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은 간첩조직 ‘일심회’ 본격 결성 시기
386세대 간첩 사건의 주범인 장민호(44)가 2000년 총선을 앞두고 여당이 주목한 ‘젊은 피 300명’에 포함됐던 사실이 31일 뒤늦게 밝혀졌다.
17년 간 고정간첩 활동을 한 혐의를 받고있는 장민호가 한때 여당이 수혈할 인사로 평가된 것을 보면 그의 실제 활동 반경이나 접촉한 인사 범위는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간 신동아는 1999년 5월호에서 ‘여권 핵심부 작성 극비리스트, DJ가 탐내는 젊은 피 300명’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장민호를 포함한 각계 인사 300명의 이름과 현직, 학력, 경력 등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 잡지는 머리말에서 “여권은 2000년 총선거와 21세기를 대비한 국가개조 작업의 동력이 될 인재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여권 핵심 부서에서 보관 작성 중인 복수의 ‘각계 관심대상 인물’ 파일을 단독 입수했다”고 설명했다. 여당이었던 국민회의의 전 당직자는 “당시 이 문건이 언론에 공개돼 화제가 됐었다”고 전했다.
장민호는 분야별로 구분된 리스트 가운데 ‘전문가’ 그룹에 속해 있다. 장민호와 함께 선정된 전문가들로는 장하성 교수,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박노해 시인, 박현주 미래에셋회장, 박병엽 팬택 부회장, 함승희 변호사, 안철수 박사 등이 포함됐다. 간첩혐의자 장민호는 7년 전 남한에서도 사회 유망 인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것이다. 또 386 운동권 인사들로는 열린우리당 우상호, 이인영, 임종석, 오영식 의원 등이 ‘300명’에 포함됐으며, 장민호를 이정훈(42·구속) 민노당 전 중앙위원에게 소개해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허인회씨도 ‘정계’ 그룹에 이름이 올라 있다.
36세였던 장민호의 당시 직책은 해외소프트웨어지원센터 수석매니저. 성균관대 국문과, 미 버클리대 대학원, 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진흥원, 한국컴퓨터게임학회 정책연구부위원장을 지낸 것으로 소개됐다. 실제로 장민호는 1998~99년 정통부 산하 기관의 간부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파견돼 한국의 정보통신(IT) 발전을 위해 맹활약을 하는 것으로 언론에 수차례 보도됐었다.
그러나 수사 결과에 따르면 장민호가 북한 김일성 부자(父子)에게 충성서약을 하고 노동당에 가입한 것은 1989년이었으며, ‘젊은 피’로 떠오른 1999년에는 남한에서 간첩 조직인 일심회를 본격 결성할 무렵. 조직원인 민주노동당 최기영 사무부총장과 이정훈 전 중앙위원도 ‘젊은 피’에 들지 못한 점을 보면, 이들의 윗선인 장민호가 접촉한 인사 중에는 정·관계 거물들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 장민호의 결혼식 주례도 여권의 한 중진의원이 맡았다고 한다.
간첩교육을 받고 용산 미군부대 근무를 마친 뒤 6년 만에 여당이 주목하는 인사로 발돋움하게 된 장민호의 배경이 무엇이었는지를 밝히는 것도 공안당국의 수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장민호는 북한 당국이 조국통일상을 줄 만한 ‘거물’이었던 것이다.
장민호'DJ가 탐내는 젊은 피' 300명에 꼽혀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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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11-01, 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