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민주당 장악이 北에 유리하지 않아

한반도에 관한 한 공화당 행정부보다는 민주당 행정부가 북한에 불리한 방향으로 주요 정책을 결정했었다.
미국의 민주당 국회 출현, 북에 유리한 것 아니다 [2006-11-17 ]


이동복 방송위원은 16일 송출된 대북 방송을 통해 이번에 미국에서 진행된 선거에서 민주당이 성과를 올린 것에 대해 북한이 이례적 반응을 보인데 대하여 민주당의 승리가 결코 김정일에게 살길을 열어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복 방송위원은 부시대통령이 추진한 대북강경정책이 어느 정도 제약을 받는 것은 사실이겠지만 큰 틀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의 핵보유에 대해서는 오히려 민주당이 더 강경한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그는 역사적으로 보면 미국의 경우 한반도에 관한 한 공화당 행정부보다는 민주당 행정부가 북한에 불리한 방향으로 주요 정책을 결정했던 것이 사실이라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1948년 ‘한반도의 유일 합법국가’로 대한민국 탄생하도록 도와준 미국 정부도 민주당 행정부였고 1950년 북한이 전면남침으로 6.25 전쟁을 일으켰을 때 즉각 미군을 한반도로 보내고 유엔군을 구성하여 북한군을 격퇴시킨 미국의 행정부도 민주당 행정부였다고 그는 지적했다.

따라서 민주당의 승리를 마치도 자기들의 살길을 열어주는 구세주가 나타난 것 인양 착각하고 있는 김정일 정권은 어리석은 정권이라고 밝혔다.

김기혁 기자 kgi72@hanmail.net




[다음은 송출된 대북방송 전문]

북한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서울에서 보내 드리는 이동복의 통일대화 시간입니다. 오늘은 미국에 관하여 여러분에게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지난 11월8일 미국에서는 국회의원 중간선거라는 것이 실시되었습니다. 이에 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미국 국회는 하원과 상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번 선거는 하원의원 435명 전원과 100명의 상원의원 가운데 1/3을 새로이 선출하는 선거였습니다. 미국 국회는 상원의원의 임기는 6년으로 하원의원의 임기는 2년입니다. 그래서 하원의원은 전원 매 2년마다 실시되는 선거에서 다시 뽑는데 이때 상원의원의 1/3을 하원의원들과 함께 다시 뽑는 것입니다.

금년 말로 임기가 끝나는 지금의 미국 국회는 상ㆍ하원 모두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이끄는 공화당 소속 의원들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한국 같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북한의 ‘수령독재’와는 달리 정부와 국회, 그리고 법원의 3부가 각기 독립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3권분립이라고 하지요. 여기서 정부는 대통령이 그 우두머리가 되어서 국가를 관리합니다. 그리고 국회는 예산편성권과 입법권을 가지고 국민의 편에 서서 정부가 잘못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견제 기능을 수행합니다.

국회에서 정부를 지지하는 여당이 과반수를 차지하면 정부는 일하기가 좀 더 용이해지고 야당이 과반수를 차지하면 정부는 일하기가 좀 더 어려워지게 됩니다. 그 동안 미국 국회의 상ㆍ하 양원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이끄는 공화당 소속의원들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부시 대통령이 그가 원하는 모든 일을 원하는 대로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실시된 선거에서는 상ㆍ하원 모두 부시 대통령을 반대하는 야당인 민주당이 과반수를 차지하는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이 같은 미국의 국회의원 선거 결과에 대한 북한 김정일 정권의 반응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우선 북한 정권이 보이고 있는 반응이 이례적일 정도로 신속합니다. 북한은 11월8일 실시된 미국 국회의 중간선거 결과가 9일 민주당의 압승으로 드러나자 그로부터 하루 뒤인 10일 조선중앙TV를 통해 이를 보도했습니다. 이 같은 북한의 신속한 행보는 전례 없는 것입니다.

2002년에 실시된 중간선거가 공화당의 승리로 마무리되었을 때 북한은 그 선거결과를 직접적으로는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지도 않았었습니다. 당시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은 선거 결과가 나온 후 8일이 지난 후에야 “영국의 일간지들이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ㆍ하 양원을 장악한 결과로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적 정책에 우려를 표명했다”는 내용의 보도로 공화당이 선거에서 승리한 사실을 간접적으로 알렸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있었던 조선중앙TV의 보도 내용은 그때와는 현격하게 다른 것이었습니다.

