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굽히고 나온 김정일

김대중씨가 "북한을 압박하면 전쟁이 난다"는 말은 거짓말로 판명되었다
북한이 결국 굽히고 나왔다. 필자는 북한의 핵실험 직후 '마지막 카드를 헛되이 쓴 김정일이 6者 회담장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예측했었다(아래 기사 참조). 김정일은 압도적 압력에 직면해야만 태도를 바꾼다. 핵실험의 사실상 실패와 유엔의 對北제재결의 및 중국의 압력에 봉착하여 그는 6者회담장으로 돌아왔으나 미국은 對北압박을 풀거나 對北금융제재를 완화하진 않을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할 때만 제재를 풀겠다고 할 것이다. 미국은 김정일 정권의 제거만이 최종적인 해결책이라고 믿고 있다.

북한은 핵무기를 폐기하겠다는 약속을 이미 작년에 했다. 미국은 또 다른 약속이 아니라 실천을 요구할 것이다. 여기서 김정일은 선택의 기로에 설 것이다. 폐기에 착수하든지 核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하여 또 다른 벼랑 끝 전술을 쓸 것이다. 어느 쪽이든 그에겐 최후의 카운트다운이다. 김정일은 결국 이 딜레머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自爆할 것이다. 하나 변수는 한국이다. 김정일이 핵포기 약속만 해도 對北지원을 하겠다고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정일 정권에 대한 對北퍼주기는 핵개발 자금과 시간과 정보를 제공해준 利敵행위였다. 이는 북한의 핵무장을 허용함으로써 한반도의 군사력 균형을 파괴하여 전쟁 가능성을 높였다. 반면 미국이 했던대로 우직하게 밀어붙이니 김정일은 굽히고 나온 것이다. 김대중씨가 한 '북한을 압박하면 전쟁이 난다'는 말은 거짓말로 판명되었다. 이승만, 박정희 시절 전쟁이 나지 않은 것은 韓美동맹이 북한정권을 압박했기 때문이다. 빨갱이들에겐 몽둥이가 약이다. 속임수의 鬼才(귀재)인 빨갱이들을 논리와 善心으로 설득하겠다는 생각은 바보짓이다.

김정일이 아무 조건을 걸지 않고, 또 추가 핵실험도 하지 않고서 6者 회담 복귀를 결정한 것은 자신의 취약점을 인정한 셈이다. 지금부터 의미 있는 美北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김정일은 북한의 핵개발 능력에 대한 냉정한 검토를 해보고 核무기화가 어렵다고 판단하면 미국에 큰 양보를 할지 모른다. 핵개발을 그야말로 외교무기화하는 것이다. 문제는 김정일이 핵을 포기하고서도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가이다. 김정일의 고민이 시작되었다.

'북, 6자회담 이르면 11월 복귀하겠다'

미국과 중국, 북한이 빠른 시일 내에 6자 회담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31일 발표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웹사이트(http://www.fmprc.gov.cn/chn/)를 통해, 중국의 건의로 중·북·미 3국의 6자 회담 대표가 베이징에서 비공식 회담을 갖고, 6자 회담 참가국이 편리하고 빠른 시일 내에 회담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3국 수석대표들은 6자 회담을 계속 추진하는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깊이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AFP 통신은 크리스토퍼 힐 미 차관보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회담과 관련, 아무런 조건도 걸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힐 차관보는 '어떤 국가도 회담 재개에 조건을 달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고 한다.

또 그는 이날 '6자 회담이 11월, 혹은 12월에 열릴 것이라고 믿는다'며 '북한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핵무기의 폐기를 주 내용으로 한 작년 9월의 6자 회담 합의를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은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와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참석했으며, 우 부부장의 중재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은 지난해 9월 제4차 회담에서 9·19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13개월간 열리지 못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지난 18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특사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한 탕자쉬안(唐家旋) 국무위원에게 “외부로부터 더 큰 압력이나 불공정한 압력이 가해지지 않는다면 추가 핵 실험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중국외교부가 발표한 성명 전문

Heads of delegation to the Six Party Talks from China, the DPRK, and the US had an informal meeting in Beijing

On 31st October, as proposed by China, the heads of delegation to the Six Party Talks from China, the DPRK and the United States had an informal meeting in Beijing. The three parties had a candid and in-depth exchange of views on continuing efforts to advance the process of the Six Party Talks. The three parties all agreed that the Six Party Talks be held soon at a time convenient to the six parties.

중 외교부 6자회담 관련 성명 전문

중국 외교부가 31일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한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6자회담 관련 성명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 10월31일 중국 정부의 제안에 따라 중국, 북한, 미국의 6자회담 대표가 참석한 비공식 협의가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됐다.

