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유린·불법행위 증거없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6·25는 남침인가=˝규정해서 말하는 것 적절치 않다˝
야당 의원들은 17일 이재정 통일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마친 뒤 “장관으로서 사상이나 역사관, 정책 능력면에서 문제가 많다”며 “통일부 장관으로서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김일성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고흥길(한나라당) 의원 질문에 “역사가 할 것이며, 역사 과거사가 정리되지 않았다”고 했다. 자신의 이 같은 평가는 “역사학자들의 일반적인 견해를 전달한 것”이라고 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선 “현 북한 지도자인 만큼 공개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김일성은 역사가 평가한다고 했는데 박정희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10여초간 침묵하다 “4·19 혁명 이후에 군사혁명을 통해 정권을 잡고 18년간 재임하면서 상당한 경제발전에 기여했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과거 남한의 군사정부를 통일의 장애물이라며 비판했는데 북한 군사정권은 비판 않느냐”는 무소속 정몽준 의원 질문에 “북한은 통일을 함께해야 할 상대”라며 “우리 내부 체제를 비판하는 것과 북한을 비판하는 것은 다르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또 “간첩단 사건, 불법달러 위조, 마약 거래 등 북한의 국제 불법거래가 확산되고 있다”는 박진(한나라당) 의원 질문에 “의원님이 열거한 것 중에서 확증적으로 밝혀진 내용은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박 의원이 “북한에서는 고문, 공개처형, 여성 인권 침해, 외국인 납치 등도 벌어지고 있다”고 하자, 이 후보자는 “민주화된 나라들도 유사한 경험이 있다”면서 “저 내용들을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인지 판단할 수 없다”고 했다. “북한에 체제 붕괴 등 급변사태에 대비해 어떻게 준비하겠냐”는 박 의원의 질문에는 “급변사태 이후는 국방부나 다른 부서의 일이지 통일부가 할 일은 아니다”고 답했다. 그는 “무력이든, 경제력이든 흡수통일은 생각해서도 안 되고 그 방향으로 가서도 안 된다”고도 했다.

이 후보자는 또 ‘북한에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북한에 장로회, 천주교가 있고 교회를 짓고 하는 것이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는 것이라는 점에서 하나의 역사의 발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남북 핫라인 구축을 추진하겠다”, “쌀·비료 지원은 국회서 충분히 합의해 준다면 곧 재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은 민간 사업이므로 정부가 중단시킬 일이 아니다”, “한반도는 과거보다 평화시대”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선 이 후보자의 최근 발언들도 문제가 됐다. 이 후보자는 그때마다 “그게 그런게 아니라…”는 말로 답변을 시작했다. 그는 지난 15일 “부시 정부는 북한의 체제붕괴 정책을 포기해야 한다”는 자신의 민주평통 강연 내용에 대해,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고 했다. 이 발언을 놓고 여야 모두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은 “정신 나가지 않고서 이런 말을 할 수 있나”고 했고, 열린우리당 정동채 의원은 “이런 말은 안 했으면 좋았다”고 했다.

2002년 대선 때 한화그룹에서 불법정치자금 10억원을 받은 것과 관련, 여당 임종석 의원이 “후보자가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그 사건에 연루돼) 늘 미안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하자, 이 후보자는 “세상에 억울한 사람이 너무 많으니까…”라며 “그런 면에서 정치권에 몸담았던 책임으로 (생각하고) 지나갔다”고 했다.

이재정 후보자 청문회 질의·답변

● 6·25는 남침인가
˝규정해서 말하는 것 적절치 않다˝→˝남침 사실 부정하지 않는다˝

● 김일성 평가
˝역사가 할 수 있을 것˝

● 유엔 北인권결의안에 대한 소신은
˝정부가 찬성하는데, 도의상 딴 말할 수 있겠나˝ → ˝나도 찬성˝

●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중단
˝정부가 결정할 일 아니다˝

● 대북제재 필요성
˝대화를 위한 단기적 수단으로 써야˝

● 남북 간 핫라인
˝추진하겠다˝

● 핵우산 개념 아는가
˝정확한 내용 모른다. 언론 통해서만 봤다˝

황대진기자 djhw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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