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조명없는 수술실서 떠는 환자들

한 북한 외과의사의 고백: "정말 김정일이 원망스럽고, 북조선사람이라는 것이 창피하기만 합니다"
한 의학자의 고백


중국 출장 중인 북한 주민의 편지가 팩스로 왔다. 자신을 북한의 외과의라고 소개한 여인의 편지에는 이런 내용도 들어있었다.

…북조선 보건환경의 열악함을 설명하자면 끝이 없습니다. 특히 외과수술을 위한 설비와 재료의 낡고 부족함은 그중의 매우 단편적인 예에 불과하지만 간과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심각한 상황입니다.

지속되는 전력난으로 인한 수술실의 난방과 조명의 결여는 수술에 큰 지장을 주고 있습니다. 한겨울 입안에서 새는 허연 입김이 보일 정도로 차디찬 수술실에서 수술을 받기 위해 침대에 누워있는 환자는 마취에 들어가기 전까지 수술에 대한 공포와 추위에 떨고 있습니다.

수술을 진행하는 과정에 수십 번 왔다 사라지는 조명 때문에 시야를 볼 수 없어 수술침대를 햇볕이 잘 드는 창문 쪽으로 옮기거나 불이 켜지기를 기다리기를 몇 번 반복하다나면 환자는 환자대로 고통스러워하고 의사들도 피로하며 수술침습도 그만큼 가증됩니다.

수술재료의 부족함을 보충하기 위한 해법 역시 세계 그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독특합니다. 군데군데 뚫린 구멍을 다른 낡은 장갑 편으로 때서 울퉁불퉁한 고무장갑, 세상에 흔한 그 고무장갑도 모자라 수술케이스마다 장갑을 교체해 사용할 수 없습니다.

거즈(가제천) 대신에 화장지용 티슈를 수술창상에 씌웁니다. 밴드(반창고) 대신 조성을 알 수 없는 거무스름한 풀을 나무꼬챙이에 묻혀 창상 주변에 바르는데 피부염을 일으키는 부작용 때문에 그 또한 고통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수액공급시 액체를 통과시키는 고무관은 너무 낡아 탄력성을 잃고 자꾸 들어붙어 더는 쓸모가 없지만 그것도 없는 것보다 낫기에 계속 사용하고 있습니다.

정말 어느 하나도 문명의 현 세기에 걸 맞는 것이 없어 40~50년 전의 과거를 떠올리기에 충분하다고 해야지요.

어찌 부모를 선택하고 나라를 골라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만은 인간의 소중한 생명이 농락당하는 세상은 없어져야 할 것입니다. 어째서 우리 조선사람들만이 인류의 문명에서 소외돼야 하는지 한스럽고 안타깝습니다...

정말 김정일이 원망스럽고, 북조선사람이라는 것이 창피하기만 합니다.

[북한주민 / 김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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