. 그리고 얼마 후에 힐체어를 탄 장애인에 인계된다. 지금까지 없었던 일이다.

전국체육대회는 각 경기종목별로 국내 최고 실력자끼리 힘과 技를 겨루는 치열하고 엄숙한 각축장이고,또한 시도대항전이다.대회에 참가한 시도선수단은 올림픽에 참가한 국가간 경쟁의식 못지 않는 불꽃 튀는 경쟁의식으로 대회에 임한다. 물론 오랜 기간 많은 훈련을 쌓는다.

이런 자리에 유모차나 힐체어가 등장하다니!

그리고, 김정길 대한체육회장은 개회사에서 '전국체육대회에 선수 아닌 일반국민도 참가시키겠다'고 공언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엘리트 운동선수의 경기장을 시골 초등학교 운동회 수준으로 끌어 내리겠다는 의도이다.

전국체육대회는 3.1독립운동 다음 해인 1920년에 창립하여 87년 동안, 6.25 전란 때도 거르지 않고 이어 오는 민족의 體典이며, '체력은 국력'이란 국가의 根幹이다. 이를 換骨奪胎하려는 음모가 어느 밀실에서 꿈틀거리고 있지 않나?를 국민이 감시할 때이다.

그들은 지금 김정일의 核 때문에 2008년 북경올림픽에 남북한 공동선수단 구성의 꿈이 무산될까봐 안절부절 신경이 곤두서 있다. 또 무슨 짓을 할런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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