이번의 보도는 “7일, 미국시간으로 말하는 것이지요, 미국에서 중간선거가 진행되었다”면서 “민주당이 상원에서 100개의 의석 중 51개, 하원에서는 435개 의석 중 232개의 의석을 차지해 국회에 대한 통제권을 장악하게 되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이 보도는 이어서 “공화당과 민주당 사이에 치열하게 벌어진 이번 중간선거는 공화당의 참패로 끝났다”면서 “이로써 미국에서 12년간 지속되어 온 국회 양원에 대한 공화당의 지배가 막을 내리게 되었다”고 설명하고 이로써 “앞으로 주요 정책적 문제를 둘러싸고 행정부와 국회 사이에 치열한 싸움이 벌어질 것”이라는 해설도 겻 들였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전과 다른 반응을 보여주는 이유는 어디 있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북한의 독재자 김정일과 그의 지지자들이 미국의 공화당을 싫어하고 그 대신 민주당을 좋아하고 있음을 말해 주는 것이지요. 미국의 민주당이 지배하는 국회에 상당한 기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겠지요. 김정일이 미국의 공화당을 싫어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미국의 공화당을 이끌고 있는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독재자 김정일을 싫어하고 또 김정일이 저지르는 나쁜 짓에 대하여 단호하게 대처하기 때문에 그를 싫어하고 또 그가 이끄는 공화당을 싫어하는 것입니다.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독재자를 싫어하는 것은 좀 유난스럽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김정일이 통치하는 북한을 가리켜 ‘악의 축’이라고 매도했습니다. 이 말은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독재자 김정일을 나치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 파시스트 이탈리아의 베니토 무쏠리니, 그리고 제국 일본의 도죠 히데키와 같은 급의 독재자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이지요. 그래서 부시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의 공화당 정부는 북한에 대해 ‘변환외교’를 추진해 왔습니다. 특히 북한의 ‘수령독재’를 끝장내고 북한 사회를 민주화시키겠다는 것입니다. 김정일이 이끄는 북한의 독재정권이 부시 대통령을 싫어하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아마도 김정일 정권은 미국 국회의 상ㆍ하 양원을 민주당이 지배하게 된 결과로 미국의 대북정책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동안 미국의 민주당은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지미 카터와 빌 클린턴 등 민주당 소속 전직 대통령들이 특히 부시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격렬하게 비판했었습니다. 이들은 부시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를 회피함으로써 북한 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막아왔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내년에 새로 구성되는 하원의 국제관계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된 톰 랜토스 의원이나 상원 외교위원장이 될 조셒 바이든 의원은 그 동안 미국과 북한 사이의 직접 대화를 꾸준히 주장해 왔던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북한의 김정일 정권이 그 같은 희망을 가졌더라도 이번 국회의원 중간선거 결과로 민주당이 상ㆍ하 양원을 지배하게 되었다고 해서 미국의 대북정책에 본질적인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북한의 그 같은 기대가 적중될 전망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특히 북한의 핵문제에 관해서는, 미국의 민주당이 공화당보다 더 강경하게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하여 미국이 북한과 만나서 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은 북한과의 그 같은 대화는 6자회담의 테두리 안에서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화당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더구나, 6자회담의 속개나 또는 6자회담의 진전의 전제조건으로 북한이 요구하는 ‘대북 금융제재’의 사전 취소 같은 것은 민주당에서도 찬동하는 것이 아닙니다. 북한과의 단독대화에서 민주당이 하고자 하는 것은 북한으로부터 확실한 핵무기 포기 약속을 받고 이에 대한 적절한 대가를 지불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북한이 핵무기 포기 의지를 표명하지 않을 때는 오히려 부시 행정부보다 훨씬 강력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입니다.

사실은 북한의 핵관련 의혹 시설에 대해 ‘정밀 유도무기’에 의한 ‘외과수술적 폭격’을 주장한 사람이 과거 클린턴 대통령의 민주당 행정부에서 대북정책조정관 직을 맡았던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이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페리 씨는 지난 10월9일 북한의 핵실험이 있은 뒤 서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김정일 정권의 붕괴 없이는 북한의 핵문제는 해결될 수 없을 것”이라는 강경한 주장을 거듭 역설했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미국의 경우 한반도에 관한 한 공화당 행정부보다는 민주당 행정부가 북한에 불리한 방향으로 주요 정책을 결정했던 것이 사실이라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1948년 ‘한반도의 유일 합법국가’로 대한민국 탄생하도록 도와준 미국 정부도 민주당 행정부였고 1950년 북한이 전면남침으로 6.25 전쟁을 일으켰을 때 즉각 미군을 한반도로 보내고 유엔군을 구성하여 북한군을 격퇴시킨 미국의 행정부도 민주당 행정부였습니다.

북한 동포 여러분, 행여라도 여러분이 미국에 민주당이 지배하는 국회가 성립되었기 때문에 미국의 대북정책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헛된 기대를 가져서는 안 됩니다. 핵문제에 관한 한 미국의 정책은 변함이 없습니다. 만약 북한이 속개하기로 한 6자회담에서 또 핵을 포기하는 것을 기술적으로 무한정 지연시키면서 시간을 벌려고 한다면 미국은 6자회담을 포기하고 중국과의 ‘전략 대화’를 통해 북한의 김정일 정권을 무너뜨림으로써 핵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추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북한 동포 여러분, 저는 지난 주 방송에서 북한의 독재자 김정일이 지난 달 핵실험을 강행한 것이 ‘자살 골’이라고 이야기했었습니다. 김정일 정권이 해야 할 일은 지금이라도 늦기 전에 핵을 포기하는 일입니다. 작년 9.19 6자회담 공동성명에서 약속했던 대로 모든 핵무기와 핵 프로그람을 포기하고 조속한 시일 안에 핵확산금지조약과 국제원자력기구의 안전조치에 복귀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보상’으로 국제사회가 제공하는 경제원조와 안전보장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만약 이 같은 일은 하지 않고 민주당이 지배하는 미국 국회 상ㆍ하 양원으로부터 무슨 도움을 받을 생각을 한다면 그것은 착각에 불과할 것이 틀림없습니다.

북한 동포 여러분, 오늘은 이만 하겠습니다. 다음 주에 다시 이야기를 계속합시다. 안녕히 계십시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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