- 3개국은, 6자회담을 다시 추진하는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도 깊숙한 의견 교환을 했다.

- 3개국은, 6개국이 형편이 좋은 가까운 시기에 6자 회담을 개최한다는데 합의했다.

베이징=조중식특파원 jscho@chosun.com

'김정일도 핵실험은 실패라고 판단한 듯'

對北전문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어려우니 외교무기화, 對內선동용으로 결정한 듯. 추가 핵실험은 없다.

2006년 10월9일의 북한 핵실험 이후 북한정권과 선전매체의 동향, 그리고 김정일의 언동을 관찰한 정부내의 한 對北전문가는 '김정일이 핵실험을 실패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런 약점을 덮기 위하여 재빨리 외교무기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가 김정일의 심리를 분석한 근거는 이렇다.

1. 김정일은 노동신문, 조선중앙TV, 조선중앙통신을 3대 선동매체로 이용하고 편집지침을 스스로 내린다. 그는 어떻게 보면 이 3大 매체의 편집국장이다. 노동신문은 이른바 正論, 중앙TV는 대중선동, 중앙통신은 대외용이다. 핵실험 이후 이 3대 매체는 의외로 조용했다. 김정일의 심리상태가 조용했다는 뜻이다. 이는 핵실험 결과에 대한 그의 당혹과 낙심을 반영하다.

2. 만약 핵실험이 성공했더라면 이 3大 선전매체는 과학자들을 영웅으로 만들고 이들을 뒷받침한 김정일을 추켜세우는 데 난리를 피웠을 것이다. 그런 일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과거의 사례에 비추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3. 북한의 과학자들은 평소 핵개발 상황에 대해서 김정일에게 과장보고를 올려놓고 핵실험 명령이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하고 전전긍긍했다는 첩보가 있다. 이번 핵실험은 不發은 아니지만 제대로 터지지 못해 일종의 불연소 상태, 즉 타다가 만 수준이었다. 당장 핵폭탄을 만들 실력이 못된다는 것을 세계 만방에 선포한 셈이었다. 이에 대한 당혹감으로 해서 북한 선전매체는 10일간 조용하게 있다가 김정일이 중국 胡錦濤 주석의 특사를 만나는 날 경축 군중집회를 열었다. 이는 두 가지를 암시한다.

4. 첫째는 김정일이 '이 정도의 실력으로는 핵보유국 대우를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하여 외교무기화 및 對內선동용으로 써먹자는 속셈이다. 두번째는 추가 핵실험은 없다는 점이다. 추가 실험을 해도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국과 러시아 정보기관은 북한의 핵개발 기술을 낮게 평가해왔다.

5. 김정일은 이번 핵실험으로 얻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잃었다. 핵개발 기술의 허약성을 노출시킴으로써 위협 공갈력을 상당 부분 잃었다. 김정일은 그러나 핵실험이 실패했다고 말할 수 없었다. 성공했다고 군중대회를 열어야 했다. 협박용으로선 실패했으니 對內선동용으로 써먹자는 것이었다. 미국이나 유엔은 북한의 공식발표를 기준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유엔안보리의 강력한 제제결의가 나온 것이다. 핵실험에 따른 영광은 없고 상처만 떠안은 셈이다.

6. 마지막 카드를 헛되이 쓴 김정일이 6者 회담장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정일은 미국과 단독회담을 하여 빅딜을 하고자 한다. 한반도 비핵화, 국교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對北제재 해제 등을 主의제로 삼으려 할 것이다. 김정일은 남북관계를 美北관계의 정상화로 가는 징검다리로 여긴다. 김정일은 남한으로부터 원조를 받는 것에 대해서 '요강 뚜껑으로 물을 퍼마시는 것처럼 찜찜하다'고 말했다. 그는 美北관계가 정상화되면 남한의 지원 없이도 경제를 꾸려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체제는 남한과 긴장관계를 유지해야 지속될 수 있다. 김정일 治下에선 美北관계가 좋아지면 오히려 남북관계는 긴장될 것이라고 한다.

7. 여기서 문제는, 미국에 김정일이 무슨 선물을 줄 수 있는가이다. 김정일이 핵개발을 깨끗이 포기할 수 있어야 美北관계가 정상화된다. 김정일이 핵무기를 포기하고도 국제적 영향력과 발언권을 유지할 수 있을까? 김정일은 美北관계가 정상화되면 親中에서 탈피하여 親美하겠다는 언질까지 줄지 모른다. 김일성의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면서 兩國으로부터 뜯어먹어본 경험이 있다. 美中 사이에서 그런 줄타기를 해보겠다는 것인데 김정일 수준의 외교로선 오히려 美中의 빅딜에 의한 축출사태를 부를 가능성이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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