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대선주자들, 간첩단 사건에 “....”

앞다퉈 입장 밝히는 우파진영 주자들과 대비
‘386 간첩단’ 핵심인사들이 북한 당국으로부터 ‘민족통일상’을 수상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된 가운데, 수사를 방해하려는 집권세력의 압력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범여권 대선주자들은 ‘간첩단’ 사건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나라당과 우파를 ‘수구냉전세력’으로 매도하는 역 색깔론으로 ‘민주개혁세력 결집’을 주장해 온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간첩사건이 불거진 이후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지난 20일 개성공단을 방문하고 춤을 춘 이후 비판 여론에 대해 신경질적으로 맞대응하던 공격적인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노무현 정권 하에서 통일부장관을 지낸 정동영 전 의장도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고 있다. 최근 ‘신(新) 중도론’을 주장하고 나선 그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10월초에 ‘대북포용정책 유지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조만간 신당을 창당할 것으로 알려진 고건 전 국무총리도 간첩단 사건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 고 전 총리가 독도 문제, 중국 동북공정, 전시작전통제권 단독행사, 북한 핵실험 등의 사안들에 대해 성명 등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간첩단’ 사건에 대한 그의 침묵은 의아스럽게 해석되고 있다.

간첩단 사건이 연일 언론을 통해 대서특필되고 있음에도 차기 대권을 꿈꾸는 범여권 대권주자들이 침묵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좌파 성향이 강한 범여권 대선주자들은 자신의 핵심 지지층인 극좌세력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라며 “고정간첩들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하기라도 하면 간첩들과 정서적으로 동지관계인 극좌세력의 눈밖에 나지 않겠느냐”고 분석했다.

반면, 우파 진영 대선주자들은 북한이 고정간첩들을 통해 국내 대선에 개입하려고 한 사실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며, 이런 움직임이 내년 대선까지 연장될 가능성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조선일보가 31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재집권 가능성이 희박한 현 집권 세력과 한나라당 집권을 어떻게든 막으려는 북한 정권이 이를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며 “정권의 생존과 직결됐다고 보는 북한이 극단적인 경우 특정 후보에 대한 테러 같은 것도 감행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최근 미니홈피에 남긴 글에서 “간첩사건 등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어쩌면 시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얼마나 더 일어날 지 큰 걱정”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측도 “북한이 노리는 것은 대한민국 내에서의 남남갈등과 남한과 국제사회의 갈등”이라고 분석하며 경계심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주년 기자 (daniel@freezon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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